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wish - 감독판 - Wis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새벽에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핸드폰 DMB를 보다 자려고 채널을 돌렸다.

그러다가 KBS에서 예전에 자주 보았던 <독립영화관> 프로그램이 하고 있었고,

이성한 감독의 <바람>을 상영 중이었다.

조금만 보고 자려 했지만 거의 1시간 넘게 보고 있었다.

DMB로 영화를 1시간 이상 본 것은 진짜 오랜만이었고,    

보는 동안 큰 지루함 없이 볼 만했으며 재미있었다.

 

영화를 거의 다 보고 난 후에 잠이 든 것 같은데,

손에는 꺼진 핸드폰이 쥐어져 있었고,

밧데리는 방전이 되었다. 

 



 

"학교는 마치 동물의 왕국 같았다."

 

공부 잘하는 형과 누나와는 반대로 실업계 고등학교에 입학한 정국.

별명은 짱구로 이름보다 별명으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더 많이 불려진다.

폼 나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어서 학교의 전설적인 서클 '몬스터'에 가입하고,

서서히 서클에서 입지를 다져간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런 짱구를 보며 걱정하고,

짱구 스스로도 가족들의 걱정에 자신을 되돌아 본다.  

 



 

"한때는 마음잡고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사회가 우리를 받지 않아~

 우리는 영웅이 되었다~!"

 

<자이언트>의 황정음은 짧게 출연하여 명성에 비해 단역에 불과했다.

 

<밀양>, <부당거래>의 조영진은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주로 영화에서 표리부동하고 기회주의자적인 캐릭터를 맡았는데,

근엄한 아버지 역도 괜찮았다.  

 

대부분 신인 배우들이라 앞으로 개봉될 영화들에서 자주 볼 것 같다.

 

얼굴은 중견 감독 같은데 신인 감독급인 이성한 감독.

처음 본 영화였는데 느낌은 괜찮았다.

 



 

"여기 한 대 맞았습니다! 행님!"

 

영화는 여느 학원물과 비슷한 구성과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가족 영화로 끝난다.

부산 사투리를 써가며 젊은 배우들이 열연을 하지만,

이미 너무나 익숙한 사투리라서 그렇게 낯설지 않다. 

이 영화의 강점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마치 짧은 이야기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한편, 현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적인 사운드와,

1인칭 주인공, 관찰자 시점을 오가는 짱구의 나레이션은 꽤나 재밌다.

영화를 본 사람이면 아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서면시장 앞에서 두 남자의 대치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내가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이유는.." 

 

학창시절에 가질 수 있는 관심사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공부, 연애, 친구관계, 외모 등등..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쉬운 것들이다.

그러나 영화 <친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남자들에게 있어서 힘과 의리로 맺어진 친구관계는 학창시절의 낭만이다. 

여러 명의 누군가가 내 곁에 든든하게 있어준다면,

그것만큼 폼나는 학창시절도 없을 것이다.

 

흔히 '일진(一陣)'이라 불리는 그들은,

교사나 학부모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좋은 학생들이 아니다.    

하지만 일진에 속해 있는 학생들은 스스로 강한 프라이드를 느낀다.

어설픈 조직 폭력배 흉내도 내고 강한 자존심 때문에 매사에 분란이 많다.

그러나 개인이 아닌 집단에 속해 있는 그들은 무척 강하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보다는 집단이 강하다.

사회 부조리와 불법이 주로 집단에서 발생하고,

사회 변혁과 혁명 또한 집단에서 발생한다.

즉, 어떤 집단이 형성되어 어떤 성격을 갖게 되느냐에 따라,

사회 공동체 내의 이익과 불이익이 된다.

 

오래된 격언으로,

"소속이 없으면 양 쪽에서 날아오는 총알에 목숨을 잃는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에 긍정과 부정을 어느 정도 느낀다.

개인적으로 집단은 강하지만 다양성과 도덕성이 취약하고,

개인은 집단보다는 약하지만 다양성과 도덕성에 강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집단주의가 더 우려되는 것은 집단이 가진 단점이 더욱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근묵자흑(近墨者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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