사명 - 부르심에 응답하는 제자의 삶 김길 목사의 제자도 시리즈 2
김길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증언>을 읽은 후 바로 읽었다. 많은 분량이 아니기 때문에 단숨에 읽었고 내용 역시 어렵지 않았다. <사명>에서는 김길 목사님이 대도시 선교사로 부름 받은 과정 가운데 있었던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 대해 간증한다. 고단했던 목사님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그를 부르셨고 그로 인해 무엇을 깨달았는지 솔직히 적었다.  

 

 

  내 마음의 동기를 살펴서 내 뜻이라면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모르면 내 마음대로 한다. 그 결과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하나님의 뜻을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알아야 한다. 우리는 늘 질문해야 한다.  <39p>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맞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매순간 인간은 삶의 문제들 앞에서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내 경험상 하나님이 답을 가르쳐 주시는 경우는 드물었고 내가 한 선택 속에서 하나님은 나를 가르치시고 인도하셨다. 즉 기회를 주시고 그 기회를 잘 살려 하나님의 뜻이 되도록 만들게 하는 것이 내 삶의 과정이었다. 그것은 인위적인 작업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자연스럽게 나를 고난의 순간과 기쁨의 순간으로 이끌었다. 문제는 항상 내 믿음과 결단이었고 그것에 따라 하나님의 가르침과 복이 임했다.

 

  성경의 정신은 제자들의 연약함과 예수님의 완전하심에 대한 증언이다. 복음서가 기록될 때 제자들은 연약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진정으로 존경 받는 교회의 지도자들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강한 모습이 아니라 예수님 앞에서 자신이 어떻게 실수했는지에 대해서 정직하게 기록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연약함과 그 연약함에 대해 은혜를 베푸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초로 공동체를 세웠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세우고자 한다면 먼저 늘 자신의 연약함을 자랑해야 한다.  <109p>

 

  교회는 연약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공동체이다. 연약하지 않고 완전한 자들이 교회에 있으면, 완전한 자들로 인하여 연약한 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완전함과 연약함의 충돌로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그동안 교회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 완전한 자들보다 연약한 자들이 더 많았고 그 연약자들이 서로 모여 위로하고 협력할 때 가장 이상적인 신앙 공동체가 되었다. 자기 자신과 남들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이해할 때, 교회는 강력한 힘을 가진 공동체가 되고 겸손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또한 그곳에는 서로의 연약함을 짊어지려는 사랑이 있다.  

 

  교회를 자기 기분대로 다니지 않아야 한다. 가정, 직장, 교회 중에 가장 만만한 곳이 교회다. 자기 아버지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 직장 상사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자기 기분을 감추지 않는다. 가정만큼 아끼지 않아서일까? 회사만큼 불이익을 주지 못하니까? 교회 와서 함부로 하는 것은 예수님을 슬프게 하는 일이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시다. 우리는 모든 말 하나 행동 하나 할 때 예수님께 평가 받을 생각을 하고 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나의 주인이시고, 교회의 주인이시라는 것은 나의 말과 행동이 주인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122p>

 

  이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하였다. 교회의 특징과 함께 약점을 잘 지적했다. 나도 예전에 이런 생각을 가지며 교회를 다녔던 적이 었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깨닫기 이전의 어린 신앙을 가진 나였다. 교회가 편한 것은 교회가 사랑과 연약함의 이름으로 모였고 이는 결국 누구든지 존중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남용되어 자기 자신으로 향하면 항상 자신만 존중 받기를 원하고 사랑 받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거나 심지어 내적인 동요가 일어날 수가 있다. 교회의 머리가 예수님이라면 교회 내에 목회자들과 성도는 겸손히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일에 열심을 내야 한다.    

 

  사명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내가 섬겨야 할 사람들이 누군인가' 하는 것이다. 바울에게는 그 대상이 이방인이었듯이 우리도 누군가를 위해서 부름 받은 것이다. 나의 사명은 나의 인생 안에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부르심 안에서 찾게 된다. 예수님께서 나를 어떤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부르셨는지 알아야 한다.  <144p>

 

  나는 직접적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사명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주로 내가 하는 일들에 열심을 내어 하는 편이고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느낀다. '내가 섬겨야 할 사람들이 누군인가'는 긴 고민을 하게 만드는 질문인데,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다만 지금 목회를 하면서 마음 속 깊이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가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학문에 뜻을 두었기에 깊은 진리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사명이 구조화된 가정은 우리에게 쉼을 준다. 거룩한 부부가 하나님 안에서 깊이 연결되어 날마다 성장하고, 자녀들이 제자로 자라나는 가정이 되며 진정한 쉼을 누릴 수 있다. 혹 밖에서 상처를 받아도 집에 가면 회복이 일어나는 가정이 된다.  <188p>

 

  가정에 사명을 적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사명으로 구조화된 가정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가정의 중요성과 목적에 나름대로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가정은 단순한 쉼이 있는 곳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를 통해 하나님의 도움을 느끼고, 자녀들을 신앙으로 양육함으로써 믿음의 부모된 도리를 다하는 곳이다. 결국 가정은 최소 단위 공동체이기에 거기서부터 가족 간의 관계에 성공해야 하며 영적 돌봄이 이루어져야 한다. 

 

  관계가 사명 중심으로 되면, 그러니까 제자들의 모임이 되면 항상 건강한 소그룹이 일어난다. 어떤 사람이 제자라면 그가 가는 곳마다 건강한 소그룹이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먹을 곳이 있는 곳에 사람은 반드시 붙게 되어 있다. 열매가 있는데 필요가 있는 사람이 가만있겠는가? 입만 열면 열매를 나누는 사람을 누가 가만두겠는가?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맺은 열매가 없는 것이다.  <216p>

 

  공동체가 구성되는 한 요인으로 큰 목표 안에서 여러 가지 작은 목표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로 하여금 모이게 하여 만들어진다. 사명을 가진 자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사명이 분명하다면 어디든지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에서 지적했듯이 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자신이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보여주고 전달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받은 사명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는지, 아니면 개인의 욕심인지 알 수 있다.

 

  일은 사람을 통해서 된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떤 하나님을 만났는가 하는 것이 그 일을 결정한다. 자기가 만나지도 않은 하나님을 만난 것처럼 하지 말라. 그렇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아무 힘도 없다. 일을 이루지 못한다. 내가 만난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고백이 일을 이룬다. <235p>

 

  지난 학기 대학원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스스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고 자청하며 겸손과 헌신을 가장한 교만과 설익은 신앙심을 보았을 때, 나는 순간 아찔했다. 목회자로 부름 받은 그들이 그런 말과 행동을 한다는 것은 내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결국 학칙과 주변 원우들의 도움으로 해결되었지만, 자신만의 신앙과 신념에 도취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신앙과 신념을 주지시키는 일은 매우 위험스럽다.

 

  과연 하나님은 자신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신앙공동체의 분란을 일으키면서 요란스럽게 일 하시는 것일까? 또한 특정 사람들의 신앙과 신념 속에서만 역사하시는 것일까? 내가 보기에 하나님은 신앙공동체를 살리시는 분이시고 죄인들에게도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분이시다. 외치는 자는 외치는 내용들을 실천하며 기도로 중보할 뿐이고, 외치는 말을 듣는 자들은 마음에 찔림이 있다면 회개하고 자신의 죄를 자복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사명을 이루자면 삶을 걸어야 한다. 그냥 되는 것은 없다. 자신의 사명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투자해야 한다. 내가 헌신하지 않는데 도대체 누가 헌신한단 말인가. 꿈이 있다고 말만 하지말고 자신의 삶을 걸어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감동할 만큼,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감동하셔서 그 소원을 이루어지겠다고 결심하실 만큼.

 

  아무것도 안 하고, 적당히 죄 짓는 삶을 살면서 꿈을 이룰 수는 없다. 꿈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맡은 바 사명을 위해 무엇을 바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은 것이 없이는 거둘 수 없다. 안락함과 사명은 어울리지 않는다.  <237-238p> 

 

  목회를 하고 있는 중이라 이 부분이 마음에 와 닿는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목회에서는 그냥 되는 것이 별로 없다. 하다못해 무력감을 느낄 때는 주저 앉는 것이 아니라 기도라도 해야 한다. 의욕과 적극성이 없으면 목회는 이루어질 수 없다. 목회자에게 이런 동기부여와 실천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이다.

 

  나는 사명을 거창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목회자에게 사명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방향성이고 평생에 반드시 해야 할 거룩한 부담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내가 사명에 지배받고 있는 삶인지 욕심에 지배받고 있는 삶인지를 냉정하게 살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하나님과 나 사이의 친밀한 교제로 이끈다.

 

 

  책 내용은 어렵지 않고 그동안 관심있게 신앙서적을 읽었거나 신앙생활을 했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익숙한 말들이다. 그러나 언제나 반복되어야 할 내용들이고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말들이다. 목회자와 사역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왜 지금 목회현장과 사역현장에 서 있으며 무엇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직한 물음이다.

 

  저자인 김길 목사님은 이것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고 그의 목회와 사역 현장 속에서 사명자로 다듬어져 왔다. 이번 학기 대학원 채플에서 만난 김길 목사님에 대해 두 권의 책을 통해 알아보았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는 서로의 목회와 사역 현장 속에서 언젠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그 날을 기다리며 내게 주어진 목회와 사역에 열심을 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