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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파워 - 경제적 독립을 위한 보도 섀퍼의 멘탈 코칭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9월
평점 :
회사에 입사하고 친한 사람들과 독서모임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추천받았던 책이 보도섀퍼의 <돈>이다. 책장에 꽂혀있지만, 그 이후로 잊고있었다. 그러다 보도섀퍼의 신간, <머니 파워>를 만나서 다시 생각났다.
이 책은 <여성과 돈>에 대해 연구하고 만든 책이다. 아마도 여성이 경제적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실제 통계도 그러했다. 믿고싶지 않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팩트였다. 그래서 읽으면서 불편했는지도 모르겠다. 경제적 약자, 여성을 위한 책이라는 주제가, 그리고 그의 조언이. 읽는 내내 '여자만 그런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돈을 바라보는 관점, 돈을 지키는 방법 등은 사실 어느 책이나 마찬가지다. 보도 섀퍼만의 특별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내가 요즘 관심갖고 있는 부분, 우리 아이에게 경제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할까, 이 부분은 나름 유용했다.
-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어야 하는가?
보도 섀퍼는 4가지 이유를 말한다. 돈을 대하는 법을 배우고, 가정의 소득에 관여시키고, 정해진 용돈을 사용하면서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우고, 많지 않은 돈을 실제로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 작은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그 실수에서 배울 수 있다고.
- 몇 살부터 용돈을 주는 것이 의미 있을까?
연령별 발달 단계에 따라 용돈을 언제부터 주는게 좋을지, 얼마가 적절한지 알아야 한다고 한다. 그는 만 5-6세는 의미없고, 만 7세부터 아이가 용돈을 주는 것이 의미있다고 한다. 만 8세는 아이가 돈을 좋아하도록 가르치고. 만 9세부터 저축을 알려주라고 한다.
만 10-11세부터는 일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한다. 집안일을 돕거나, 집밖에서 심부름을 해서 용돈 외에 돈 버는 걸 통해, 노동의 가치와 함께 돈의 가치를 알려줄 수 있도록.
만 12-14세는 자기 책임을 가르치라고 한다.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라서, 나만 빼고 친구들이 다 갖고 있다며 부모에게 죄책감을 묻는 아이들에게 '우려먹을 수 있는' 부모가 항상 곁에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소득원을 개척하도록 하거나 본격적으로 저축에 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한다고. 지나가는 말로 자녀들에게 돈 관리 방법과 부에 관해 설명할 수 없으니, 시간을 내서 대화를 나누고,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 15-19세는 덜 주는게 더 주는 것이라 한다. 그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준비할 시간. 한달에 50유로(약 7만원)가 용돈으로 충분하다고, 집안일을 돈으로 보상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의 조언을 듣다보면, 적정 용돈 수준이 특히나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나이에 학교와 일을 병행하면서가 아닌, 학업을 수행하는 나이에는 전적으로 부모가 모든 것을 지원하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독립해야하는 외국의 상황과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보다 더 독립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자녀를 위해 저축하더라도, 자녀의 이름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이름으로 모아두라고 한다. 부모-자녀간이라 하더라도 좀 더 철저하게 선을 긋는 보도 섀퍼의 방식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서구의 다른 교육방식은 다 따라하면서도, 자녀를 위한 재정교육은 그렇게 따라하지 못하는게, 여전히 우리 부모세대처럼 자식에게 다 퍼주겠다는 마인드는 위험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물론 퍼주고 싶어도 없는게 문제다.)
특히 돈과 관련해서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는 점, 돈을 상과벌로서 활용하지 말라는 점 등 사소한 팁들도 담겨있다. 집안일을 도와줄 때 수고비를 무조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특정한 일에 대해 건당 계산하라는 구체적인 팁까지.
지난주 금융 이해력이 생존지식이라는 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부모의 지식과 의지에 따라 자녀가 부를 획득할 확률이 달라진다면, 나는 그에게 줄 수 있는 '부'는 없어도 '지식과 의지'는 어떻게든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유용했다.
전반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여성을 위한 조언은 나를 좀 불편하게 했지만, 아이들을 위한 경제 교육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하는 나의 고민에는 유용한 책이었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돈들을 자녀의 이름이 아니라 당신의 이름으로 모아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천사 같은 아기 피터‘가 ‘버르장머리 없는 피터 녀석‘으로 변해 버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276
무엇보다도 돈을 사랑과 연계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런 말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엄마는 널 무척 사랑해. 그래서 너한테 용돈을 더 많이 주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돈으로 사랑과 우정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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