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 - The Excution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형집행의 정당성에 관해서 묻는 영화는 많다.

<데드맨 위킹>,<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감한 주제이다.

이런 영화들 속에는 몇 가지 질문들이 들어있는데,

하나는 '사람이 사람을 합법적으로 죽일 수 있는 것인가?' 와 '꼭 죽여야만 하는가?' 이다.

실시간적인 전쟁터나 총격전이 벌어지는 범죄현상에서는 두가지 질문의 답이 명확하다.

문제는 실시간적인 시간이 끝나고 정적인 시간이 찾아올 때다.

감정과 본능으로 붙잡았던 사악한 포로들과 용의자들은

어느새 한없는 약자가 되어 있고, 그들이 했던 행동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야. 이런 철장 있는 데는 세상에 두 군데 밖에 없다. 동물원, 그리고 여기."

 

교도관으로 취직한 재경은 그의 선임 종호의 도움으로 교도소 생활을 배워간다.

차츰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고 교도관으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행동도 배웠지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고민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법무부에서 사형집행 명령이 내려오고,

3명의 사형수가 같은 날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교도관 중 아무도 사형집행자로 나서지 않았고,

결국 제비뽑기로 종호와 재경 외 3명이 집행자로 선택됐다.

사형집행날짜가 다가올수록 교도소 전체 분위기는 차츰 긴장으로 치닫고, 

교도관들과 사형수들 간의 마찰은 심해져 가는데..

 



 

"짐승은 자기보다 쎈놈한테는 절대로 달려들지 않는다."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들의 연기를 보면 뭔가 어색한 면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건 순수 연기만을 보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만 있어도 느껴지는 이상한 어색함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윤계상의 연기는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은 앞으로도 시나리오나 영화 선택에 있어서 많은 신경을 썼으면 한다.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들의 대부분의 특징은 빨리 스크린 데뷔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데,

사실 스크린에 데뷔할 수 있는 포스를 가진 아이돌이라면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시나리오와 영화를 선택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조재현의 캐릭터는 초반과 중반의 분위기를 계속 주도한다.

개인적으로 종반에 조재현의 캐릭터는 초반과 중반에 보여줬던 모습과 상이한데,

급변하는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고 이질감 있게 다가왔다.

그래도 그의 연기는 배테랑 답게 탁월했고, 맡은 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박인환은 중년남자의 어느 캐릭터든 소화할 수 있는 본좌급 배우다.

그의 연기는 더이상 재론할 것도 없는 명품연기이다.

<살인의 추억>, <연애>, <마더>의 전미선이 특별출연했다.

최진호 감독에게 이 영화는 그의 첫 장편이고 무난한 장편 데뷔를 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구경을 왜 니들만 해? 광화문 네거리에서 밴드도 부르고 폭죽도 쏘고 방송도 하고.."

 

사형제도의 존폐를 놓고 교육기관이나 방송, 언론 매체에서 몇 번의 토론과 글이 나왔지만,

대부분 폐지론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신창원, 유영철, 강호순, 조두순 등 파렴치한 인간의 백태를 보고 있자면

어느새 폐지론도 강경론쪽으로 일시적이지만 흘러가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사형제도는 법치주의 국가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법은 강제성을 가지고 있고 그 강제성은 생명 앞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해야 한다.

만약 법이 강제성과 더불어 관용까지 가지고 있다면 법은 더이상 그 역할을 하기 힘들다.

요즘에는 인권과 윤리, 융통성 등등 여러가지가 적용되어 법의 역할은 더욱 힘이 약화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사형제도 존폐의 논란은 법의 영양력이 약화된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사형수를 공개적으로 처형하며 사회의 기강을 세웠던 지난 날과 달리,

지금의 사형집행은 극도로 폐쇄적이며 사형수의 인권까지 생각해준다.

시대가 변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변했다.  

 



 

"난 이제 못 죽이지만, 니들은 계속 더 죽이겠지."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나는 사형제도의 폐지를 원한다.

그러나 법의 역할도 마땅히 강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특수한 경우 그 권한은 외부의 상황과 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한편, 법의 역할은 마땅히 강력해야 한다.

사회질서와 치안 유지는 법과 윤리가 강력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법이 누구도 지키지 않으며 불법이 만연한 사회가 된다면,

법은 유명무실일 뿐이고, 무법한 사회는 파멸을 이끌 것이다.

따라서 나는 법의 강력한 시행과 이에 따른 윤리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 범죄자들이 생기는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나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하다' 는 것을 믿는데,

선한 인간이 악해지는 것은 그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상황이다.

법은 그런 악한 인간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그들의 행동에 따라 처벌하고

다시는 그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역할을 하지만,

법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도 범죄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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