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습관을 상속하라 - 살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8가지 돈의 원칙
조진환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유명해진 딥 쓰로트(Deep Throat)’란 자기가 몸담았던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는 양심선언을 통해 뒤늦게나마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외부인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내부 고발자를 뜻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금융계 실상을 고발하는 딥 쓰로트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조진환 씨는 금융회사에서 재무 컨설턴트로 종사해왔으나, 회사의 단기 이윤 창출을 위한 상품 판매에만 몰두하는 금융 업계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나아가 초등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순수한 머니 코치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이력을 둔 저자가 자녀를 위한 진정한 경제교육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핵심
돈은 쉽게 물려줄 수 있다. 그러나 쉽게 물려 받은 돈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 심지어 부모 세대에서 쉽게 번 돈은 자녀에게 물려지기도 전에 금방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쉽게 물려줄 수는 없지만 일단 경제습관이 상속되면 이는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자녀가 노후를 맞이하는 시점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의 구성

책은 크게 5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현재 금융권에서 진행되는 경제 교육에 대해서 내부 고발하면서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한 경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당위성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2장은 이 책의 핵심으로서 아이에게 반드시 남겨줘야 할 8가지 경제습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협상은 과감하게, 계약은 신중하게
금융도 상품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성공한 사람들은 투자가 아니라 본업으로 돈을 벌었다
투자를 하려면 무조건 3원칙을 따르라
인생계획은 항상 돈 계획과 함께 세워라
좋은 빚이란 없다
보험은 재테크가 아니라 위험에 대한 비용이다
아이의 노후보다는 꿈과 미래가 먼저다
3장에서는 아이들이 가장 널리 배우는 용돈기입장의 무용론을 설명하고 대신 3개의 통장을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말한다. 자녀가 아니라 부모를 위한 4장에서는 성인의 관점에서 필요한 경제 관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모든 생활 습관이나 가치관과 마찬가지로 경제습관 역시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책의 주요 독자
책의 키워드가 상속인만큼 이 책의 메인 타겟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아이가 없으며 당장 갖게 되더라도 적어도 6-7년 뒤에야 에 대해서 대화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다소 섣부른 독자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 자신도 한 명의 경제 주체이며 부모이기 이전에 자녀이기 때문에 우선 내가 지닌 경제 습관을 돌아보고 고쳐나가기 위한 점에서 이 책은 나와 같이 자녀가 없는 사람이나 심지어 대학생에게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책의 의의
세세한 경제 지식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경제일간지를 3개월만 정독하면 주식이 어떻고 환율이 어떻고 수출이 어떻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을 알고 싶다면 경제학원론 책을 들여다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상식이 머리 속에 얼마나 들어 있느냐가 아니라 평상시에 세상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느냐는 점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왜 그러한 경제적 사고를 지녀야만 하는지, 어떻게 하면 경제 지식이 아니라 경제 습관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근본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경제학교육과 경제학습의 차이를 정의하는 부분이다.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학교에서 미시와 거시, 각종 그래프를 통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배우는 경제학 교육을 생각하기 쉽지만 극히 일부의 학계나 업계 종사자를 제외하면 이는 불필요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기 위한 경제 학습이 중요시되어야 하며 이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와 실습을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어야만 하는 지혜일 것이다.
 
새 정부의 장관 지명 후보자들 중에서 지명 바로 전/후에 부모로부터 물려 받거나 자녀에게 물려준 재산의 증여세를 뒤늦게 납부하여 논란이 된 인물들이 몇 있다. 또한 최근 L그룹 계열 오너가 자녀 및 손자에게 수백억 원 대의 불법 증여를 안겨주어 비난을 받고 있다. 당장 줄어든 2013년 연말정산 결과를 두고 멘붕에 빠진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행태에 분노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녀들은 이러한 세상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둥을 세워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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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영화관 - 그들은 어떻게 영화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작년에 재미있게 읽은 책을 꼽자면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한빛비즈)가 순위에 들어있다.

두 명의 KDI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문학/신화/공연/예술 등의 다양한 인문 분야 이면에 숨어 있는 경제학적 관점을 논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통섭과 융합이 유행이 되기 시작하면서, 경제학과 인문학이라는 전혀 별개의 영역으로 보이지만 사실 우리네 삶이라는 공통 분모 속에서 두 이질적 분야를 하나로 재해석한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를 읽고 간략히 느낌을 적어 둔 적이 있는데 (http://eugenepark.tistory.com/202)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마무리를 했었다.

이 책에서 제시된 모든 개념들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들 + 누락된 개념들 중에서 중요한 것들을 선정해서 <네티즌의 경제학 서재(가제)>와 같은 책을 만들면 어떨까? 영화를 주제로만 해도 무수히 많은 사례가 나올 수 있을 텐데. Dark Knight’에서의 게임 이론, ‘철의 여인’에서 드러난 영국의 경제위기 등등……

그런데, 나의 그런 바램은 이미 <경향신문>의 박병률 기자가 3년 전부터 영화 속에 숨은 경제라는 이름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고, 드디어 그 중의 일부를 새롭게 엮어 책으로 출간하였다. 바로 경제학자의 영화관이 그 책이다. 경제부 기자를 지내고 현재는 세종시에서 경제부처 출입기자로 활동 중인 박병률 기자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영화라는 대중 미디어를 통해서 경제 상식과 함께 경제학자의 프레임을 알려주고자 본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크게 5개의 챕터 속 35편의 영화로 구성된 이 책은 경제와 경제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두려움 없이 쉽게 읽힐 수 있게 쓰여졌다.

 

1장 영화 속 경제 원리는 영화의 줄거리가 곧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론(예를 들어 경제학 교과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희소성의 개념부터, 절대우위 vs 비교우위, 가격 차별성 등)을 논한다. 2장 영화 속 경제심리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합리성 또는 제한된 합리성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3장 영화 속 경제사에서는, 자본주의 4.0에 이르는 과정, 화폐의 시작, 대공황의 여파, 주식 버블과 붕괴 등 역사적/경제적 사건이 배경이 되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4장 영화 속 현실경제에서는 경제 이론/심리/역사를 바탕으로 영화 속에 묘사되는 현실과 경제적 가치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5장 영화 속 경제지표에서는 한발짝 물러나서 영화 속 인물, 시대, 사건 등을 경제학적인 지표(예를 들어 GDP, 엥겔지수, 고용통계 등)로 설명하면서 신문의 경제면에 나오는 각종 숫자가 결국 우리 삶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각 영화의 마지막에는 ‘B컷 경제이야기 1~2장 정도 덧붙여 있다. 본문에서 다룬 개념을 바탕으로 더 상세한 이야기를 하거나, 곁가지에 해당하는 가십성 이야기를 던짐으로써 독자에게 흥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마 정식 지면 기사에서는 다루지 못한 뒷이야기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부분은 책 본문과는 별개로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책의 전체적인 인상은 흥미로웠다.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상식을 영화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영화의 해석은 지나치게 자의적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해야 할까? 많은 영화 평론이 원작자(감독/시나리오 작가)의 의도를 넘어서서 해석하는 것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 책에서도 일부 그런 부분이 보였다. 그런데, 그런 부분도 읽다보면 어느 샌가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는데? 어쩌면 감독과 작가가 경제학적인 배경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들었을지도 몰라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이 책의 핵심 주제대로 경제()이란 결국 현실에서 뗄 수 없으며, 영화는 현실을 묘사하고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영화의 흐름은 경제()적으로 거의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는 보다 직접적인 이유로 기자라는 저자의 핵심 역량이 작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글을 설득력 있고 맛깔 나게 썼다는 말이다. 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경제학 박사가 이러한 책을 썼다면 아무래도 훨씬 이론적이면서 딱딱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물론 교수님들 중에서도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분들이 있지만 (예를 들어, 정재승 교수나 최재천 교수의 글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안타깝게도 대중적으로 재미있게 글을 잘 쓰는 경제학 교수는 적어도 내 짧은 식견으로는 아는 바가 없다 (, 경제학은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가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경제학자의 글쓰기 역시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이와 관련하여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저는 경제학자만큼은 경제를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평론가보다는 조금 더 압니다.

저는 영화평론가만큼은 영화를 모릅니다. 하지만 경제 학자보다는 조금 더 압니다.”

통섭과 융합은 모든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보다는 오히려 얕지만 넓게 아는 지식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취미로 영화를 즐기며, 직업적으로 경제를 다루는 사람이, 글쓰기라는 역량을 발휘해서 만든 이 책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와 본 책을 이어 이러한 성격의 책이 계속 시리즈로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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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렇고 그런 경영 (이론)에 관한 책인가? 아이러니하지만 지루하게도 파괴와 혁신이라니.

 

C. Christensen이 주창한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이 주목을 받은 뒤로 파괴와 혁신 없이는 경영학에서 논하는 그 어떤 성공 사례도 설명하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기술 변화로 인해 경쟁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21세기에서 파괴와 혁신이라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표현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뒷표지를 보고는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죽은 경영학자들에게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없다

 



도발적이면서 선언적인 문구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소위 말하는 경영 구루 Guru에 대해서 논할 자격도 없는 나이지만,뻔하디 뻔한 경영학 이론에 대해서 어느 정도 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사상을 죽은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이 책은 과연 무슨 내용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게다가 책 서문 앞에서 언급된 경제학은 현상을 분석하지만 경영학은 생존을 위해 진화한다

라는 또 다른 도발적인 문구는, 왜 이 책이 거의 20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경제학 관련 책 제목과 유사한 카피를 말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려주고 있다. 경제학을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겠지만, 경제학에 비해 더욱 진화가 절실한 경영학이야말로 죽은 아이디어가 발 디딜 틈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지금껏 당신이 알던 경영학은 죽었다 2) 창조와 혁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 3)권한과 통제의 두 축을 장악하라 4) 기업을 성장시키는 하이퍼포머의 조건. 각 장마다 5개의 절로 구성되어서 총 20개의 '비상식적인' 21세기의 '상식'을 논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모든 절이 비슷한 흐름을 지니고 있다.

우선 살아 있다고 알고 있는 경영 이론을 소개하고, 그 이론이 지닌 한계와 문제점을 진단한다.

그리고 나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상식의 경영 이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반복적인 공통 구조는 어떤 독자에게든 장점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경영이론에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독자라면, 본인이 알고 있던 이론이 지닌 한계와 함께 새로운 대안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경영 이론 자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 절에서 기존 이론과 새 이론을 모두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모두 접하게 되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도발적인 아이디어는 분명 21세기에 필요한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오래된 아이디어가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네모를 그릴 필요도, 때로는 세모를 그릴 필요도 있는 것이 진짜 경영이고, 어떤 도형을 택할 것인지는 경영 환경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가지 이론을 모두 알게 되는 것은 오히려 득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동아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이자 국제경영학 박사라는 저자의 이력에 맞게 풍부한 참고문헌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 학술서적이 아닌 이상에야 국내 저서에서 참고문헌 자체를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최신 논문을 비롯한 100개가 넘는 참고문헌을 통해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한 교량 역할에 충실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논하는 20개의 아이디어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그렇지만, 경영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언급된 20개의 未生 아이디어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완전히 살아있는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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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경제학 -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민이 알아야 할 긍정의 경제학
최용식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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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민(people),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 아브라함 링컨, 게티스버그 연설(1863)

150년이 지난 오늘날, 저 말이 유효하다고 믿는 대한민국 국민은 얼마나 있을까? 오히려 국민을 등진(against people) 정치가 보편화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국민의 정부에서 경제 멘토로, 참여 정부에서 경제 과외교사로 활약한 저자 최용식 씨는 이제 더 이상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대통령을 위한 경제학을 집필했다. 비록 책 제목은 대통령을 위한것이지만,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반 국민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국민 개개인이 경제 현황과 전망에 대해 똑바로 직시하고 있어야, 그에 합당하는 정치인을 키워내고, 그렇게 선출된 대통령과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세울 수 있고, 다시금 국민을 위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은 서문에서부터 작심하고 강하게 나간다. 비단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복지 문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고 있다. ‘복지만능주의에 대해 비판하면서, 성장을 해야 복지가 가능한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잠깐! 저자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간접적이나마 몸을 담은 경력이 있지 않은가? 지난 두 정부는 복지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지 않았던가? 저자의 입장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최근 일련의 복지주의가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과도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일까? 저자의 주장은 책 전반에 걸쳐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복지와 성장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경제 이슈는 그만큼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고, 2012년 대한민국 사회가 분열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장한다.

복지는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며, 성장이라는 수단의 뒷받침을 받아야 한다고.

복지를 통해서 성장을 이룬다는 것은 수많은 해외 사례를 통해서 불가능한 것이라고 입증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진정한 대안은 민영화, 개방화, 규제완화로 요약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라고 말한다. 복지를 위해서는 새로운 집행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신의 직장은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국가 주도의 복지 우선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보편적 복지가 재정부담과 함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공공사업, 복지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펼치는 저자의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대로 신자유주의의 전면 도입 역시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다. 대다수의 정책이 빛과 그림자를 가지고 있듯이 신자유주의는 효율화라는 긍정적인 부분을 가져올 수 있지만 소외되는 집단을 만드는 폐해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은 책 한 권으로 정리될 수준의 문제는 절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념적 가치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는 언론과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만큼 암울하고 비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위기설의 근원지는 대부분 정부에서 나왔는데, 이는 사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서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외부 환경만큼 좋은 핑계거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한국이 더 크게 발전하기 위해서 지금만큼 좋은 기회가 없으며, 이 기회를 잘 잡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경제가 절대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국민들이 자부심과 희망적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성장이 먼저든 분배가 먼저든 무엇이 중요하랴? 허리띠 졸라매고 키운 다음에 나눠먹든, 일단 주어진 것을 나눠먹고 힘을 내서 덩치를 더 키우든 간에 정말 중요한 것은 “내일 먹을 것이 있다라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는 것이 희망을 잃은 오늘날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선거가 몇 일 남지 않았다.

어느 쪽이 웃고 어느 쪽이 씁쓸해하던 간에 그들에게는 고작 5년의 권력이 주어질 뿐이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5년은 한국 경제에게 회복 불가능한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가 5년 사이에 부도 가능성 55% 취급을 받으며 이토록 몰락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그리고 국민을 위해 50년 뒤를 내다보는 경제 정책을 펼치는 대통령을 가져볼 때도 되지 않았는가, 똑똑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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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강대준.신홍철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고기를 잡아다 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어라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한빛비즈의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는 한 수 더 뜬다.

고기 잡아오라고 시키진 않겠다. 맛있는 고기와 상한 고기를 구분할 줄 알기만 해라.’라고 말한다.

 

이 책은, 회계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에게 회계의 중요성을 알려주면서 어떻게 회계 정보를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마케팅은 너무나 중요해서 마케터에게만 맡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의 관점에서 이를 변주하자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회계는 너무나 중요해서 마케터도 알아야만 한다라고.

 

회계의 본질은 의사결정이다.

이 책은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유용한 판단 도구가 될 수 있는 각종 회계 정보를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경영의 언어인 회계를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마치 영문학을 공부하려면 영어를 공부하고, App을 만들려면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 책은 복잡한 회계 계산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회계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풍부한 사례로 쉽게 쓰여진 책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다뤄야 할 것들은 다 다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알아야만 하는 회계를 설명하는 이 책의 진가는 다양한 사례에 있다.

연예, 소설, 스포츠, 만화, 미드, 영화 등 다양한 주변 사례를 통해 회계의 A to Z를 설명해주고 있다. 잉글랜드의 축구팀에 속한 이청용과 박주영 선수가 현재 놓인 위치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는 원가가 얼마인지? 유튜브 조회수 8억건을 넘긴 싸이는 2012 11월 현재 얼마만큼의 돈을 벌었는지?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스마트폰, 애니메이션 말고도 무엇을 만들었는지? 등등 일상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쉬운 사례를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계를 먹기 좋게 잘 떠주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한빛비즈의 지금 당장시리즈로 나온 제목이지만 부제를 감히 달자면, 회계학자의 대중문화 읽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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