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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 하나님의 인도하심만 믿고 달려온 삶 ㅣ 김길 목사의 제자도 시리즈 1
김길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0년 4월
평점 :
지난 학기 채플 시간에 김길 목사님이 오셨는데, 특이한 말투와 거침없는 설교에 흥미로운 인상을 받았다. 알고보니 우리 대학원 선배님이셨고 명동에 길거리 교회인 '명신교회'를 개척하여 대도시 선교사 사역을 하고 계신 목사님이셨다. 젊은 나이는 아니신데 그의 설교 안에는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의 깊은 간증이 있었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학기말에 되어서야 목사님이 다시 생각나서 저작들을 읽어 보았다.
지금은 내가 그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난 정신과 치료가 필요했는지 모른다. 십 대 때도 광주 시내에 나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시내만 나가면 불을 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내에 나간 횟수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화려한 쇼윈도나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없는 분노가 내 속에서 올라왔다. 불을 지르고 싶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는만큼 내 안의 분노도 커졌다. 내 안에는 불이 있었다. 분노의 불이···. <24p>
전라도 출신의 목사님의 가정환경은 스스로 말하듯이 최악의 상황이었다. 가난으로 인하여 부모님들은 따로 떨어져 살 때가 많았고, 형과 동생들 역시 그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돈을 벌러 집 밖을 나가야 했다. 당연히 또래 아이들처럼 공부에 전념 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강하게 찾아왔다. 그런 목사님에게 하나님은 다가오셨고, 하나님을 의지함으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을 위로받았다.
관계 속에서의 갈등은 대부분 연약함이 부딪칠 때 일어난다. 어느 한쪽이 연약함에 대해서 훈련되어 있어서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다면 부딪치지 않는다. 그러나 서로의 연약함이 부딪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은 아프다. 그리고 왜곡되어 있다. 하나님은 우리 내면의 연약하고 아픈 것을 고치신다. 그것은 즉각적인 아픔일 수도 있고, 오래 기간 동안 형성된 마음의 잘못된 구조로 인해 계속해서 아프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연약함은 다른 사람도 아프게 한다. 따라서 우리의 연약함은 반드시 만져져야 한다. <143p>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연약함에 대하여 판단하는 마음이 죽은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부르셨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면 사람을 낚을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연약함을 판단하지 않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타인의 연약함에 헌신하는 것이 바로 사역이다.
자신의 연약함을 다루는 방식을 알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연약함도 도울 수 있다. 이미 자신이 연약함에 대해서 싸우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연약함이 익숙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연약함에 대해서 긍휼한 마음이 들 때, 자신이 어떻게 연약함과 싸웠는지 정직하게 나누면 그도 고마워하고 배우고자 할 것이다. <147p>
목사님 스스로도 내면의 아픔과 왜곡을 하나님을 의지함으로써 서서히 극복할 수 있었다. 책에서 목사님은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했는지를 자세히 적었다. 목사님의 말처럼 그리스도인들 간의 교제가 항상 아름다울 수 없고, 따뜻하지도 않다. 어쩌면 기대했던 것만큼 실망이 클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단점을 위해 중보하고 극복하기 위해 힘쓴다면, 비로소 교제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리스도인들의 교제는 서로가 가진 단점과 문제를 사랑으로 극복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책의 이 말은 내가 사역을 하는 현장에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나와 상대방의 연약함이 사역의 현장 순간마다 느껴진다. 나는 상대방의 연약함에서 나오는 불편함을 참아야 하고 그것을 기도와 간구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의 연약함을 상대방 스스로가 인지하여 극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정말 힘들고 번거로운 일들이지만, 사역은 공동체를 위한 사역이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도움을 구하는 것이 사역자의 정신이다.
자신의 삶을 위해 예수님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이루고자 하시는 예수님 사이에는 긴장이 있었다. 우리는 예수님이 주신 사명이 자신의 삶을 다스리고, 성령의 능력을 경험하고, 하나님과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기까지 반드시 사명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다스리는 고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사명에서 벗어나면 하나님께 매맞을 각오로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나는 사명 중심으로 살도록 많이 맞은 것 같다. 삶이 나를 때렸다. 그래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었고, 어느 순간 하나님이 사명을 위해 나를 쓰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역자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사명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예수님께 헌신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물론 억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주께 맡기고 죽는다는 각오로 사역을 한다. <173p>
스스로 사명자로 부름 받았다고 믿는 목사님은 자신의 지나온, 지금, 앞으로의 삶들이 하나님의 연단이라고 고백한다. 생계의 어려움과 앞날의 막막함 속에서도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셨다. 그래서 살얼음판 같은 삶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위로를 받았다.
항상 예배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순종하는 예배인지 자신이 원하는 예배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조금만 어려운 일이 있어도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 예배가 내 삶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각자의 삶이나 감정이 기준이라면 얼마나 믿지 못할 것이 예배 때 받은 감동인가. 그래서 사람들이 얼마나 은혜를 받았는가 하는 것이 예배의 최종 기준이 아니다. 하나님꼐서 얼마나 영광을 받으셨는가 하는 것이 기준이다. <222~223p>
교회의 역할 중 가장 큰 역할은 예배이다.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과 성도들 간의 교제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예배는 더이상 예배가 아닌 형식적인 의례에 불과하다. 단순히 목회자만의 문제라고만 할 수는 없지만, 예배의 감동은 목회자의 영성과 지성에 따라 달라진다. 교회의 지도자로서 마음의 중심이 하나님을 향해 있지 않으면, 목회자 한 사람으로 인하여 많은 성도들이 영향을 받아 같이 타락하게 된다.
또한 예배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이다. 실로 지금은 강단이 위협받는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목회자들은 다른 유명 목회자들의 설교를 도용하여 성도들에게 설교하고 있고, 성도들은 목회자들에게 자기가 듣고 싶은 설교만을 바라고 있다. 게다가 목회자와 성도가 생각하는 교회가 각각 다르다. 그러니 대립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신을 내려놓아야 하고, 내려놓는다고 대립의 불씨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예배는 한님의 영광이 우선이다. 이것을 알고 있다면 목회자와 성도는 자신의 의지와 주장이 예배 내에서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게 된다. 하나님이 받는 예배는 예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중심이 하나님으로 향해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다.
교회를 잘 이끄는 것보다 성도들을 잘 돌보는 것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해야 한다. 교회를 크게 하고, 성도들을 더 많이 모이게 하기 위해 세상의 방법을 따라가면 안 된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과 하나님의 길을 가야 한다. 하나님만을 사랑하는 그 길을 가야 한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이 하나님께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집중된 마음에 다른 것이 끼어들 수 없다. 집중된 마음으로 하나님만을 구할 때 모든 상황을 다스릴 수 있게 된다. <235p>
한국 교회의 문제점 중 하나는 독창적이고 구체적인 교회만의 목회사역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교회가 비슷한 목회사역을 하고 있고, 비슷한 목회사역을 경쟁하듯 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하나님이 이 땅에 교회를 세웠을 때는, 각 교회마다 하나님이 하고 싶은 사역이 있기 때문이다. "말씀이 충만한 교회", "선교하는 교회", "전도하는 교회" 등 거의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런 구호들을 앞세우며 목회사역을 하고 있는데, 모든 교회가 이 구호들대로 실천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각 교회들은 거주 지역과 성도들의 특성 및 교회의 역량을 살펴 본 후에 목회사역 목표를 지속적으로 수정해야 하고, 무엇보다 구체적인 대상과 방법이 있어야 목회사역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교회 공동체 전체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실천하면 된다. 오늘날 교회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절대적인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왜 무너졌겠는가?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것에만 그쳐 실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여 핍박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지 않아 교회와 하나님이 핍박받는 것이다.
어렵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김길 목사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신 목사님은 그의 삶 속에서 체험한 하나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하나님은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성품을 나타내신다. 김길 목사님의 삶의 증언은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큰 도전을 줄 것이고, 앞으로 있을 그의 삶에서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