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 Glo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아무리 피곤해도 조조 영화는 꼭 보게 된다.

밤부터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아 책을 읽었고,

집중력이 떨어져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자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잠이 들었고 4시간만에 일어나 옷을 입었다.

집 밖을 나가니 날씨가 추웠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내가 왜 이렇게 열정적이지?"라고 자문했고,     

"맞아, 예매를 했기 때문이야."라고 자답했다.

 

작년에 강우석 감독의 <이끼>를 인상깊게 보아서, 

2011년 신작 <글로브>가 더욱 기대되었다.

구로CGV 4관에서 오전 9시 20분 표로 보았고,

메인 상영관 중에 하나였지만 조조라서 관객들은 별로 없었다.

다만 뒷 좌석에 앉은 남자가 지속적으로 전화 통화를 해서 짜증났다.

 



 






"소리를 질러! 가슴이 울리도록 소리를 질러!"

 

청각 장애인 학생들이 선수로 뛰고 있는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전국 대회 1승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지만,

귀가 들리지 않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매니저로 도움을 주고 있는 

교감 선생님과 음악 선생님 주원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리고 왕년의 명투수 LG트윈스의 김상남 선수가 코치로 부임하면서,

전국 대회 1승을 위해 야구부원들은 더욱 분발한다.

 



 

"야구에도 사랑이 있다."

 

작년에 <이끼>를 보고 강우석 감독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었다.

분명 스포츠 휴먼 드라마 영화는 스토리와 구성 면에서 상투적이지만,

그의 전작들에서는 볼 수 없었기에 새로운 변화는 맞다.

이러한 장르의 영화들에 익숙한 관객들은 어떠한 평가를 내릴까?

왠지 강우석 감독답지 않은 평화로움이 낯설다. 

 

<실미도>, <이끼>의 정재영은 터프한 남성적 이미지가 장점이자 약점이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에 출연했지만 그의 캐릭터는 비슷하다.

이제는 뭔가 연기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끼>에서 어두운 모습을 보여준 유선은 상당히 밝아졌다.

KBS2 <천하무적 야구단>의 단장 백지영과 비슷한 이미지와 분위기였다.  

강우석 감독이 발굴한 여배우이고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공공의 적>, <작은 연못>의 명품 조연 배우 강신일은 평범했다.

개성적인 면보다는 평면적인 면이 많은 캐릭터였고,

강우석 감독의 영화들에서 자주 볼 수 있기에 그의 출연은 낯설지 않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김혜성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배우이고,

이제 단순히 외모로 먹고 들어가는 배우가 아니다.

그는 점점 연기를 알아가고 있다. 

 

<추노>의 조진웅과 <태왕사신기>의 김미경이 출연했고 긴장을 환기시키는 캐릭터였다.

 

<슈퍼스타K>의 존박과 허각이 OST에 참여했다

 



 

"우리가 왔다! 니들을 박살내 주겠다! 집으로 돌려보내 주겠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예상했던 전개와 분위기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휴먼 드라마의 공통 분모는 투혼과 열정이고 분자는 소재마다 다르다.

그래서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도 결말이 예상되면 흥미와 재미가 반감된다.

강우석 감독은 가족적인 따뜻함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자신의 팬들이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기대하고 있는 특별함은 약했다. 

또한 1승에 대한 처절함은 <슈퍼스타 감사용>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만약 감독을 처음부터 모르고 영화를 봤다면 상관없지만,

감독이 강우석이라면 이 영화는 더욱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나는 앞으로 강우석 감독의 영화들을 볼 때마다 <이끼>를 기준으로 볼 것 같다.

마치 <이끼>가 나오기 전에는 <투갑스>를 기준으로 봤듯이.. 

 



 

"이기고 싶어요, 미칠만큼.."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비롯하여 신체적,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아직도 편견과 의식적 차별에 익숙하다.

"장애인 대우의 정도가 그 사회의 문화적 척도가 되고 시민의 인간성의 기준"이라고

박원순 변호사가 말했듯이 장애인과 약자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부실하다면,

보통 사람들에 대한 대우 역시 좋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대우'는 '특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기회'를 말한다.

장애인과 약자들은 신체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불리한 조건과 환경 속에 살아왔다.

특히 학창시절 특수 교육과정을 받게 되면

일반 교육과정을 받은 사람들보다 교육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 내에서 이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시선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해마다 장애인 불평등 문제들이 발생하고,

기업들의 의무 고용률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 사회는 '정의'(正義)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사람들은 '정의'에 관한 책을 읽었고

'정의'가 없는 사회를 직접 체험하고 보았다.

'정의'의 실현은 다수가 행복하거나

특정 소수가 행복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의 종결은 모두가 행복한 것을 말한다.

당연히 이것은 어려운 일이고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정의'의 실현을 위해

사회 각 분야와 개개인 사이에서 끊임없는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야구도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로운 사회도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보고 싶다.

미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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