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의사들 - 그곳에 히포크라테스는 없었다
미셸 시메스 지음, 최고나 옮김 / 책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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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내 마음 속에 스쳐지나가는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은 "역사는 언젠가는 진실을 말한다"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여도 시간이 흐른 뒤에 결국 진실이 들어난다는 것이다.


사람은 얼마나 악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사람은 그렇게 악마가 될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이 저절로 생겨난다. 인간 본성의 근원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역사속에서 드러난 인간의 잔혹성에 대한 질문까지 내 머리를 아주 복잡하게 만들었다. 


'나쁜 의사들'은 진짜 악마와 같은 사람일까? 우리와는 다른 전혀 인격체를 가진 사람일까? 답은 분명하다.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우리보다 더욱 교양적이며 사교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수준높은 문화와 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또는 왜 그들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까? 결국 인간에 대한 회의를 이끌어내는 것 같다.

인간의 삶과 존엄성... 스스로 선진국이고 문명국이라 자처하는 유럽의 중심에서 일어난 이 끔찍한 사건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한지 그리고 우리가 이룬 문명이 순식간에 무러지는 바벨탑과 같은 것임을 일깨워주는 것 같다.


우리가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쁜 의사들'은 혼자가 아니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수 많은 사람들의 동의와 협조하게 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의와 협조는 신분과 계급을 떠나 모든 사람들에게서 이루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비밀리에 혼자서 한 일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의 협조하게 이루어진 끔찍한 살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비극이 지금도 계속 일어난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다.

이러한 역사의 교훈과 진실앞에 겸허한 자세로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더 잔혹해지고 난폭해지는 우리의 문명을 보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부끄럽고 두렵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내지 못하고 역사에서 진실의 외침을 무시하는 우리의 태도는 또 다른 '나쁜 의사들'을 계속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나는 나쁜 의사들이 아니기에 선한 인간이라고 자부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무관심과 방조는 또 다른 '나쁜 의사들'과 피해자를 양산해 내는 인큐베이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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