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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 뇌를 스캔하는 신경과학의 현재와 미래
존-딜런 헤인즈.마티아스 에콜트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인간의 생각을 읽는 기술, 브레인 리딩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브레인 리딩의 결과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다. 과도한 기대를 조장하는 미디어로 인해 우려를 하지만, 사실 그 수준까지 이르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의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소개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에 흥미롭게 읽었다.
브레인 리딩으로 꿈을 읽어낼 수 있다면? 인식, 상상, 꿈, 기억, 감정, 무의식 등에 접근하려면 뇌 활성패턴을 읽어야 하는데, 전제조건은 뇌 활성 패턴을 컴퓨터가 미리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2017년 페이스북은 키보드 없이 뇌에서 곧바로 텍스트와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언론에서는 "페이스북이 생각을 읽으려 한다", "세계 최대 온라인 네트워크는 앞으로 생각을 곧바로 텍스트로 옮기고자 한다"며 유난을 떨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발표한 것은 브레인 리딩이 아닌, 브레인-컴퓨터 인터페이스(BCI)라는 기술을 통해 뇌 활성을 읽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인간과 기계의 밀접한 협력이 필요하다. BCI는 무작위로 읽지 않기 때문에, 명령을 문자화하려면 특정 동작을 상상해야 한다. 따라서 BCI가 정말로 일을 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특히나 뇌 신호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 뇌 활성을 읽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뇌 활성 패턴을 읽어 범행 계획을 미리 알아낸다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까? 아직은 기초연구단계에 머물렀지만, 가능할 수도 있다. 책에서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예를 들었다.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된 남편이, 불륜남과 함께 있는 아내를 목격하고, 아내를 죽이려 가위를 가져오고 살해 직전에 체포된다.
현실에서는 범죄가 실제로 이루어져야 처벌 가능하기 때문에, 단순히 생각을 읽은 것만으로는 처벌하기 힘들다. 만약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는 과연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브레인 리딩은 상당히 흥미로운 기술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자극기를 이식하여 일상적 움직임을 개선할 수도 있고, 신경 의수족에서 큰 진보를 보여줄 수도 있다. 특히 파킨슨 병의 경우는 제품 출시를 생각할 수 있는 완성된 기술이라고 한다. 반면 일론 머스크나 레이 커즈와일이 꿈꾸는 임의의 생각을 읽는 보편적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순전히 허구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기술로는 뇌 활성의 다층적 파악이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쨌든 브레인 리딩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 수준, 그리고 사람들이 꿈꾸는 아이디어, 이 모든 것들이 가진 잠재성과 위험을 생각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브레인 리딩처럼 큰 관심을 끄는 주제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기대감이 과도하게 높아져서, 실험 결과가 심하게 과장될 위험 말이다. 이 책은 오늘날 실제로 무엇이 가능하고, 도전 과제와 걸림돌은 무엇이며, 더 나아가 뇌과학과 브레인 리딩의 한계가 무엇인지 알리고자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무엇이 실현 가능한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으리라.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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