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제20호 - Spring, 2011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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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다닐때는 그래도 가끔 어려운 학술지를 스스로 선택해서 봤던 것 같다. 주로 전공에 대한 잡지나 학회지인 경우가 많았고 전공이 공대인 까닭에 문화, 사회에 대한 학술지는 그 시절에도 접할 기회는 별로 많지 않았다. 나름대로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인데 쉽고 재미있는 책들보다는 어렵지만 스스로 고민해가면서 해석할 여지가 많은 학술지를 읽어야하지 않나라는 허영심과 책임감에 가끔씩이나마 노력을 계속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즉 사회인으로서 바쁘고 피곤해지자 가장 먼저 멀어진 존재인걸 보면 학술지는 정말이지 말 그대로 학-생일때 보는 책인것 같다.
 왜 갑작스레 학술지에 관련한 얘기냐고..이 책 아시아를 읽으면서 들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세계인과 함께 읽는 아시아 문예 계간지-라는 타이틀아래 나온 이 책은....말 그대로 지성이 담뿍 들어간 글로벌한 책이다.아시아를 대표하는, 물론 우리나라 책이니 우리나라의 문인(안중근 의사도 문인이니)들을 중심으로 타고르라든가 나즘 히크메트 라는 생소하지만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이들의 단편들을 실었다. 세계인과 함께 읽는-이란 타이틀 답게 영어가 반이다. 작품들은 다소 어려운것들도 있지만 고급스럽고 훌륭하다. 하지만 역시 어렵다. 아무래도 좋은 문학이라는게 현실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를 해야한다는 사명감이 넘치는 것들이라 그런지 재미 위주보다는 한템포 쉬며 진지한 고민을 나눠야 할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중 김종광 작가의 단편은 무척 재미있었다. 현실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비판들은 해학과 자조적인 위트로 읽는 이를 부담스럽지 않게 했다. 좀 다른 작품들도 많이 이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 적당히 무식하고 바쁜 회사원으로서는 읽기 부담스런 책이다. 아무래도 학생이나 시간은 많은데 진지한 문학공부, 더불어 영어공부를 하려는 이들에게는 좋을 책이다.  세계인들과 문학을 나누려는 시도는 좋지만 너무 건조하게 만드는것 아닌가. 디자인과 재미가 내용보다 중요하다고 할수는 없지만 외면해서도 안될일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시들이 영어로 번역하면 그 원래의 느낌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세계화를 위해 영어로 번역해 책으로 만든다고 공유되진 않을것 같다. 학술지를 학술지로 봐야지, 대중잡지처럼 비판하지 말라고 한다면 할말 없다. 하지만 좋은 작품은 많은이들이 보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책을 만드는 기획자와 편집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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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디를 이기는 한마디
장원철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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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것에 대한 동경과 사회적 인정이 워낙 커서일까, 말 잘하는 법, 화술, 스피치와 관련된 책의 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사그러들지 않지만 그당시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매력적인지, 상대의 맘을 사로잡을수 있는지 상세한 메뉴얼이 있는 책들이 유행이었다. 그때 어떤 보험을 소개받아 들게 되었었는데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자마자 보험판매인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자. 이젠 우린 한배를 타게 되었습니다. 고객님과 저는 한 가족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 고객님의 가장 친한 친구 두분을 제게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때의 황당함...아마도 그의 영업전략이지 싶은데 어느 화술책에선가 보고 연습해둔듯 나오는 대사와 그 상황은 무척 난감하고 불쾌했다. 그 당시 책들이 화술론이랍시고 상대가 거절못할 화법과 제스츄어를 얘기하는 것이었는데 그 이상의 인격과 설득력을 가지는것은 간과하는 편이었다.
 물론 그 영업맨이 택한 상황은 거절하기 난감한 종류였고 할수없이  두개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게 되었다.... 그는 그 방식으로 영업을 성공했을까.

2년 후 그가 결국 그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은 화술을 단지 기술로만 체득한 한계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을 잘 한다는것.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지만 말을 많이 쉽게 한다는게 결코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특히 달라지는 시각은 잘 나서고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평소 조용하지만 표현해야 할 부분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신중한 태도, 배려있는 마음가짐. 그리고 강한 주관. 이것이 화술을 다듬기 전의 기본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해준다. 우선 저자 약력의 소개부분이 맘에 와닿는다. 이것저것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기보다 국어와 사람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는지를 소개하는 앞부분처럼 이 책의 내용은 말보다 그 말을 하기까지의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한다. 쉽게 내뱉어버리는 말이 왜 상처를 주는지, 그리고 그런경우에는 어떻게 말해야하는지를 찬찬히 설명해준다.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상대에 대한 , 그리고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착하고 지혜로운 화법책이다. 다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조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큰 흠은 아니다. 소제목만 한번 쓱 흝어보는것만으로도 자신의 화법에 많은 도움을 받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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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자들 - 그들이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흐름출판 부자들 시리즈
고준석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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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 강남 부자들 처럼 강남에 집 있는 사람은 부자가 되었다. 난 강남에 집이 없다. 마음은 부자지만 이 책에 나온 사람들처럼 투자대비 몇 배, 몇 십배의 부동산 부자는 물론 아니다. 어떤 지역에 집이 있느냐에 따라 부동산 부자가 되느냐, 아니냐로 귀결되는 문제는 아이러니하다. 집이란 자신이 일하기에 편리한 위치에 따라, 교육 환경에 따라서 혹은 자연 환경의 선호도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지만 투자 가치가 모든 것에 우선하기 떄문이다. 부동산이 가진 재화로서의 특성 상 투자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되겠지만 대한 민국은 이러한 경향이 어느 나라보다도 심한 것 같다.

 역사적으로 땅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인이 되었고 땅이 없던 사람들은 노비가 되던 계급 사회의 전통은 아직 까지도 유효한 것인가? 국민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동산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다른 업적 보다도 부동산 가격에 따라 대통령의 업적이 평가되는 지금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런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 

 책 속의 내용처럼 우리 나라에서 가장 수익율이 높았던 투자는 강남 부동산 투자이다. 오래 전 이야기까지 할 것 없이 불과 7~8년 전만 해도 강남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도 5억원 미만이었다. 30~40평대의 아파트는 2억~3억원 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10배 이상 가격이 형성된다. 20년 전까지 기간을 늘리면 100배이상 가치가 뛴 아파트도 흔하다.

 이 책은 이런 부동산 환경 속에서 초기 투자대비 수십 배의 수익을 올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로버트 기요사끼의 아빠 가난한 아빠로 시작되는 재테크 책 열풍이 불던 수 년 전부터 부자들에 대한 책들은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대부분 젊어서 힘들었던 시절을 딛고 현재 부자 대열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인생사로 구성되는 책들이었다.  특정 지역에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가장 작은 범위를 주제로 상세하게 소개된 점에서 부자 책의 후속 편인 셈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강남에 집 사야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직장을 그만두고 재테크를 전문적으로 쫓은 수 많은 사람들은 지금 강남 부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일과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 저절로 강남 부자가 아니라 비버리힐스 부자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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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풍경 -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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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태백산맥은 읽지 않았다. 아니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읽다가 포기했다. 대학시절, 한국인이라면, 특히 지성의 대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그 명작을 읽다가 포기했던 건 그 엄청난 방대함에 질려서였다. 등장인물부터 시작하여 배경과 흐름은 얄팍한 의식의 말만 대학생인 내게는 쫒아가기 버거운 것이었고 그 무거운 주제는 개인의 문제에만도 급급한  상황에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태백산맥을 읽지 않았다는 것은 어느정도  약간의 미안함과 죄책감, 부끄러움으로도 남아있다. 하지만 당시의 버거움이 워낙 크게 남아있어서일까. 40대로 향하는 지금은 그 전집에 대한 도전 의식이 더 없어졌으니..그런 상황에서 조정래 작가의 단편 소설집을 보게 된것은 망설임속 의 선택이었다.
  엄청난 장편소설의 작가가 쓴 단편집이라..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안그래도 일상에 치어사는 중년의 남자에게 다시 또 지난 시대의 무거움을 얹어놓을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어졌기 때문이다. 읽고나서 그 무거움에 체할 것 같은 소설은 젊을때에나 소화가능한 법이다. 하지만 대작가의 단편들은 어떤 이야기일까 하는 흥미로 집어든 이 책은 너무도 쉽게 술술 읽혀졌다. 그리고 드는 탄식. 역시 조정래.... 대 작가는 그냥 대작가가 아니구나..이런 그의 힘을 왜 몰랐을까.... 장편소설을 쓰는 작가는 단편도 쓸수 있지만 단편을 쓰는 작가는 장편을 못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긴 호흡과 무게를 풀수 있는 내공과 연륜은 이미 초창기 단편에서부터 싹을 보였던것 같다. 70년대 전후, 못먹고 못사는, 말그대로 미군의 초컬릿과 껌이나 받아먹는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지만 초라해도 비루하지는  않다.

  물론 그 처절한 상황속에 잘못된 사회 시스템(지금이나 그때나...)에 약하고 선한 이들의 몸부림은 너무도 눈물겨워 마음을 먹먹하게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 강한 울림이 남아있다. 읽고 나면 그 아픔들에 지쳐 고개를 돌리고 싶다기보다 이런 이들을 위해. 이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며 앞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은 작가 조정래의 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쉬지 않고 묵묵히 읽게 만드는 강한 서사들..가슴먹먹해지는 얘기들에 마지막 단편은 꿈인듯, 희망인듯 분위기가 다르다. 결말의 모호성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이 시대 박소령같은 이들이 부디 많아지기를 기원해본다. 그리고 다시금 용기를 가지고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들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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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ch up 캐치 업 (상) - 2011년 소비자 트렌드 읽기 Catch up 캐치 업
(주)트렌드모니터 & (주)엠브레인 지음 / 지식노마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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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기획일을 하면서 보통 세가지의 트렌드를 살피게 된다. 환경적인 측면, 기술적인 측면 그리고 마지막은 User 트렌드이다. 그 중 가장 어려운 작업은 세번째인 사용자의 트렌드 분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는 대상이 많을 뿐더러 대상마다 선호하는 부분이 달라 시간 및 공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처럼 모든 정보가 오픈되어 있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의 대상 선정 및 트렌드 예측은 더욱 어려운 작업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대상은 국내 소비자로서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하다. 조사 내용도 주거 환경, 재테크, 건강, 문화, 교육, 소비 생활, 디지털 트랜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을 포함한다. 즉, 전문적인 트랜드 보고서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소비자의 성향을 알 수 있는 한국 소비자의 선호도 조사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평소에 많이 접했던 조사 대상과 주제를 한정한 보다 상세한 분석으로 된 보고서에 비해 이렇게 전반적인 경향을 책 한권으로 볼 수 있어서 많은 전반적으로 유익하였다..

 하지만 2가지의 아쉬운 점은 있다. 첫번째는 조사 중심의 내용으로 치우져 있다는 점이다.  트렌드 보고서나  서적은 현상과 분석으로 구성된다. 트랜드를 조사한 현상은 기본이 되는 중요한 데이타이다. 하지만 그 데이타를 보고 분석하는 것은 연구자의 내공과 이해도에 따라 차이를 많이 발생시킬 수 있는 더욱 중요한 작업이다. 이 책은 물론 2가지 모두를 담고 있지만 너무 현상에 치우친 측면이 강하다.

 두번째는 트랜드의 정의 자체가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타나는 경향이기 떄문에 과거나 미래의 이야기가 빠지면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책은 현재 소비자의 트랜드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고 원래 기획했던 의도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사실에서 현재 변하고 있는 경향이나  미래의 예상되는 트랜드로 인한 미래 사회의 모습 등이 아주 조금은 담겨 있어야 마지막 갈증을 해소시켜주지 않을까 싶다. 또한 소수의 마케터들을 위한 보고서가 아니라 많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출판된 책이기에 다음 편에서는 친절한 수고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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