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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 - Sector 7
영화
평점 :
상영종료
![](http://c2down.cyworld.co.kr/download?fid=642231566680ab6209d13198499dc88d&name=52420_S34_103452.jpg)
원래 8월 4일에 개봉할 예정이었던 영화였는데,
하루 연기되어 5일에 개봉하여 4일에 예매했던 표가 5일로 바뀌어졌다.
이틀 전에 해당 극장에서 연락이 왔고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낯설지 않았다.
한 달에 무조건 3편 이상의 영화를 보고 리뷰를 써야 하는 의무 때문에,
영화는 자주 보는 편이지만 친구들과는 시간이 안맞아서 주로 혼자 본다.
원래는 장훈 감독의 <고지전>을 보려고 했으나 볼 기회를 놓쳤다.
아무래도 개봉 당일날 보지 못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김지훈 감독의 <7광구>였다.
주로 밤늦게 영화를 보았는데 이번에는 오전 10시 20분에 신도림CGV 9관에서 보았다.
이른 시간이라 관객들은 많지 않았는데,
나를 가운데 두고 양 옆에 앉은 두 여자들 때문에 잠시 당황했었다.
어두워서 얼굴도 보이지 않고 주변에 빈 자리도 많은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아주 편하게 영화를 보진 못했다.
그녀들은 영화가 끝나자마자 빠르게 퇴장했다.
![](http://c2down.cyworld.co.kr/download?fid=642231566680ab626adf31984a2e528d&name=75396_S40_102815.jpg)
"난 여기에서 석유 나올 때까지 절대로 안 가!"
제주도 남단에 위치한 유전지역 7광구에서 시추작업을 하고 있는 이클립스호는,
연일 석유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본부로부터 철수 명령이 떨어지고,
이클립스호 선원인 해준은 반발하고 동수를 비롯한 다른 선원들도 당황한다.
얼마 뒤 철수 책임자로 베테랑 선장 정만이 이클립스호에 도착한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을 복귀시키고 최소인력만 남은 상태에서,
해준은 석유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복귀하지 않겠다며 계속 반발하자,
선장 정만은 약 한 달의 시간동안만 다시 시추작업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다시 일하게 된 선원들은 총력을 다해 시추작업에 들어가고,
이클립스호는 활기를 띠지만 갑자기 의문의 살인사건들이 벌어진다.
![](http://c2down.cyworld.co.kr/download?fid=642231566680ab62eefd31984a2e598d&name=75396_P37_102713.jpg)
"나 여기 7광구에서 10년을 살았어, 날 믿어봐!"
<색즉시공>, <시크릿 가든> 등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당찬 연기를 보이는 하지원.
분명 섹시하고 명랑한 이미지가 그녀의 장점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너무 과했다.
그녀는 통제 불가능한 캐릭터였고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분위기를 주도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감당할 정도로 원숙한 배우는 아니었다.
<실미도>,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는 근래에 그가 출연한 영화들 중에서,
가장 최악의 연기를 보였고 차라리 출연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 했다.
'국민 배우'의 반열에 있는 그가 이렇게 무기력한 연기와 어눌한 대사를 하다니!
<추노>의 오지호는 그의 연기력이 제대로 다 발휘되지 못한 채 영화에서 퇴장했고,
명품조연인 박철민은 필요이상으로 시끄러웠으며 송새벽은 큰 존재감이 없었다.
차예련, 이한위, 박정학, 민석은 그저 졸작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그 중에서 박정학과 민석이 가장 안타깝다.
왜 이 영화에 출연하여 허무한 배역을 맡았을까?
연극과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그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전작 <화려한 휴가>로 나름 괜찮은 흥행성적을 낸 김지훈 감독은,
야심차게 한국 최초 3D 영화를 만들었지만,
3D 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실한 영상이었다.
게다가 어디 부분을 3D로 보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연출도 아주 허접했다.
![](http://c2down.cyworld.co.kr/download?fid=642231566680ab628f4031984a2e5f8d&name=75470_S12_181446.jpg)
"박스치워!"
영화를 보는 도중에 꽤 여러 번 부끄러웠다.
분명 영화를 보는데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고 있는 듯 느낌이 들었고,
배우들은 왜 저렇게 어색한 연기와 센스 없는 대사를 날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또한 무슨 이유 때문인지 배우들의 대사도 잘 들리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유치하고 한편으로는 짜증났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는 것은,
한국도 괴수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한국 최초의 3D 영화"라는 타이틀 때문이 아닐 것이다.
이미 한국영화계에서 괴수영화들은 꽤 많이 제작되었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정점을 찍었다.
또한 이미 괴수영화 대작인 <죠스>와 <에어리언>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그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질 낮은 괴수영화를 제작하여 개봉하는 것은,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적어도 한국적인 가족애나 동료애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영화 말미에 이르자 이 영화가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일본에 관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한 부가정보였을까?
아니면 지금 대국민적으로 달구워진 반일감정을 더 강하게 하려고?
그럼 석유괴물이 생겨난 원인은 일본 때문인가?
차라리 석유괴물이 끝까지 나왔더라면,
무모하지만 2편의 여운이라도 주었을텐데..
![](http://c2down.cyworld.co.kr/download?fid=642231566680ab6295ab31984a2e8d8d&name=75396_S36_141253.jpg)
"당신도 서서히 괴물이 되어가고 있어!"
한국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지속 발전 중인데,
유독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은 흥행의 기복이 심하다.
무엇보다 엄청난 물량지원에 비해,
연출과 내용 전개에 있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적절한 말로 '돈값'을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7광구>도 시사회 이후에 관객들과 네티즌들의 쏟아지는 악평에,
개봉을 하루 연기하면서 재편집을 비롯하여 후반기 작업을 추가로 했지만,
런닝타임만 약간 줄었을 뿐 뭐가 달라졌는지 알 수 없을만큼 졸작이었다.
도대체 시사회 때 상영한 원판은 어땠을지 상상이 안된다.
이보다 더 최악이었을까?
영화를 보고 난 후 개인마다 평가에 대해 차이가 있겠지만,
내 주관적인 근거에서 말한다면,
김지훈 감독은 내게 큰 모욕감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