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Eat Pray Lo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방학을 해도 영화 볼 시간이 일정하진 않다.

내심 방학을 해서 영화 볼 시간이 많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밤 늦게 혼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거나 가끔 별일 없을 때 집에서 본다. 

아니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작은 MP3 플레이어에 넣어 이동 중에 본다.

생각해보니 요새 쉴 때를 찾아 기회가 되는대로 열심히 쉬고,

일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선택한 것이라 감사하며 하루를 보낸다.

 





 

"난 이혼하고 싶어."

 

멋진 남편과 좋은 환경에서 결혼생활을 하는 리즈는 권태를 느낀다.

그리고 남편에게 이혼을 선언하고 가족, 친구들을 떠나 1년간 여행을 떠나기로 작정한다.

먼저 이탈리아에 간 리즈는 열심히 먹고 마시며 즐기는 삶을 살고,

그 다음 인도에서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수도자의 삶을 살아간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발리에서는 삶의 진실함과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

결국, 리즈는 운명적인 남자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지난 사랑들을 생각하며 갈등한다.    

 



 

"그렇게 서로 불행하게 인생을 살면서 같이 있으니 행복하다고 말해야 할까?"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Julia Roberts)를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이상하게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나이로는 중년인 그녀가 이런 멜로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여전히 그녀의 미소는 호탕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스파이더맨>, <127시간>의 제임스 프랑코(James Franco)는 역시 꽃미남이다.

같은 남자지만 멋있다고 느껴질 정도인데 연기 또한 잘한다.

아직 젊기에 다양한 배역을 통해 화려한 연기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은 묘한 매력이 있다.

멜로영화에서 주로 돌싱남을 연기하는데 늘 여자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로 나온다.

하지만 그에게는 '시거'와 같이 냉엄한 살인마의 이미지도 공존한다.

언제부턴가 그가 출연하는 영화들은 내용보다 그의 연기를 주로 보게 된다.

참고로 그는 줄리아 로버츠보다 젊다. 

 

<미션 임파서블3>, <퍼블릭 에너미>의 빌리 크루덥(Billy Crudup)은,

짧지만 인상적이었고 지금까지 영화에서 본 그의 모습 중에 가장 세련된 모습이었다.

 

라이언 머피(Ryan Murphy) 감독의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랑과 그리움도 모두 바닥 나!"

 

벌써 이런 내용의 멜로영화에 공감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몇 번의 사랑과 이별은 영화를 보면서 큰 도움이 되었고,

나이 뿐만 아니라 책, 영화, 상상 등 간접 경험들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한 여자의 내적치유의 과정을 과장보다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표현했다.

 

1인칭 주인공시점의 멜로영화라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데 충분히 재밌게 보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주인공인 리즈가 삶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깨닫는 과정들이 인상적이었다.

꽤 긴 런닝타임에 지루할 수도 있으나 그렇게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가끔씩 이런 영화를 보면서 마음의 완급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작년 내 생일날 개봉했다.

 



 

"때로는 사랑을 위해서 균형을 깨는 것도 균형 있는 삶을 사는 과정입니다."

 

사랑했다면 이별 앞에서 쿨할 수 없다.

사랑은 쿨하게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별의 후폭풍은 뒤늦게 찾아오는데 사람들은 이별 그 순간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별했던 그 순간에는 이별의 아픔을 잘 몰랐다. 

이별의 아픔은 항상 일상의 삶 속에서 불현듯 찾아왔다.

이를 닦다가 식사를 하다가 아니면 잠시 멍 떄리고 있다가 등등..

별 다른 의미 없는 말과 행동 속에서 진지하게 다가왔고,

최근의 이별부터 오래된 이별까지 두서없이 생각나게 만들었다. 

그럴 때면 정말 하루가 넘게 온 몸과 마음을 괴롭히고 떠나갔다.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잠시 떠난 것이다.

 

나는 그것을 극복하거나 조절하기 위해 긴 시간동안 노력했다.

누군가를 만나 다시 사랑할 수 없었고 그동안의 삶과 사랑들을 되돌아보았다.

그 시간들은 고통스러웠으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소중함이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단 몇 마디의 말과 짧은 발자국 횟수가 사랑과 이별을 만들었고,

연인에서 영원한 남남이 되게 만들었다.

 

서로에게 소리치며 싸우고 상대를 이해할 수 없었던 기억들도 이제는 이해가 되었고,

밤이 다가와 짧은 헤어짐이 싫어 밤새도록 전화를 붙잡고 있었던 기억들에 미소를 짓는다.

이제 곁에 없기에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찾아 올 때면 무척이나 괴롭고,

내 자신에게 매우 불만족스럽다.

지속적으로 비슷한 기억들의 반복과 해독의 긴 시간들을 지나서 마음 깊이 소화했을 때,

이전보다 내가 성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트라베시아모(attraversiamo)"

결국 영화에서처럼 나에게도 이 단어가 지금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