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시에이터 - The Negotiato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근래에 예전 영화들 중 평점이 높은 영화들을 주로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큰 감흥을 받은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보게 된 이 영화도 평점이 높은 영화이지만,

별 다른 감흥이 없을 것 같아서 내심 기대를 안하고 보았다.

 

사실 영화는 미리 평가하기 이전에 먼저 봐야 하는데,

예전과 달리 평점 시스템을 영화 사이트마다 적용해서,

높으면 기대를 하게 되고 낮으면 아예 보지도 않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

좋지 않은 버릇이다.




 

"난 당신이 미친 짓을 해서 사랑하지만, 미친 짓과 어리석은 짓을 구분했으면 좋겠어."

 

시카고 경찰관이자 최고의 범죄심리계 협상가 중 한 사람인 대니 로만은,

20년 가까이 함께 한 자신의 파트너가 경찰 상해보험 비리 조사로 인하여 살해 된 것을 목격한다.

현장에 있었던 로만은 용의자로 지목되고 동료들은 그에게 실망하며 격분한다.

이 과정 속에서 로만은 자신이 모함을 받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결국 로만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내사부 수사과장 네이밤과 그의 여비서, 

민간인 한 명을 붙잡아 경찰과 대치하는 인질극을 벌인다.

대치상황에서 대니는 요구조건 중 하나로,

지신과 동등한 실력을 가진 타 구역의 범죄심리계 협상가 크리스 세비언을 부를 것을 요구하고,

현장에 도착한 세비언은 로만을 상대로 협상을 벌이기 시작한다.

 



 

"난 오늘 감옥에 안 가!"

 

<다이하드3>, <코치 카터>의 사무엘 L. 잭슨(Samuel L. Jackson)과,

<유주얼 서스팩트>의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의 연기 대결은 재미있었다.

실제로 절친한 친구인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고,

웨슬리 스나입스(Wesley Snipes), 윌 스미스(Will Smith) 등 흑인 배우들 중,

단연 돋보이는 사무엘 L. 잭슨은 출연하는 영화들마다 확실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케빈 스페이시도 배우로서 어느 정도 정점을 찍은 상황이라,

근래에는 영화제작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연기는 항상 최고이다.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의 폴 지아마티(Paul Giamatti)를 보았는데,

바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젊은 시절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귀엽고 능청스러웠다.

 

<모범시민>의 F. 게리 그레이(F. Gary Gray) 감독이 왜 범죄영화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는 주로 흑인 배우들을 중심으로 인간 심리에 기초한 범죄물을 만들고,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약간은 극단적인 상황을 연출하여 긴장감을 유도한다.

 



 

"친구가 배반했을 때는 믿을 사람이 이방인 뿐이지."

 

영화 자체가 주는 감동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두 명의 명배우들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좋았던 영화였다.

인질극 영화들의 특징은 연출에 있어서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을 조작하는데,

마음 착한 경찰관이 인질들을 붙잡고 협상을 벌인다는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사람을 붙잡기 위해 근거리에서 특수전 요원들이 총을 난사했는데 살아남다니!

또한 액션의 비중을 줄이고 인물 심리의 흐름에 따른 전개는 왠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그러나 대인관계와 설득의 심리적 요소들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 내용들로 인하여,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잠시 생각하게 만든다.

 



 

"인질로 붙잡아서 미안해요."

 

나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행동 유형이나

MBTI이나 애니어그램(Enneagram) 같은 심리 테스트들의 결과들을, 

흥미롭게 참고는 하지만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다.

분명 인간은 비슷한 기질이 있기에 흔히 "끼리 끼리" 어울릴 수 있지만,

정교하게 돌아가는 기계와 달리,

인간은 'A'라는 원인에'A', 'B'. 'C' 이상으로 다양하게 반응된다.

그래서 인간을 제대로 파악하고 알기에는 어렵고,

그런 인간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나도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대화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지만,

가끔은 설득이 안 되거나 대화가 안 통하는 상대를 만나면 짜증이 난다.

더구나 설득과 대화를 끝내고 싶어도 끝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몸이 아픈 것보다 더욱 힘든 마음의 고통을 느낀다.

그래서 한 때는 처세와 설득. 대화에 관련된 책들도 많이 읽었다.

하지만 그 책들은 단지 참고가 될 뿐 어떤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항상 책의 내용들이 현실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가끔은 책의 내용들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국 내가 알게 된 설득과 대화의 해답은,

'사랑'과 '이해'였다.

나는 이것을 오랜 시간 걸쳐서 알게 되었고,

알게 되어 내 삶에 적용하는 것 역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아직도 노력 중이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접착제는,

'사랑'과 '이해'였다.

 

누군가를 진실하게 사랑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누군가의 말을 듣고 진실하게 이해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지난 날 이것을 부분적으로 실천하거나 아예 하지 않았기에,

가슴 아픈 이별과 불필요한 다툼을 했었다.

그러나 내 스스로 지난 날을 돌아보며 지금을 바라볼 때,

'사랑'과 '이해'는 항상 변하지 않는 평화의 도구였다.

 

아쉽게도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 같고,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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