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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그들은 어떻게 고전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한빛비즈 경제학자 시리즈 3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2>, 그리고 <경제학자의 영화관>. 


한빛비즈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꾸준히 내놓은 <경제학자의 ㅇㅇㅇ> 시리즈 4번째인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출간되었다저자는 경향신문 기자이자 주간경향과 이코노미스트에도 칼럼을 기고해 왔으며, <경제학자의 영화관> 집필했었던 박병률 씨이다. 저자의 전작 <경제학자의 영화관> 서문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는 경제학자만큼은 경제를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평론가보다는 조금 압니다.

저는 영화평론가만큼은 영화를 모릅니다. 하지만 경제 학자보다는 조금 압니다.”


이번 <경제학자의 문학살롱>에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책의 핵심은 문학 평론가보다는 조금 자세하게 경제학을 논하면서, 동시에 경제학자보다는 조금 흥미롭게 문학을 다루는 성격의 책이라고 있다책은 크게 4, 3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소드마다 1개의 문학작품을 다루고 있으며 대상은 서양 근대 소설부터 한국 현대 소설까지 다양하게 섞여 있다.


이렇게 원천 소스를 재구성하고 해석하는 책을 읽다보면 독자 입장에서보다 우선 작가 입장에서 궁금한 점이 생긴다. 첫번째, 과연 저자는 원작을 다시 읽어본 것일까? 혹은 기억에 의존해서 정리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어리석은 질문이겠지만 원전을 복원 또는 재해석하여 건네주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억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라 생각되며 그런 점에서 책은 원작을 읽어본 사람들에게는 독자로서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동시에 본인이 지각하지 못했던 원작 또는 원저자의 새로운 측면을 알려준다는 부수적이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건네 준다. 예를 들어 헤르만 헤세는 본인의 유명한 명성에 의해서 <데미안> 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순순하게 작품에 기반하여 평가 받기를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문단에 널리 알려진 '헤르만 헤세'라는 본명을 숨긴 유령 작가를 자처하였으나 정체가 드러날 밖에 없었다고 한다한편, 원작을 읽지 않았을지라도 박병률 저자의 렌즈를 통해서 짧은 요약을 경험할 있는 행운도 누릴 있다.


두번째 질문은, 저자가 언급한 여러 문학작품 원작에 매칭되는 경제학 개념을 어떻게 연결시켰냐는 점이다. 이는 이러한 컨셉을 지닌 도서의 핵심이 있는데, 문학 작품 속의 인물, 사건, 배경, 주제의식 등을 수많은 경제 개념과 연결시켜 해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보이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읽어본 사람은 제법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안에서 엄석대라는 절대 권력이 저지른 행동을 '분식회계' 연관지어서 해석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융합과 접목이라는 측면에서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지니고 있는 장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이 있다

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역시 <이코노미스트> 기고한 글을 모은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라는 점에서 정작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메세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태생적 출발이 그러했으니 만큼 아쉬움이 남지는 않으나, 이왕 종합 세트로 구성할 것이었으면 조금 가다듬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살며시 남았다. 두번째는 융합, 통섭 도서의 진부함이라는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ㅇㅇㅇ 읽는 CEO" 식으로 융합을 가장한 도서가 시중에 널리 퍼진 와중에 역시 그런 점에서 참신함을 찾기는 다소 부속하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경제학자의 문학살롱'이라는 제목이 무색하리만큼 경제학과 무관한 경영학(현실 또는 실용의 관점이 아닌 '학문' 또는 '학자'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경제학과 경영학은 결코 가까워질 없는 관계가 아닐까?) 관점에서 해석한 에피소드도 지나치게 많았다원래 칼럼의 원제인 '문학으로 읽는 경제원리' 그래도 경제와 경영의 가지 관점에서 수용할 있는 제목이라면,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저자에게는 매우 억울하겠지만- '경제학' 스럽지 않은 개념이 너무 많이 다뤄진다는 아쉬움이라면 아쉬운 점이었다. 저자의 전작 <경제학자의 영화관> 무척 흥미로운 책이었다는 기억이 남아 있어서 더욱 여운이 남을 밖에 없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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