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자친구를 잃은 여자와, 여자친구의 바람을 목격한 남자가 메시지로 연결되어 만나기까지의 러브스토리. 둘이 만나기까지 여정이 흥미로워서, 금새 읽었다. 

영화 <세렌디피티>가 떠올랐다. 운명적인 사랑이라 생각해서 그런걸까. 

_ 운명의 계시죠. 사랑은 운명처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게 다가오는 거예요. <세렌디피티>

어쨌든 이 소설에서도 클라라는 죽은 남자친구의 핸드폰으로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벤은 그 번호로 메시지를 받게 되고. 우연은 선물같은 인연을 만들어주고.  

요즘 같이 틴더로 쓱쓱 사진을 골라보며 연락하고 만나는 세상에서, 이런 옛날 영화같은 스토리가 왠말인가. 역시 원작인 독일 소설을 찾아보니, 2009년 출간작이다.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우연이 만들어주는 인연이 요즘 같은 세상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니 2016년 독일 영화를 소니픽처스가 리메이크해서 <Love Again>으로 만들고, 조만간 5월12일에 개봉하는게 아닐까. 21년에 촬영을 마쳤다는데, 올해 개봉하는건 코로나 영향인가 싶기도;;;

소설을 다 읽고 영상이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소니픽처스가 올린 예고편만으로도 기대된다. 샘 휴건 남자배우도 좋지만, 셀린 디옹이 참여해서 음악 역시 기대된다.

사랑은 늘 읽고 싶은 소재다. 설령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사람의 행동양식이 바뀌어 예전같지 않다 하더라도, 여전히 <유브갓메일>과 같은 사랑에 대한 마음은 가슴 한 구석에 있는게 아닐까 싶다.  


"누가 알겠어? 어쩌면 이게 전부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걸 말이야." - P3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마약을 마지막으로 했던 날이 기억난다. 당시 나는 몇 달 동안 계속 나한테 정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믿었다. 내가 직접 마약을 산 것 아니니까 괜찮다고 변명했다. 그렇게 계속 현실을 부정하기란 생각보다 쉬웠다. 이때까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늘 중독성 강한 마약을 썼는 데 마약은 친목을 위한 도구이지 내가 중독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날은 달랐다. 나는 새벽 다섯 시에 지저분한 욕실에 혼자 있었다. 유리관 속 메스암페타민 조각과 함께 나의 남아있던 자아 파편이 타들어 갔다. 하얀 연기가 긴 관을 통해 빙빙 돌자 나한테 문제가 있나 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그림자를 마주한 건 바로 그 때였다. (p.104) 


저자 브릿 프랭크는 임상 심리학자이자 심리 치료사. 그녀는 20대에 마약, 관계 중독, 자기 부정 사이를 오가며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렸다고 한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우울증, 경계성 인격 장애, 섭식 장애를 모두 극복했다고 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생각났다. 슬픔과 기쁨이 공존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다양한 감정의 역할이 있음을 알려주는 감동적인 영화였다. 기쁨만 가득한 기억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 슬픔을 꾹 참고 살 수도 없는 일이다. 무기력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무기력한 것에 부정적인 감정을 이입하면 오히려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이를 신호로 받아들이고, 쉼이 필요하거나 충전해야할 시기라는 것을 인지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_ 브레네 브라운은 우리의 불완전함 깊숙한 곳이 선물이 있다고 가르친다. 그녀는 자신의 저서 <대담하게 맞서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유대는 오로지 우리가 불완전한 자아를 세상에 드러낼 때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의 소속감은 자기 수용 수준을 절대 뛰어넘을 수 없다." (p.48) 


브레네 브라운의 <마음 가면>을 읽고난 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에서 또 만날 줄이야! 브라운 박사는 <마음 가면>에서 취약성, 수치심 등에 맞서 '마음 가면'을 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이야기했다. 

이 책에서는 무기력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나, 내키지 않으면 근본 원인까지 찾을 필요는 없다고. 무기력은 치료할 문제가 아닌,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로 받아들이면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_ 정신건강 증상은 미충족 욕구에 대한 창의적인 징후다. 우리는 게으르거나, 미치거나, 동기부여가 안 된 게 아니다. 무기력에서 벗어난답시고 절벽에서 뛰어내릴 필요가 없다. 작은 발걸음을 내디디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핀 다음, 또다시 한걸음을 내디디라. 그 과정에서 자축하는 일도 잊지 말라. (p.314) 


<인사이드 아웃>의 라일리처럼 어른이 되어도 다양한 감정 표현을 모두 수용하지 못할 때도 있고,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도 있다. 그럴 때 몸은 신호를 주기 마련이다. 그 때마다 자신을 자책할 필요는 없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무기력은 나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누군가에게 들으면 힘이 날 것 같은 말이다. 나 역시 누군가 무기력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줘야겠다.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화살을 당신 자신에게 돌리지 말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 가면 - 수치심, 불안, 강박에 맞서는 용기의 심리학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흔히들 취약성을 '나약함'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가장 큰 오해다. (p.45) 


취약성은 나약함과는 다르다고, 진실과 용기에 더 가깝다고 한다. 나의 취약점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것은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나의 경우 취약점이 무엇인지, 즉 용기를 내어 말한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니 어떠한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스스로 완벽을 기대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이나 걱정에 대해 어쩌면 생각보다 많이 덮어두고 지나가는 날이 많았던 것 같다.
 

웅답하라 3월 미션으로 받은 질문은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나만 아는 취약함이 있는지, 그 취약함을 장점으로 바꿔서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내 경우에는 누군가의 마음을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하는 취약점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나의 마음을 온전히 열어서 보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즉 나로서는 감정기복이 크지 않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성격의 장점을 지니게 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부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엄마는 나에게 많은 실망을 표현하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아마도 나의 부주의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 역시 최근에는 엄마에게 미주알고주알 예전 같았으면 하지 않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 내가 미흡했는지 기억을 복기하며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말로 표현하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 가족간에도 이리 쉽지 않은 것을, 하물며 타인에게 하는 것이란 얼마나 힘들지.  

_ 어릴 적에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취약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취약성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 매들린 렝글 (p.57)


나는 여전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죽기 전까지 그렇지 않을까. 


또한 책에서는 여자들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외모와 모성애를 손꼽았다. 예나 지금이나 아름답지 않은 것에 대해서, 엄마로서 역할을 얼마나 잘 하냐에 대해서 여자들은 그 기대에 부흥하려 한다고. 

남자의 경우에는 '약한 사람으로 보이지 말라'는 수치심의 덫에 걸리기 쉽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남자는 울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 어쩌면 자기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약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란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용기와 공감 능력을 지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든, 미처 못 해낸 일이 얼마나 많는 나를 긍정해주는 것이다. (p.15, 프롤로그) 


이 책은 취약성, 수치심 등에 맞서 '마음 가면'을 쓰지말고 있는 그대로의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이야기한다. 멀티 페르소나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한번쯤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진짜 내 마음이 편치 않을 때 찾아오는 번아웃과 공황장애 등의 질병은 '가면' 뒤에 진짜 나를 보살피지 않아서 그런게 아닐지. 진짜 나를 보살피기 위해서는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취약성을 인정하고 감정에 솔직해지며,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눌 것, 이 모든 것들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대 아닐까 싶다.



※ 웅진지식하우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발상 트렌드 2023 - 메가 트렌드를 뒤집는 역발상 전략 15
민병운 외 지음, 서강 트렌드 사이언스 센터 감수 / 부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기존 트렌드 책들을 정리하고, 그 해의 트렌드를 역발상으로 뒤집은 책이다. 매년 10월 쏟아져나오는 모든 트렌드 책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발빠르게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리만으로는 부족하니, 그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_ 사람들을 세대로 나눠서 분류하고 정형화시키는 것은 '세대 가스라이팅' 일 수 있다. (p.31)


미디어가 앞다퉈 말하는 MZ세대, 회사에서도 'MZ세대를 위한' 타이틀로 오더가 떨어지면, 과연 MZ에 대해 다 이해하고 있는건가 싶다. 세대는 이해가 아닌 오해의 수단일 수도 있다. 책에서는 세대가 아닌 '시대'를 보라고 한다. 나이가 적든 많은 자기 자신을 확실히 하고자 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시대이기 때문. 세대 구분이 없는 '열정 경제'라는 키워드를 꺼내며, 사람들이 취미에 투자하고 온라인 교육이 아닌 취미 클래스 시장이 커지는 것을 주목하라고. 


어쩌면 나이는 가장 쉽게 타겟팅할 수 있는 카테고리일뿐, 개개인을 이 카테고리에 넣는다는 것이 이제는 무색한 시대이기도 하다. 소비자를 위하기보다는 기업들이 편하게 마케팅할 수 있는 수단이라 여전히 파워풀하게 오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_ 직장인들이 회사에 기대하는 것은 주4일제와 워케이션과 같은 제도가 아니다. 어쩌면 직장인들은 자신이 도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성장하고 싶고, 그것을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서포트해 주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p.115) 


주4일제와 워케이션이을 부러워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에는 그러한 제도가 아니라, 그러한 제도가 용인되는 조직문화에 있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아닌 직장은 재택조차 자유롭지 못하며, 재택하는 동안에는 더 번거로운 리포팅으로 인하여 재택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식을 주기도 한다. 


물론 직책을 없애고, 자율 좌석으로 앉는 등 눈에 띄는 모양새를 도입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보고해야하는 직급체계는 여전히 존재하고, 톱다운식 명령에 복종해야하는 체제가 여전하다면, 제도 역시 무용지물일 뿐이다. 


우리 회사도  오래 전부터 조직문화 개선에 힘쓰고 있고 여러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나아지고 있지만, 자율적인 조직문화와는 좀 다르다. 자율적인 조직문화는 탑다운으로 내릴 수 있는 문화도 아니고(그러기도 쉽지 않고), 그러한 문화를 위해서는 직원 역시 호응해야하는 문제다. 오히려 임원의 성향에 따라 좀 더 자율적이기도, 아니기도 하게 된다. 



이 책은 기존 트렌드책에서 제시했던 트렌드에 의문을 품고 그 배경이나 맥락을 설명한다. 그런데 기존 트렌드책 역시 트렌드만 제시하는 것이 아닌 그 배경이나 맥락을 설명한다. 그래서 트렌드책의 차별화 측면에서 약간 의아했다. 


또한 메가 트렌드와 역발상 트렌드, 이 역시 달의 앞뒷면과 같은게 아닌가 싶다. 이쪽에서 보면 이렇게 설명이 되고, 저쪽에서 보면 이렇게 설명 가능한. 어느 하나가 틀렸다기 보다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는 관점의 차이다. 그런 점에서 역발상이라는 단어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한번 읽어보며 관점의 밸런스를 잡는 것은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 역시 다른 트렌드 책처럼 수많은 예시를 들며 설명하기 때문에, 나로서는 업무와 관련하여 여러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트렌드 책이 주는 이점 중에 하나가 내가 몰랐던 사회 현상, 또는 누군가 멋지게 선보인 사례 등을 알려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케팅 또는 신사업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단편적인 예시들이지만 우리가 보통 어떤 제도나 신조어가 생겼을 때 그것들이 생긴 맥락과 배경을 무시하고 단지 그것이 트렌드라고 해서 도입하면 제도와 현실의 괴리에 따라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1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사람들이 우리를 추종하거나 존경하거나 추앙하거나 칭찬하거나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도록 허락해주는 상태, 이것이 지위다. 이런 상태는 우리를 기분 좋게 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p.29)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지위를 향한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고, 각종 사례를 들며 지위 게임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_ 우리의 뇌에 지위는 산소나 물만큼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지위를 잃으면 무너진다. (p.38)


가장 단순하게 회사라는 조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승진을 통해 위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연봉을 받고, 경영진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기에 마치 자신이 명성을 쌓은 것과 같은 느낌. 게다가 조직은 인센티브를 통해 '상대적' 보상으로 그냥 더 많이 받는게 아닌, 주변 사람보다 더 많이 받게될 때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구조를 취한다.


퇴직하는 임원이 짐정리를 하기 전 인사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인생의 상당 부분을 회사와 한몸이 되어 일하다가, 어느 순간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마치 뒷통수를 맞은 것 같다는 표현으로 억울함을 내비쳤다. 영원할 수 없는 지위 게임에서, 마치 자신은 늘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나로서는 놀라웠다.


그토록 많은 직원을 집에 보내는 결정을 했던 그는 자신만큼은 다른이들과 다르게 퇴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걸까. 그 억울함에 나는 동조 해야하는 것인지, 위로의 말을 전해야하는지 몰라서 듣고만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인간의 뇌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지위 게임에도 특화되어, 나 자신만큼의 서사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게 아닐까. '역지사지'라는 말은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말인지도 모른다.



_ 따라서 뇌는 세상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만들어낸다. 다음으로 그 경험의 중심에 우리를, 자아를 놓는다. 뇌는 영웅을 만드는 장치로서 자아라는 환상과 이에 대한 흥미로운 서사를 지어내서 인생을 희망의 땅으로 가는 여정으로 설정한다. (p.41)


<인피니트 게임>에서 사이먼 시넥은 인생은 유한 게임이 아닌 무한 게임으로 살아갈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윌 스토는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며, 절대로 충족되지 않는 지위 욕구로 인해 완벽하게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_ 지위의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승리하든 끝까지 만족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p.127)

비틀스 멤버였던 폴 메카트니를 그 예로 들었는데, 그는 음반의 라벨과 커버에 공동으로 작곡한 곡이 "레넌-매카트니"로 표기된 점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한다. 1976년 <윙스 오버 아메리카> 음반에 수록된 비틀스의 5곡을 매카트니-레넌으로 표기했고, 2002년 <백 인 더 유에스> 음반에서 모든 곡에서 이름의 순서를 바꿨다고.

_ 사실 SNS는 지위를 위한 슬롯머신이다. (p.124)

어쨌든 사람들의 지위 욕구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슬롯머신처럼 만들었고, SNS 역시 그러하다고.스마트폰과 SNS에 집착하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보면, 이렇게 중독적이도록 설계한 것 역시 기술자들이겠지만 인간의 본성 자체도 작용했기에 그런 것일테다. SNS 팔로워 수가 지위 게임에서의 명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쉽게 지위를 추구할 수 있고, 인플루언서와 서로 소식을 나누는 것 역시 즐거움을 주는 본능적인 것임을...


그래서 이 게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현실적으로 게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빈방에 들어가 그 안에만 머무는 것이다."(p.62)라는데. 저자가 말하는 방법은 마지막 챕터에 나온다.


_ 인생은 이야기가 아니라 결승선이 없는 게임이라는 진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최후의 승리가 아니라 단순하고 소박한 과정이다. 끝없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며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누구도 지위 게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승리해서도 안 된다. 인생의 의미는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 것이다. (p.406)

피할 수 없는 현실과 지위를 향한 욕구를 이 책 내내 설명하더니, 결국 승리하는 방법은 없으니 과정을 즐기라고 한다. 결국 <인피니트 게임>을 읽었을때와 마찬가지로, 유한게임식 경쟁에서 무한게임식 사고를 갖는 연습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것인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