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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아이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ㅣ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에쿠니 가오리의 「울지 않는 아이」를 읽으면서 저자의 삶과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모든 내용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바쁜 나에게 다시 삶을 뒤돌아보는 여유를 준 것 같다. 그냥 정제되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 현실 그리고 이상을 써내려간 것 같지만 에쿠니 가오리의 중심을 엿 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모든 것을 열어놓았지만 무엇인가 잠겨 있는 듯한 그리고 누구나 찾을 수 있지만 또한 그렇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저자의 중심은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세련되게 때론 아주 직설적이고 투박한 느낌이 들 정도로 담담하게 써내려간 에세이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특별히 “이 세상의 좋은 것, 아름다운 것”에서 그림과 문장에 대해 언급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청결함이란 바로 그림이다. 자신이 작가이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종종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림은 사소한 것을 사소한 그대로 가둘 수 있다. 그럴 수 있음의 청결함을, 나는 때로 간절히 소망한다. 그냥 거기에 있을 뿐인 … 확대도 축소도 없고 농축도 희석도 없이 이 세상의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모두 그려놓았다.”(p29)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사소한 것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것을 소망한다. 그냥 있는 것 보다는 무엇인가 하려고 한다. 확대도 해보고 축소도 시켜보고 요리저리 무엇인가 변형을 가함으로서 아름답게 만들려고 한다. 그것이 물건이든 사람이든...
“한신 타이거는 픽션이다.”에서는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대모험이다. 끝나고 나면 모두 흩어지는 꿈, 그 찰나적인 느낌이 뭐라 말할 수 없이 좋다. 내가 마치 롯데 자이언츠를 믿는 것처럼 저자는 아무리 한신이 큰 점수차로 지고 있어도 역전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이대로 끝날 수 없다라는 그냥 믿는 믿음을 한신 타이거에 있다. 그래서 이미 저자에게 한신 타이거는 현실을 넘어 현실을 초월한 존재와도 같은 것이 되었다.
왜 제목이 「울지 않는 아이」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딱히 책을 읽을 때 까지 그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여전히 왜일까? 라는 궁금함은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의 저자의 글을 통해서 조금씩 변해가는 저자 자신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저자의 변해가는 모습 속에서 마치 바쁜 일상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발버등 치는 나의 현실을 볼 수 있었고 이러한 현실을 초월해 가는 저자의 모습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저자의 작가 초년병시절의 에세임을 짐작할 때 자신의 위치와 영약을 확고히 하려고 했던 자신의 의지속에서 울지 않고 좌절하지 않으려는 저자의 모습이 아니였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