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주는 엄마 주도하는 아이 - ‘자기주도성’은 ‘성공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윌리엄 스틱스러드.네드 존슨 지음, 이영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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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 ' 자기주도성은 성공 경험으로 만들어진다'가 한마디로 책을 설명한다. 아마도 이 책이 궁금한 사람은, 아이를 어떻게 놓아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부모가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 요즘 부모이고, 사교육비는 응당 감당해야할 몫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의 통제하에 크는 아이가 공부는 잘 할지 모르겠지만, 자기 인생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저자는 아이들이 '통제받는 삶'에 익숙해지지않도록, 아이들이 자신의 내적 동기를 찾고 경험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조언한다. 

 

아이가 겪는 경험에 부모가 개입하는 순간, 오히려 그들을 망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내 아이들은 아직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는 유아들이라 그러한 순간을 아직 마주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친구 무리를 만들어 함께 체험수업을 듣게하고, 학원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들의 교우관계까지도 신경써야하는게 요즘 부모의 역할인가 싶다.  

 

나 어릴적에는 그러지 않았다고 하면, 그때랑 지금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아이들간 분쟁은 학교폭력위원회를 통해 해결하고, 부모 또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일들. 이러한 일들이 언제부터 당연시된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어른이 되고 보니 사회는 바뀌어있었고, 애가 없었을 때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들이다.

 

결국 아이들을 좀 더 성숙한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부모의 개입을 자제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정지시간이 아이를 '생각하는 인간'으로 만들어준다며, 공상할 수 있는 자유시간을 많이 주라고 말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명상이나 공상할 수 있는 환경인지 모르겠다. 학원 뺑뺑이를 돌리지 않으면, 그 시간에 스마트폰을 할텐데, 그것보다는 학원이 낫지 않겠냐는 반문이 떠오른다. 유현준 교수의 말처럼 공간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지만, 빽빽한 아파트에서 벗어나 자연환경과 벗삼으며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기가 그리 쉬운게 아니다. 

 

그나마 요즘 부모들은 주말마다 각종 체험학습 및 캠핑으로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든다. 어린이박물관을 비롯하여 어린이들 대상 체험의 주말예약이 그토록 꽉꽉 찬 것은 모든 부모가 우리 아이가 많은 경험을 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 또한 짜여진 체험학습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엄마가 정말 '놓아주는 엄마'였음을 느꼈다.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어떠한 것도 강요하지 않았고, 나의 모든 결정을 지지해주었으니 말이다. 

 

나 또한 그러한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때랑 지금이랑 다르다고 이야기해야할까, 아니면 환경은 달라졌지만 노력중이라고 해야할까. 분명한 건 그런 엄마 밑에서 자란 우리 두 남매는 자기주도성만큼은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잘 받아들이고 나아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환경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놓아주는 엄마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참고하여 아이와 부모간의 적정 타협점을 찾아서 말이다. 

 

좋은 의사 결정에는 감성지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P77

수용의 힘은 강력하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수용하면 존중의 마음이 전해진다. 수용은 선택이기도 하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삶의 통제감이 커진다. 이로써 우리는 더 효과적으로 한계를 설정하고 규율할 수 있다. 수용은 융통성을 키우고 사려 깊은 반응을 낳는다. - P111

정지시간이 아이를 ‘생각하는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 P145

우리는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연이은 여러 활동으로 일정을 짠다. 하지만 공상할 수 이는 자유시간이야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이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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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찾아드립니다 - 루틴을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
애슐리 윌런스 지음, 안진이 옮김 / 세계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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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가 생긴 이후, 우리는 시간을 쪼개어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수많은 시간 부스러기로 인해 활동을 방해받고 있다. 상대방과의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휴가지에서도 노트북으로 일을 수행하는 모습들이 그 예다.

저자는 타임푸어가 되는 6가지 시간의 덫 중 가장 첫번째로 스마트 기기를 꼽았다. 첨단기술이 삶의 편리성을 선사했지만 한편으로는 현대인이 타임푸어가 되도록 한 가장 큰 일등공신인지도 모른다.

특히 내가 공감했던 것은 '최저가를 찾을 때 잃는' 나의 시간이었다. 온라인 쇼핑을 통한 장보기가 일상이 되면서 할인가와 특가를 용케 찾아 신공을 부릴때면 밀려오는 쾌감이 어마했는데, 내가 생각하지 못한건 그에 들이는 나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마치 주유소에서 몇백원을 아낄 때 느끼는 소소한 쾌감같은 것이 사실은 얼마 되지않는 금액만 생각한 금전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는 것. 우리의 시간은 그보다 더 소중한데, 나의 시간에 대한 비용 추산은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대비 내가 받는 연봉 이외에는 백지상태였다니!

그래서 저자는 금전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나의 시간을 과소평가하지말고 더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라고 말한다.

책에는 각 챕터가 끝날때마다 나의 시간의 덫을 찾고 시간패턴을 분석하고, 시간이정표를 기록하는 등 직접 작성해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그 페이지를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 소소한 시간 부스러기들을 모아서 더 의미있는 시간으로 바꾸라는 저자의 메세지는 확실히 알게되었다.

이 책을 읽고 확실해진건 휴가를 사용하는 나의 마음가짐에 대한 확신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제한된 휴가와 나의 일정 조율 사이에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가족 여행을 할 때면 늘 고민을 하는데, 나를 행복하게 하는 시간임에도 왠지 모르게 망설였던 것은 금전 중심적인 사고와 사회생활에서의 눈치였을 것이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너무 당연한 사회인의 자세일 수도 있지만, 나의 유한한 시간과 우리 아이들의 정해진 유년기를 생각하면, 내가 그토록 망설였던 이유가 하등 보잘 것 없는 것에 지나지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시간관리라는 것이 1분1초를 허투루 쓰지않겠다는 것이 아닌, 책의 부제처럼 '루틴을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이라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시간을 재구성할지 생각해보았다. 바쁘게 살아가다보면 정말 내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 한번쯤 나만의 시간, 나를 행복하게 하는 활동, 나를 제약하는 것들, 그리고 나의 습관을 생각하고 정리해볼 필요가 있겠다.


*세계사컨텐츠그룹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어요.

만약 모든 1분 1초를 시간 행복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한다면 그 중 어떤 시간도 의미 추구나 생계유지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살아있는 존재로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끊임없이 방해를 받는 시대에 시간을 초 단위로 신중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시간은 쉽게 흘러가고 불행하게 흘러갈 것이다.

디지털 일터를 탄생시킨 첨단장비들은 우리가 가진 시간을 더 작은 부스러기로 쪼개놓았다. 그 시간 부스러기들 하나하나가 우리를 시간 풍요 활동과 멀어지게 만들고 자꾸만 일의 영역으로 돌아오도록 만든다. 인간의 머리속에 일이 이렇게 큰 그림자를 드리웠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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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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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언니 올가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주인공인 16살 훌리아가 가족의 비밀을 점차 알게 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멕시코계 이민1세대의 힘겨운 삶이 전반에 걸쳐 느껴지기에 시카고마저 소설의 배경과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시카고의 겨울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기 때문에 우울하고 고독한 훌리아의 심정이 동네 분위기와 함께 느껴졌다.

언니 올가의 비밀이 너무 궁금했는데 나중에 3분의2 되는 시점쯤 밝혀졌고, 좀 더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훌리아의 엄마, 아빠, 언니 가족 모두가 말 못할 비밀을 안고 사는 것처럼 훌리아도 비밀을 간직한채 뉴욕으로 향하는 마지막 씬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가족이라해서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살 필요는 없지 않을까. 모든걸 다 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그 누군가의 기대에 부흥하는 것일수도. 누군가에게는 행복일 수도 있으니까.

훌리아가 꼭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카고의 살고있던 동네에서 벗어나 뉴욕대학교에서, 이후 더 큰 세상에서 많은 것을 알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그녀를 응원하며 이 책을 덮었다.

이 책이 영화화가 된다고 해서 찾아봤더니 훌리아역에 아메리카 페레라! 너무 어울리는 조합이다.

* 이 책의 공감 글귀
_가끔은 내가 입을 다물기를 세상이 바란다고, 나 스스로를 백만 번 접어 버리는게 낫다고 굳게 믿을 때도 있다.
_저는 부모님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 때문에 미칠 것 같아요.
_가끔 온갖 비밀이 덩굴처럼 내 목을 조른다. 무언가를 내 안에 가두어 놓는 것도 거짓말일까? 하지만 그 사실이 사람들에게 고통만 준다면? (중략) 이 모든 사실을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은 친절한 걸까, 이기적인 걸까? 나 혼자서 끌어안고 살기 싫어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면 나쁜 걸까? 정말 지친다. 날갯짓을 하는 새 떼처럼 말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뻔할 때도 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감상평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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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숭아 - 꺼내놓는 비밀들
김신회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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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숭아는 9명 작가들이 꺼내놓는 비밀들로 이루어진 에세이다. 사실 알고보면 나랑 같은 면이 여기저기 있어서, 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모두들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며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9명 작가의 에세이 모두 너무 재미있어서 금새 읽은 후, 작가 한명 한명 어떤 책을 썼는지 검색해봤다. 9인9색의 이 에세이를 읽고나면 다들 나처럼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보는 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김신회 작가, 사랑을 모르는 사람

연예인 덕질부터, 일, 연애, 우정, 지금은 강아지 풋콩이까지. 사랑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작가는 그 시절 무언가 열중했던 것들을 펼쳐보이며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작가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에게 공감이 되었고, 우정에 대한 작가의 말은 더욱 더 그러했다.

 

어렸을 때의 우정을 키웠던 친구들도 나이가 들고 결혼하고 가정을 가지면서 모두가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해간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했던 우정이 변색되지는 않더라도, 현재 그 친구와 공감하며 이야기할 거리가 없어지면서 그 자리를 허전함이 메꿀 때, 그럴 때 우리가 어른이 되었음을 깨닫는 시기이기도 한 것 같다.

이두루 작가, 영해영역 7등급

이 에세이야말로 나와는 공통점이 없는 신박한 에세이였다. 나는 어렸을 때 책은 등한시한채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텔레비전이 끝날 때쯤 나오는 오색 컬러풀한 줄이 나올 때까지 영샹을 즐겨봤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해영역 7등급이라는 작가가 남들과는 다른 영해력에 대해 정말? 그럴 수 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읽었다. 에세이를 다 읽고나서야 문해력이 있다면 영해력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작가의 영해력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신박한 능력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이두루작가님, 또 다른 책도 기대할께요.

 

서한나 작가, 나는 잠시 사랑하기로 한다

작가가 요가원을 다니면서 쓴 이 에세이는 나 또한 요가원을 다녀서인지 왠지 모르게 큭큭 웃으며 읽었다. 눈앞에 그려지는 묘사와 작가의 소심한 마음이 나의 일상에서도 종종 느껴져서 그랬던 것이리라.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운동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체력관리를 위한 일련의 스케쥴로 다람쥐 쳇바퀴같은 나의 일상에서 요가는 그 바퀴 하나에 해당한다. 작가가 요가원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온갖 생각을 하는 모습이나, 요가원에서 같이 운동하는 사람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모습이나. 작가의 일상이나 내 일상이나 별반 다름없음을 느꼈다.

이소영 작가, 식물을 닮아가는 중

식물세밀화가로 그려지는 이미지와는 다른 자신의 본모습을 이야기하는 이소영 작가. 한편으로는 점점 그 이미지로 변모해가는 것 같기도 하다는 자기 고백적 멘트까지, 짧은 에세이에서도 유쾌한 그녀의 모습이 너무 잘 담겨있어서 그녀의 또 다른 이야기가 읽고싶었다.

이렇게 다양한 색채의 작가를 한 곳에 모으기도 힘들텐데. 이 에세이는 성공했다고 봐야한다. 출간되면 꼭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작가들의 각각의 색채를 느껴봤으면 좋겠다. 우리네의 일상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꺼내놓는 비밀들이 꺼내놓고 나면 별거 아님을 알게 되면서, 우리는 또 다른 세상으로 한 발자국 딛을 수 있기를.

우리가 변한 것인지 세월이 변한 것인지 탓할 새도 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지금은 각기 다른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만약 그게 어른의 삶이라면 우리는 어른이다. 외롭게, 약간의 허전함을 머금은 채. - P18

내 몸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던 근육이 어느 날 ‘내가 네안에 살았던 건 꿈이었다‘ 말하고 사라질까 두렵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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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문학동네 청소년 53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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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SF소설이라 그런지 이 책을 받았을 때 설레였다. '창세기'라는 단편소설을을 시작으로 이러한 장편소설을 만들어낸 전삼혜 작가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창세기에서 끝났으면 너무 아쉬웠을, 리아와 세은의 이야기를 이렇게 장편소설로 다른 이들의 삶도 들여다볼 수 있음에.

 

#창세기

창세기는 리아가 세은에게 말하고싶은 독백으로 시작해서 끝을 맺는다. 흥미진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다. 달에서 근신을 받게된 리아에게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지구와의 통신이 끊어진 상태에서 그녀가 세은에게 느꼈던 감정들, 표현하지 못했던 그녀의 아쉬운 마음이 느껴졌달까. 그래서 세은은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 세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너는 나의 세계였으니, 나도 너에게 줄거야

 

 

#아주높은곳에서춤추고싶어

제롬에게 리아같은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가, 삶의 애착도 많지 않은 그가, 리아라는 친구를 달에 보내고 지구가 멸망해도 괜찮다고, 한명은 무사할 테니까. 라고 생각하는 두어줄에서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달치의 식량이 아니라 사실은 세달이 넘는 식량을 우주선 화물에 넣었기 때문에 리아가 살 수 있었다는거, 리아가 알까?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도, 사회적 연대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러한 현실에서도 그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할테니까. 우리가 다 알지 못하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누군가도 나로 인해 도움을 주고 받고,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는게 아닐까싶다.

아쉽지 않아. 조금 아쉬운가? 괜찮아. 한 명은 무사할 테니까.

 

 

#궤도의끝에서

나는 리우와 단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단이 리우에게 소행성 충돌에 대한 사실을 말하지 못했고, 리우는 어쩌다 알게 된 그 사실에 단에게 화를 냈지만, 결국은 둘다 소행성 충돌을 막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기로 한다. 리우는 다시 슈를 생각하며, 슈가 리우에게 했듯이, 리우도 누군가의 생을 구하기로 하는 점이. 우리 사회도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후견자가 없는 아이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아이들. 지켜야 할 것은 오직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것뿐인 아이들은 어쩔수 없이 합의했다. 함께 마지막을 맞겠다고.

 

 

#팽창하지않는우주를원해

단은 루카와는 다르게 남아있기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지는 부분에서 어떤 책임감이 느껴졌다. 누군가는 해야할 역할, 외롭지만 응당 해야할 역할을 그렇게 해내면서, 아마 리우에게 들켰을 때에는 오히려 속이 시원하지 않았을까. 단의 곁을 루카가 떠나고 그 자리에 리우가 들어와서 다행이다. 그가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독백이 슬펐지만. 그렇게 단단해져버린 단이 리우보다 더 안쓰럽게 느껴졌다.

 

 

나는 거짓말쟁이 암흑물질이 되어서 아이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빛나는 은하단이 될 수 있도록 은하단 중심에 자리 잡아야 했다.

 

 

단. 사람들은 자기가 미워해야 하는 대상이 뭔지 모를 때가 많아. 엄마. 누구를 미워해야 할지 몰라서 그 미움을 모두 자신에게 향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았나요. 저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어요.

 

 

#두고온기도

조안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고, 제네시스를 떠나기로 결정 한 루카. 루카의 이야기만이 제네시스를 떠나 일반인 '캐롤린'으로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조안의 생각과 행동을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에 선악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그러한 일이 있다면 조안이 그렇지 않을까. 루카는 선택했고, 제네시스를 향해 기도한다. 결코 본인과도 무관하지 않은 일에 대해, 제3자적 입장으로.

 

제네시스에 행운이 있기를. 신이 그곳을 기억하기를. 빛나는 그 아이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기를. 조안이 믿는 신에게 기도했다.

#토요일의아침인사

마지막 이야기, 그렇게 궁금했던 세은의 이야기였다. 리아가 세은을 생각하는 것처럼, 세은도 리아를 그렇게 생각한다는 점이 뭔가 맞물리면서 그녀 둘을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세은이 좀 더 표현했다면, 리아가 더 행복했을까. 사실은 리아가 달에 가게 된 것도 세은의 부탁이었다는 거. 리아의 세계가 세은이었다면, 세은의 세계도 리아였다는 걸.

 

#에필로그

에필로그가 없었다면, 정말 막막했을 거다. 이렇게 끝인가 싶었을 텐데. 다행이다. 당신을 데리러 가겠습니다.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감사함을 느끼게 될 줄 이야. 담당 편집자가 전율이 이는 문장으로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을 꼽은 것에 깊은 동의를 표한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모두의 이야기를 다 알고나니, 그들이 무사했으면 하는 바램이 더욱 커지고. 다행히 누군가 리아를 데릴러 가게 됨을 알게 되서. 그렇게 끝이 나서 이 책에 대한 여운이 더 강하게 남았다.

 

이 책은 SF소설이지만,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말했듯 깊은 사회의 연대를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리아, 세은, 제롬, 슈, 리우, 단, 루카 이 모든 아이들이 부모의 품이 아닌 제네시스라는 공간에 어떻게 모였는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곳에서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굳이 지구의 멸망이라는 비극적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들 삶에서 어떠한 희망이 눈부시게 빛나지 않음을, 그냥 서로가 서로의 친구가 되어 주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연결되어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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