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디를 이기는 한마디
장원철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말 잘하는것에 대한 동경과 사회적 인정이 워낙 커서일까, 말 잘하는 법, 화술, 스피치와 관련된 책의 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사그러들지 않지만 그당시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매력적인지, 상대의 맘을 사로잡을수 있는지 상세한 메뉴얼이 있는 책들이 유행이었다. 그때 어떤 보험을 소개받아 들게 되었었는데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자마자 보험판매인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자. 이젠 우린 한배를 타게 되었습니다. 고객님과 저는 한 가족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 고객님의 가장 친한 친구 두분을 제게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때의 황당함...아마도 그의 영업전략이지 싶은데 어느 화술책에선가 보고 연습해둔듯 나오는 대사와 그 상황은 무척 난감하고 불쾌했다. 그 당시 책들이 화술론이랍시고 상대가 거절못할 화법과 제스츄어를 얘기하는 것이었는데 그 이상의 인격과 설득력을 가지는것은 간과하는 편이었다.
 물론 그 영업맨이 택한 상황은 거절하기 난감한 종류였고 할수없이  두개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게 되었다.... 그는 그 방식으로 영업을 성공했을까.

2년 후 그가 결국 그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은 화술을 단지 기술로만 체득한 한계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을 잘 한다는것.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지만 말을 많이 쉽게 한다는게 결코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특히 달라지는 시각은 잘 나서고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평소 조용하지만 표현해야 할 부분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신중한 태도, 배려있는 마음가짐. 그리고 강한 주관. 이것이 화술을 다듬기 전의 기본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해준다. 우선 저자 약력의 소개부분이 맘에 와닿는다. 이것저것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기보다 국어와 사람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는지를 소개하는 앞부분처럼 이 책의 내용은 말보다 그 말을 하기까지의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한다. 쉽게 내뱉어버리는 말이 왜 상처를 주는지, 그리고 그런경우에는 어떻게 말해야하는지를 찬찬히 설명해준다.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상대에 대한 , 그리고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착하고 지혜로운 화법책이다. 다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조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큰 흠은 아니다. 소제목만 한번 쓱 흝어보는것만으로도 자신의 화법에 많은 도움을 받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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