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산모 수첩
야기 에미 지음, 윤지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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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rt - p.80

 

● p.57

일이 익숙해지면서 담당 업무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이런 이름 없는 일들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중간에 남자 신입 사원이 몇 명 입사했고 거래처 담당이 바뀌었음에도 이름 없는 일은 여전히 내 몫이었다자연스럽게 퇴근 시간도 점점 늦어지기 시작했다이릉 마치고 매일 들르는 역 앞 슈퍼에 가면 회가 화석처럼 말라 있었다하다못해 계산대 맞은편의 자율 포장대에 비치돼 있는 젖은 수건마저 버석버석하게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부당한 업무에 저항하기 위해 선택한 시바타의 가짜 임신유일한 여직원이란 이유로 사무실의 커피는 물론 온갖 잡일을 당연하다는 듯이 해야 했던 그녀는 어느 날 이 모든 일을 거부하기로 한다하지만 그녀의 거부 방법이 과연 옳았나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그녀는 임신으로 인해 정시 퇴근과 함께 업무 이외의 잔일에서 제외될 수 있게 된다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행이라고 느껴야만 한다면 그동안의 착취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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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사회 -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에 대하여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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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노블 골드 캐슬 아파트 부녀회의 비밀위대한 방옥숙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이제 주거의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계급 혹은 경제력의 상징이며 더 나아가서는 밝은 미래의 단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현재 삶의 만족도는 물론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주는 '아파트 값'에 진심이 그녀들의 부녀회 멤버들의 연대는 여러 각도에서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해석 가능하다.

 

¶ 11.몸으로 만나는 여탕의 세계여탕보고서 급한 목욕

금기는 호기심을 자극시킨다여탕이라는 공간은 남자들에게는 금기의 공간이다그런 공간을 여과없이 내보내는 웹툰은 생각만큼 자극적이지 않아 오히려 놀랍다그러면서 그녀들의 몸이 아닌 그녀들의 대화에 집중하게 된다.

 

¶ 12.여적여는 어떻게 연대로 변하는가동백꽃 필 무렵

남자와 남자여자와 여자여자와 남자...모든 관계는 공존과 각자도생의 균형이 맞아야 인정욕구에 시달리지도밑도 끝도 없는 불안에 잠식되지도 않을 수 있다(p.168)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어떤 형태의 관계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어떤 자세로 대하는 관계냐가 중요한 것이다동백이가 옹산 게장 골목의 억센 여인네들로 부터 보호를 받는 존재가 된 것은 그녀들의 가치관과 동백이의 가치관이 같았기 때문이다또한 '엄마'라는 공통의 이름으로 불리는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 15. 잘봐언니들 싸움이다스트릿 우먼 파이터

그녀들이 멋지게 느껴진 이유는온전히 자신들의 열정과 힘으로 자신들은 물론 그녀들을 따라올 다음 세대에게도 자리를 다져주었기 때문이다매 배틀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과 자부심은 '행복한 얼굴'의 정석을 보여준다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댄서들이 실력에 상관없이보수에 상관없이 언제까지나 리듬에 몸을 맡길 것 같이 느껴진 것은 그녀들이 그걸 정말 즐긴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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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여 오라 - 제9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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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살 ...가혹하게 마구 죽임

 

● p.85/제주 4.3

19473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많은 제주의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을 말한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삼일절 기념행사에서 경찰의 발포로 민간인 6명이 사망한 것이 발단이 돼 시작됐다경찰의 발포에 항의하는 제주도민을 미 군정이 체포하면서 탄압에 나섰고이로 인해 제주도민과 미 군정-경찰-서북청년단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증폭되었다미군 철수와 단독선거 반대을 주장하며 남로당이 한라산을 근거지로 무장투쟁을 전개하였고이에 제주 전역에 계엄령이 선포되며 무력 충돌이 계속되면서 제주 도민들까지 희생되었다군사정권 때까지도 '북한의 사주에 의한 폭동'으로 규정되며 제대로된 피해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 p.82/ 보스니아 무슬림 학살

보스니아 내전 중 터진 인종 청소의 일환으로 자행된 학살 사건이다. 19934스레브레니차는 UN에 의해 '안전지역'으로 선포되었으나 1995년 7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인들을 대표하는 군대가 이 도시를 점령 수일 동안 8천명의 무슬림들을 살해하였다스레브레니카는 세르비안인들이 정복한 영토 중 유일한 무슬림 거주지였다. UN의 네덜란드 평화군이 주둔해 있었으면서도 세르비아의 무슬림 학살을 막지 못했다

 

● p.123/ 드리나강의 다리

크로아티아 소설가 이보 안드리치가 1945년 발표한 장편 역사소설이다보스니아 이야기』 『사라예보의 여자』 로 이루어진 3부작 역사소설의 첫 작품이다발칸반도의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의 경계에 위치한 소도시의 중심에 흐르는 드리나강이 강의 한편에는 터키계 이슬람 세력이그 반대편에는 세르비아정교회 세력이 살고 있다이들의 종교적 갈등과 분쟁을 작품 속에서 잘 다루고 있으며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196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 p.133/ 아르메니아 학살 사건

오스만제국 당시 이스탄불과 아나톨리아 동부에서 이슬람계 튀르크인들이 기독교계 아르마니아인들을 두 차례에 걸쳐 학살한 사건1차 세계대전 중 학살사건이다현대사의 첫 조직적 학살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 p.185/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1923년 91일 오전관동 지역에 초강력 지진이 발생했다재닌의 혼란 속에 계엄령이 시행되었고사회 불안 속에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조선인의 학살이 발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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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여 오라 - 제9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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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93
"아직은 좀 혼란스럽지만, 어쩐지 좀 부끄러워졌어. 나는 마음속으로 나의 냉소를 나쟈의 연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이런 감정을 저울로 재고 있었다는 게 한심하더라. 어쨌든, 나의 냉소는 단절이겠지만, 나쟈의 연민은 다른 시작일 수도 있잖아."

▶ 세르비아-크로아티아 갈등은 제주4.3사건과 연결하여  '학살'이라는 키워드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세르비아 정교 신자 집안의 나쟈와 크로아티아의 부코바르가 고향인 마르코는 연인이다. 부코바르는 세르비아 독립전쟁 도중 세르비아군에 의해 학살이 자행된 곳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큰 학살이자 전쟁범죄가 발생한 도시이다. 나쟈는 자신의 조상들이 행한 학살에 대해 마르코에게 사과하려 하고, 마르코는 나쟈의 언급이 둘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여 회피하려고만 하다가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두 연인의 지나간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내가 행한 행동은 아니지만 자신의 앞 세대의 과오를 사과하고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려는 나쟈의 태도와 그런 상대를 삐뚤어지게 받아들이지 않고 진심을 바라보는 마르코의 태도로 두 연인의 사랑이 오래도록 지속될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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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여 오라 - 제9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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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12
바다에서 건진 엄마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무거운 납 띠를 매고 있었다. 이장은 차마 자살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나를 화장해서 고향 바다에 뿌려주겠니?


▶ 메리 노튼이라는 20세기 영국 작가의 작품 중 [마루 밑 바로우어즈]라는 책에서는 인간들의 물건을 '빌려쓰는' 쥐처럼 작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무언가에 잔뜩 겁을 먹고 숨어지내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점점 더 작아지고, 깊은 데에 숨어 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작은 사람들이 '바로우어즈'들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숨어지내는 유대인들을 생각하며 썼다는 비하인드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냉전시대에 '빨갱이'로 낙인 찍힌 사람들과 그들 가족이 겪었을 두려움과 무력감을 『밤이여 오라』의 한나 어머니의 자살에서 느낀다. 그녀의 죽음은 공포에 질려 작아졌을지도 모르는 '바로우어즈'들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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