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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 트렌드 2023 - 메가 트렌드를 뒤집는 역발상 전략 15
민병운 외 지음, 서강 트렌드 사이언스 센터 감수 / 부키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기존 트렌드 책들을 정리하고, 그 해의 트렌드를 역발상으로 뒤집은 책이다. 매년 10월 쏟아져나오는 모든 트렌드 책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발빠르게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리만으로는 부족하니, 그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_ 사람들을 세대로 나눠서 분류하고 정형화시키는 것은 '세대 가스라이팅' 일 수 있다. (p.31)
미디어가 앞다퉈 말하는 MZ세대, 회사에서도 'MZ세대를 위한' 타이틀로 오더가 떨어지면, 과연 MZ에 대해 다 이해하고 있는건가 싶다. 세대는 이해가 아닌 오해의 수단일 수도 있다. 책에서는 세대가 아닌 '시대'를 보라고 한다. 나이가 적든 많은 자기 자신을 확실히 하고자 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시대이기 때문. 세대 구분이 없는 '열정 경제'라는 키워드를 꺼내며, 사람들이 취미에 투자하고 온라인 교육이 아닌 취미 클래스 시장이 커지는 것을 주목하라고.
어쩌면 나이는 가장 쉽게 타겟팅할 수 있는 카테고리일뿐, 개개인을 이 카테고리에 넣는다는 것이 이제는 무색한 시대이기도 하다. 소비자를 위하기보다는 기업들이 편하게 마케팅할 수 있는 수단이라 여전히 파워풀하게 오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_ 직장인들이 회사에 기대하는 것은 주4일제와 워케이션과 같은 제도가 아니다. 어쩌면 직장인들은 자신이 도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성장하고 싶고, 그것을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서포트해 주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p.115)
주4일제와 워케이션이을 부러워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에는 그러한 제도가 아니라, 그러한 제도가 용인되는 조직문화에 있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아닌 직장은 재택조차 자유롭지 못하며, 재택하는 동안에는 더 번거로운 리포팅으로 인하여 재택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식을 주기도 한다.
물론 직책을 없애고, 자율 좌석으로 앉는 등 눈에 띄는 모양새를 도입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보고해야하는 직급체계는 여전히 존재하고, 톱다운식 명령에 복종해야하는 체제가 여전하다면, 제도 역시 무용지물일 뿐이다.
우리 회사도 오래 전부터 조직문화 개선에 힘쓰고 있고 여러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나아지고 있지만, 자율적인 조직문화와는 좀 다르다. 자율적인 조직문화는 탑다운으로 내릴 수 있는 문화도 아니고(그러기도 쉽지 않고), 그러한 문화를 위해서는 직원 역시 호응해야하는 문제다. 오히려 임원의 성향에 따라 좀 더 자율적이기도, 아니기도 하게 된다.
이 책은 기존 트렌드책에서 제시했던 트렌드에 의문을 품고 그 배경이나 맥락을 설명한다. 그런데 기존 트렌드책 역시 트렌드만 제시하는 것이 아닌 그 배경이나 맥락을 설명한다. 그래서 트렌드책의 차별화 측면에서 약간 의아했다.
또한 메가 트렌드와 역발상 트렌드, 이 역시 달의 앞뒷면과 같은게 아닌가 싶다. 이쪽에서 보면 이렇게 설명이 되고, 저쪽에서 보면 이렇게 설명 가능한. 어느 하나가 틀렸다기 보다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는 관점의 차이다. 그런 점에서 역발상이라는 단어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한번 읽어보며 관점의 밸런스를 잡는 것은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 역시 다른 트렌드 책처럼 수많은 예시를 들며 설명하기 때문에, 나로서는 업무와 관련하여 여러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트렌드 책이 주는 이점 중에 하나가 내가 몰랐던 사회 현상, 또는 누군가 멋지게 선보인 사례 등을 알려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케팅 또는 신사업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단편적인 예시들이지만 우리가 보통 어떤 제도나 신조어가 생겼을 때 그것들이 생긴 맥락과 배경을 무시하고 단지 그것이 트렌드라고 해서 도입하면 제도와 현실의 괴리에 따라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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