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춘추전국시대 - Confuciu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희준이의 졸업식 후에 희준, 빛나와 함께 부천CGV 3관 저녁 7시 5분에 <공자>를 보았다.

약간 늦은 점심을 먹고나서 집으로 돌아갈까 했었는데,

문득 "셋이서 영화나 보자!" 는 희준이의 말에 보게 되었다.

평일이고 월요일이여서 그런지 피크타임인데 극장 분위기는 한산했고, 관객들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조금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부천CGV의 특징은 극장 주변에 전문 커피점들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자기도 싫어하는 일이라면 남에게도 권하지 말아야지요."  

 

춘추전국시대의 노나라.

공자는 노나라의 국상으로 전국시대의 혼란한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한다.

인(仁)과 예(禮)를 중시하며 자신의 이상을 펼쳐나가는 공자.

그러나 노나라의 권력집단인 삼환은 그런 공자를 시기하여 그의 정책에 반대한다.

결국 공자는 고향인 노나라를 떠나게 되고, 

전국시대의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 한다.

 



 

"저는 믿습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것을."

 

영화를 보면서 공자와 주윤발은 외모상으로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자역으로 주윤발은 정말 잘 어울렸고 어느덧 중년배우가 된 주윤발의 중후한 연기도 좋았다.

<우견아랑>, <영웅본색>, <와호장룡> 등등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본 주윤발의 연기는,

늘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고, 어느 배역이든 가능한 아시아 최고의 배우 중 한명이라 생각한다.

<야인>의 저우쉰은 공자를 흠모하는 위나라 황후 남자역으로 짧지만 괜찮은 연기를 보였다.

 



 

"예(禮)가 아닌 것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고 행동하지 말거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본 사람들보다 지루하게 본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영화는 평소에 공자의 사상과 정보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정도로 간추린 내용이다.

물론 런닝타임 108분에 공자의 일대기를 담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겠지만,

전기영화의 특성상 절정 없이 전개만 있는 스토리 구조는

공자를 잘 알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지루할 수 밖에 없는 요소이다. 

또한 공자의 사상과 사제간의 애뜻한 정보다는 CG나 전국시대 상황만이 부각된 것 같아 아쉽다.

개인적으로 호 메이라는 신인 감독이 아닌 이름 있는 베테랑 감독이 맡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공자님이 인(人)과 예(禮)를 실현하려는 노력은 모두가 알더라도,

 공자님이 깨달은 진리는 아무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공자의 유교사상은 중국인들의 기본 의식과도 같다.

물론 지금의 중국인들은 공자에 대해서 예전만큼의 지지를 보내지 않지만,

고전 중국 드라마나 무협물을 보면 유교사상이 짙게 배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과 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 덕목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유학을 중시했던 우리나라에서도 공자의 사상은 지대한 영향력을 주었다.

유학은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이전에 최고의 학문으로 우리 조상들의 정신적 근간이 되었으며,

이러한 사상과 정신은 자연스럽게 후대에 전해져, 

지금 우리나라의 문화양식과 개인적, 사회적 의식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보수주의와 관료주의, 학벌, 혈연, 인맥 등등 

현재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들 역시 공자의 유교사상에서 비롯되었다. 

한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라는 말과 책이 유행했었는데,

위와 같은 문제점만을 본다면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 공자의 사상과 가르침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는 있다고 본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의 정명론(正名論)는

지금의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또한 인과 예는 반인륜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도덕성을 잃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우리 사회의 도덕성이 얼마나 타락했고 위험한지는 

요즘 사회적 이슈인 청소년들의 졸업식 문화에서도 알 수 있고

매일 업데이트 되는 신문들의 사회면만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공자가 살았던 세상이나 지금의 세상이나 크게 차이는 없다고 본다.

아직도 굶주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줄지 않았고, 권력자들의 다툼과 비리는 여전하다.

어떻게 보면 이 시대의 지식인들은 공자와 같은 시대의 선구자적인 삶을 살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만약 그들이 시대의 선구자적인 삶을 살면서 살신성인 했다면 지금의 사회는 한결 나아졌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학문이라는 것이 실제적 삶에서 체득 되어지지 않고,

도구로 전락하여 현실의 문제풀이에 집중한 나머지,

문제의 원인을 등한시 의식 속에서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은 엉켜버렸고

이제는 그 누구도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되었다.

옛적 선구자들의 말처럼 정치가 부패하면 사회 전체가 부패한다는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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