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면 - 수치심, 불안, 강박에 맞서는 용기의 심리학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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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흔히들 취약성을 '나약함'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가장 큰 오해다. (p.45) 


취약성은 나약함과는 다르다고, 진실과 용기에 더 가깝다고 한다. 나의 취약점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것은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나의 경우 취약점이 무엇인지, 즉 용기를 내어 말한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니 어떠한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스스로 완벽을 기대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이나 걱정에 대해 어쩌면 생각보다 많이 덮어두고 지나가는 날이 많았던 것 같다.
 

웅답하라 3월 미션으로 받은 질문은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나만 아는 취약함이 있는지, 그 취약함을 장점으로 바꿔서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내 경우에는 누군가의 마음을 세심하게 헤아리지 못하는 취약점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나의 마음을 온전히 열어서 보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즉 나로서는 감정기복이 크지 않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성격의 장점을 지니게 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부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엄마는 나에게 많은 실망을 표현하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아마도 나의 부주의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 역시 최근에는 엄마에게 미주알고주알 예전 같았으면 하지 않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 내가 미흡했는지 기억을 복기하며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말로 표현하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 가족간에도 이리 쉽지 않은 것을, 하물며 타인에게 하는 것이란 얼마나 힘들지.  

_ 어릴 적에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취약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취약성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 매들린 렝글 (p.57)


나는 여전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죽기 전까지 그렇지 않을까. 


또한 책에서는 여자들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외모와 모성애를 손꼽았다. 예나 지금이나 아름답지 않은 것에 대해서, 엄마로서 역할을 얼마나 잘 하냐에 대해서 여자들은 그 기대에 부흥하려 한다고. 

남자의 경우에는 '약한 사람으로 보이지 말라'는 수치심의 덫에 걸리기 쉽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남자는 울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 어쩌면 자기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약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란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용기와 공감 능력을 지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든, 미처 못 해낸 일이 얼마나 많는 나를 긍정해주는 것이다. (p.15, 프롤로그) 


이 책은 취약성, 수치심 등에 맞서 '마음 가면'을 쓰지말고 있는 그대로의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이야기한다. 멀티 페르소나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한번쯤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진짜 내 마음이 편치 않을 때 찾아오는 번아웃과 공황장애 등의 질병은 '가면' 뒤에 진짜 나를 보살피지 않아서 그런게 아닐지. 진짜 나를 보살피기 위해서는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취약성을 인정하고 감정에 솔직해지며,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눌 것, 이 모든 것들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대 아닐까 싶다.



※ 웅진지식하우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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