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증보판 고독한 미식가 1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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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미있는 드라마중에 "신데렐라 언니"가 있다. 내용 중에 배우 천정명이 서자로서 아버지에게 그리고 새어머니와 그 가족에게 냉대를 당하는 설움과 외로움을 안고 죽은 친어머니의 무덤앞에서  힘들어하다가 돌아와서는 자신을 맞는  문근영에게 이렇게 말한다.

"배고파...!"

단지 배가 고파 하는 말이 아니리라...시장기는 너무나 자주 애정에 대한 갈망과 일치한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잘 먹는다는게 중요하다. 혼자 먹는 식사가 부실할수록  내면의 외로움이 커지니까... 그래서 개인생활이 중요시되는 일본과 유럽등에서는 맛을 쫒아 미식여행을 하는 독신들이 많다. 외로움을 음식으로 푸는 고독한 미식가들...!

 

그런 미식가의 일기를 역시 만화의 나라인 일본답게 만화로 펴냈다.

"14세"란 명품만화의 작가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을 그렸는데 작가의 이름에 걸맞는 장인만화라고 할까. 컷 하나하나에 실력과 정성이 잔뜩 들었다. 전쟁, 슈퍼영웅, 사랑, 스포츠 얘기도 아닌 독신 사업가의 조용한..때로는 밋밋하다고 할수 있는 생활속 미식일기를 이렇게 만화로 그리는 나라는 역시 일본밖에는 없을 것이다.

어색하게 들어간 낯선 식당에서의 맛있는 음식부터 소멸해가는 낡은 식당의 정성들였지만 사라질게 뻔한 음식...그리고 음식은 맛있지만 주방분위기의 험악함에 화가난 다툼까지...

미식을 주제로,때로는 소재로 하여 하루하루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분위기이다.

조금 심심하다고 할수는 있겠지만 대신 남는 여운이 있다. 만화를 보면서 여운을 가진다는건 대단하다. 일본이니까 가능한 이런 문화를 이젠 우리나라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출간된지 15년이 된 만화지만 전혀 오래됬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그만큼 작가 다니구치 지로의 그림실력과 연출은 빼어나다. 그리고 또한 놀란 점 하나는 이 만화를 출간한 출판사 이숲의 부록이다.

고독한 미식가 본편에서 소개된 도쿄의 맛집 가이드라는 얇은 책이 있길래 그저 위치나 알려주겠지 하고 큰 기대없이 봤는데 놀랐을 정도니까.

고독한 미식가에서 나온 음식점들을 출간시점에서 기자(?)가 일일이 찾아다녀 작가의 스토리가 사실인지 그 음식점은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인기있는 책을 다시 출간하는 정도가 아니라 부록을 따로 만들어 본편의 의미를 확장시켜주는 정도의  하는  출판사라면 그 존재의미는 확실하다.

어떻게?  책장사를 하는 곳이 아닌  문화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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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
김별아 지음, 오환 사진 / 좋은생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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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김별아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미실이란 장편소설로 거액의 상금을 받고 화려하게 부상한 작가라는 정도? 신라시대의 숨겨져있던 존재 미실을 관능적으로 또한 새로운 관점으로 조명했다는 얘기에 그 책을 보고도 싶었지만 뭐랄까..신문지면에 매일 크게 광고하는 책에는 오히려 손이 가지 않는 삐딱한 성격이라 그렇게 읽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 작가가 에세이를 썼다. 그것도 좋은 생각 출판사로...다소 화려하고 대중적이지 않을까 라는 선입관을 가졌는데 의외였다. 책은 에세이이긴 하지만 다소 새로운 스타일의 서평모음이라고 할까.

전반부는 책을 읽고 난 소감을, 후반부는 시를 읽고난 감상을 자신의 생활속에서 에세이로 녹여냈다.

 

좋은책을 소개받는건 즐겁다. 하지만 왜 좋은지 그게 내 맘에 와닿을지가 문제다.

그녀는 자신이 읽고 감명받은 책이 이래서 좋더라..하고 잔잔히 이야기한다.

같이 그 책을 읽게 되는 기분이라고 할까. 이렇게 좋은책이 있었구나..그녀는 이런점을 느꼈구나..

나도 어서 읽어야겠다 라는 기분이 든다. 좋은 책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해박함과 지성을 자랑하느라 부러 어렵게 길게 말하는 감상들 속에서 김별아 그녀의 서평 에세이는 진솔하고 소박하다. 깊은 울림이 있다.

 

후반부 시를 모티브로 쓰는 에세이들은 전반부  책에 비해 다소 어렵고 추상적이다.

그녀가 소설가로서 시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다소 힘이 들어가서인지 읽는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시가 왜 중요한지..왜 시를 읽어야하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현대 시중에 이런 좋은 시들이 있었구나..하고 알게 되는것도 소득이다.

 

김별아..아무이유없이 가졌던 편견과 선입관으로 읽지 않았던 그녀의 작품들..

특히 미실이 읽고 싶어진다. 인생과 글에 대해 이런 진실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진 작가라면 미실..그 책에도 분명 인간의 숨결이 흐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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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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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다. 목소리도 때때거리고 말투도 이상해서 인기가 영 없었던 담임이 어느날 약간은 수줍게 또 약간은 자랑하고 싶은듯이 자신은 시인이라고 고백했다. 시집도 냈다면서 제목과 구절을 읊는데 선생님이 시인이라는 것에 놀라기도 했고 평범한 그녀의 내면에 다른 면이 있다는게 흥미롭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 눈치를 보며 조금은 비굴하고 조금은 허영적이던 그녀의 모습에 자기멋에 시 몇자 들고 나왔구나 하고 떨떠름.. 비아냥 거리던 그때가 생각난다.

 

고등학교 시절..그때는 왜 그리 모든게 불만스러웠는지..삐딱할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이 이해가 가면서도 또한 드세고 반항적인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휘청거리던 그 선생의 모습과 그 속에서도 시를 쓰고 싶어하던 마음이 조금은 이쁘면서 안스럽다.

만약 내가 초등학교..그러니까 세상 더러운 때를 알기전..그리고 순수한 동심의 그때, 시를 쓰는 선생님을 만났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선생님. 사랑을 담아 아이에게 글로 자기의 생각을 나타내게 이끌어주는 선생님...그런 선생님이  어렸을적 내 곁에 있었다면 난 보다 즐겁고 행복한 사람으로 잘 자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의 작가 김용택 선생님이 그런 분일것 같다. 어린 아이들의 마음 하나하나  스쳐넘기지 않고 신기해하고 이뻐하며 보듬고 빛내는 사람. 엄마없는 아이..아빠없는 아이의 모습에  어깨흔들며 우는 사람. 빡빡 깍은 머리가 재미있다고 달려드는 아이들에게 함께 웃으며 마음껏 머리를 만지게  내어주는 사람.

 

좋은 선생님은 태양과 같은 존재다. 아이가 어릴수록 더욱 그렇다. 그 마음이 가득한 시와 글이 편안하고 이쁘며 아름답다. 김세현 작가가 그린 그림들은 글을 더욱 빛나게 한다. 작가가 직접 그려도 이렇게 마음을 곱게 담아내기 어려웠겠다. 김용택 작가는 김세현 작가에게 술 한턱 내지 않았을까 .

 

그가 교단을 떠나게 되어 아쉽다. 하지만  자연과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더 아름다운 글과  바른 목소리를 내주기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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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절에서 역사적으로 쉬고 오다 - 그 누가 가도 좋을 감동의 사찰 27곳 순례기
이호일 글.사진 / 가람기획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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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날 회사생활중에 "유적답사회"란 동호회에 가입, 1년여정도 활동했다.

전국의 유적, 사찰등을 당일, 또는 1박 2일로 다니며 공부하는 동호회였는데 공부보다는 아무래도 사교및 오락으로 흐른 면이 없지 않지만  ^^ 무대가 워낙 좋았었기에 남는게 있는것 같다.

여러곳을 다녔지만 특히 선운사와 내소사가 뇌리에 남는다.

선운사는 이른 봄,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사이로 후두둑 떨어지는 동백꽃들 속에서

낡고 오래된 역사, 그 자체를 마주치게 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내소사 역시 긴 전나무숲을 지나 나타나는 신비로운 정경으로 

함부로 떠들수 없게 만드는 기품과 분위기가 있었다.

그때는 어린 나이라 그저 분위기만 즐기며 기념사진 찍고 휙 둘러보고 나오는게 대부분이었지만 많은 시간이 지났어도 그 느낌이 아직도 선명한 한장의 사진처럼 뇌리에 남아 그곳을 그리워하게 만드는것, 이것이 감동의 사찰이 가지는 힘일런가.

 

다시 간다면 이제는 뭘좀 알고 찬찬히 흝어보며 음미하고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이책은 알고 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용 사찰 기행책이다.

우리나라 곳곳 이름난 27곳의 사찰을 작가는 혼자. 또는 가족과 다니며 쓴 기행의 형식으로 소개한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상당히 박식하고 성실한 학자라는 느낌이 들만큼 내용이 실하다.그 스물일곱 어느 사찰을 간다하더라도 이책만 있으면  지리부터 역사, 건축의 의미등 모든것을 알 수 있겠다.

 

사찰과 관련된 각종 설화와 일화, 그리고 그 사찰을 찾아갈수 있는 교통편과 좀더 편리한 여행을 위한각종 tip까지...어떻게 보면 정보가 너무나 많고 실해서 예전 학창시절 배웠던 수학의 정석과 성문영어가 떠오르기까지 한다. 아는걸 모두 알려주려는 작가의 정신이 대단하고 고맙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차라리 책을 두세권으로 나누어서 칼라사진을 많이 넣고 활자를 크게 해

이미지와 감성면을 보강했다면 요즘 트렌드에 좀더 부합, 더 많은 인기를 끌수 있을텐데 라는 점이다.

어찌보면 그런 요즘 세태에 맞추지 않고 자신이 아는 모든걸  알려주려는 정직함과 학자로서의 자존심마저 느낄 수 있다.

 

꽉꽉 찬 내용에 비해 술술 읽혀지는 재미에 많은 정보가 버겁지 않다.

어느 사찰을 가게 되든 이책 한권이면 절내 나무기둥의 역사까지 알수 있을것 같아 맘이 든든. 곧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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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 결정적 3년 - 대한민국을 뒤흔든 역설의 재테크
김재인 / 서해문집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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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나와있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역설의 재테크란 문구로 난 이책을 재테크 서적인 줄 알았다. 대한민국 경제 결정적 3년이란 제목을 보고 향후 3년간 돈을 벌 수 있는 몇가지 재테크 기술을 소개한 책으로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일어난 주변 환경의 변화, 세계의 흐름과 그에 따른 국내 경제의 영향 및 향후 예측까지 포함한 광대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경제학 서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책이 다른 경제관련 서적과 다른 점은 통상적인 지식이나 객관적인 내용들이 절반 이상인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일반적인 이론이 실려있지 않다. 분량을 채우기 위한 내용은 없고 최근의 실적이나 도표, 그래픽을 이용할 뿐 저자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는 논조로 일관성 있게 주장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내용은 특히 경제,사회적인 내용인 경우 '신도 모른다'가 정답이지만 여러가지 근거를 들어 저자의 생각을 주장하는 내용의 책은 오랜만에 만났다. 그만큼 저자 자신의 경험과 분석력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나고 그런 점이 이 책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상당히 현실에 가깝다고 는 하지만 비관적인 면에 치우진 점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금융 위기로 인한 세계 주요나라의 막대한 재정 지출,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우려, 아직 끝나지 않은 금융위기에 근거하여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의 우려보다는 세계 경제가 나름대로 대처를 잘 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저자의 예측대로 그대로 진행되지는 않을 가능성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판단은 독자의 몫이고 책은 저자의 생각이 잘 드러나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 책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에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이런 변화무쌍한 주변 환경에서 우리나라가 실행하고 있는 경제 정책, 사회 정책은 매우 실망스럽다. 정부는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선방하고 있다고 홍보가 난무하지만 생각해보라. 위기의 주체인 미국과 서유럽과 세계 경제,금융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한국이 동일 기준으로 비교하여 선방한다고 선전하는 정부는 진정 현실을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4대강 등 막대한 재정 지출을 하고서 감세니 세종시에 목매는 모습을 보면 진정 모르는 것일게다. 헛웃음으로 넘기기에는 대한민국 경제 결정적 3년이 너무 아쉽고 눈 감고 외면하기엔 마음에 편치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않은가? 선거로 대변되는 간접 민주주의 시대의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잘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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