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퍼케이션 1 - 하이드라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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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난 사실 이우혁이란 작가에 대해서 잘 아는 바가 없다. 대학시절 크게 흥행했던 퇴마록의 작가라는 것밖에...그때 분명 나도 그 책을 읽었고 영화도 봤지만 재미있고 기발하다는 감탄 ..그 후로는 그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런데 신간이 나오면서 그가 계속 활동을 했었고 상당한 마니아층을 이루고 있다는것에 놀랐다. 또한 이 책을 읽으라고 적극 권하는 지인의 말에 사실 30대 후반을 달려가는 정신없는 요즘, 현실적인 얘기, 예를 들어 재테크나 건강, 육아서가 아닌 공상소설(?)을 새삼스레 읽는다는 부담속에서도 손을 뻗게 되었다. 1권을 들어 목록을 펼칠때까지만 해도 그다지 읽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다. 한국사람이 쓴 소설이 어째 배경이 미국이고 인물까지도 외국인이란 말인가...황당하면서 단순한 대사 한마디에도 그나라의 문화가 녹아있는데 이 사람 이우혁 작가는 어째서 이런 모험을 했을까 의구심 속에 책을 읽기 시작했고.....이틀만에 이 책 세권을 완독해버렸다.

너무 재미있는거다...!!!! 처음 리온의 꽃놀이 장은 마침 커피와 베이글을 먹으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작가의 역량에 대한 의심을 한 복수랄까. 그  잔인함에 입안에 든것이 모래인지 빵인지 알수 없을 정도였지만 기발함과 재미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펼쳐지는 미스테리한 힘의 세계.

그 비밀을 풀려는 요원 에이들과 가르시아 반장의 추적을 함께 쫒는 과정이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또한 각 장마자 서두에 달려있는 각종 실제 범죄와 그에 관련된 이론들은 책 내용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심각하며 흥미롭다. 또한 인간의 본성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세계가 아닌 또 다른 차원의 세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게 한다는 것에 이 책의 소득이 또 있다고 하겠다.

다만 제2권부터는 사건의 전개보다는 가르시아 반장과 에이들의 대화가 주를 이루게 된달까, 특히 긴박한 사건의 해결을 위해 달려가는 이 둘의 대화가 마치 "가르시아 반장과 에이들 요원의 친절한 Q&A "인양 너무도 세세하게 이뤄져 현실감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작가는 자신의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했던게 아닐런지. 특히 가르시아 반장의 이해도 및 정석적인 고집은 제3권에 이르러서는 거의 무한도전의 정준하를 연상케 할정도...또한 에이들의 단념과 희생이 너무 섵부르다.  왔다갔다하는 헤라의 정체성 역시 극을 좀더 긴장감있게 하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그런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소설은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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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In the Blue 3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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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책 벨기에 편을 봤었기에 이번 불가리아편은 반가우면서도 너무 익숙한 느낌이다.

또 벨기에나 불가리아나 참 비슷한 분위기랄까.

외국 사람에게 한국과 일본, 중국의 풍경을 보여줄때 많이 비슷해하는것처럼 나 역시도 불가리아는 요구르트로 벨기에는 쵸컬릿으로밖에 그 특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손이 가는것은 일상이 아닌 어딘가를 향한 동경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을때쯤은 일상의 권태기였던 것 같다.

매일매일이 늘 비슷하고 또 혼자서는 어디에도 갈수 없는 육아의 삶이 더운 여름속에 더욱 지친다고나할까. 이럴때 여행,그것도 유럽까지의 상상은  현실성이 없어 오히려 무덤덤할 정도였으니까.

또한 전작 벨기에편과 너무나 비슷한 구성과 디자인은 익숙한 식구를 보는듯 신비감도 덜했다.

그런데 놀라운점..

읽으니까 좋더라...라는 점이다.

읽으면서 그 감성과 감각에 내 지루한 일상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낀다.

불가리아라는 이름만 아는 나라에 도착, 친절한 사람들과 때로는 불친절한 택시기사와의 에피소드들을 마치 내가 겪은 일인양 흥미진진하게 쫒아가며 낯선 나라 불가리아만의 인간냄새와 향기를 맡게되는 기분이란...

이래서 여행을 하는거고 해야하는 거구나 라는 깨침까지 들었다.

무기력한 일상에 느낌표를 주는 힘. 그게 바로 여행의 역할이랄까.

작가 백승선씨와 변혜정씨의 감각과 감성이 비슷비슷한 여행서 속에서도 나름의 감각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들만의 일관적이고 깊은 내공 때문이랄까.

싸이월드에서 흔히 보는것같은 멋진 사진들과 멋진 글들..하지만 사실 공허한 겉멋이 주를 이루는 이때. 이책을 만드는 작가들의  향기가 시간과 더불어 더욱 진해지길 바라며 다음번 책은 좀더 깊고 색다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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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맞다 - 두 번째 스무 살, 삶의 고비에 맞서는 인생 고수들의 이야기
이주형 지음, 김주원 사진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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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라는 노래가 있다.

예전에는 이것이 그저 소개팅같은 청춘남녀의 만남만을 그리는 가사라고 생각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드니 다른 생각이 든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좀 해달라는...

좋은 사람이 얼마나 큰 보배인지, 그런 사람을 친구로 , 이웃으로 또는 동료로 선배나 후배,선생님으로 알게 된다는게 큰 축복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각자 자기의 환경속에서 자신의 수준대로, 그것이 정신적 기준이든 경제적 기준이든 끼리끼리 만나게 된다. 물론 정은 어디에나 있지만 많은것을 배우고 꺠치게 해줄 멘토는 더욱 만나기가 어렵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운까지 받쳐줘야 한다. 그럴때 현대사회의 가장 큰 해택은 바로 미디어라고 할까.

책과 신문, 그리고 TV를 통해 훌륭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건 현대인들이 누리는 큰 기쁨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중요한건 훌륭한 사람들을 고르고 또한 고른 그들에게서 진솔하고 깊은 얘기를 뽑아낼수 있는 중간 거름망의 존재이다. 작가와 기자가 그 역할을 하는데 인터뷰어의 중요성은 인터뷰이 못지 않다. 그런면에서 이책 "그래도 당신이 맞다"는 이런 인터뷰책들에 있어 손을 꼽는 수작이다.

이제 나이 마흔을 넘기는 작가, 기자인 그는 능력 못지 않게 겸손하고 멋진 사람같다. 마흔을 맞아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젊은 날을 뒤돌아보고 또한 어느정도 자리잡는 중년으로서 어느덧 자연스럽게 드는 어깨의 힘을 빼는 그의 모습은 수줍으면서도 당당한 청년으 모습  그 자체이다 .

인생고수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단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여러가지 삶의 경험과 깨침을 연관시켜 더 깊은 이야기로 전개해가는 인터뷰들은  가슴에 깊은 울림으로 와닿는다.

스물은 몸이 다 자라 혼자 서기 시작한 때이고 마흔은 드디어 자신의 마음까지도 완성하여 진정한 하나의 성인으로 서는 때라고 했다. 두번째 스무살이요 진정한 자신으로의 출발점이라고도 한다.

멋진 멘토들의 좋은 이야기가 이주형 작가에 의해 그 숙성도가 깊어졌으니 두번째 스물을 맞는 사람들에게 큰 선물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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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것들
리처드 칼슨 지음, 이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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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것에 목숨걸지 마라 라는 행복학의 고전이 있다. 읽어보지는 않았어도 다들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내용을 읽지 않아도 이 한구절의 제목만으로 마음가짐을 되잡을 수 있을만큼 파워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 작가의 또 다른 책이라. 기대도 되지만 힛트를 칠수록 전작만한 후작이 드문법인데..라는 우려도 들었다. 어느쪽이었을까.

 

읽으면서 들던 또 다른 책의 제목. "내가 배울것은 이미 모두 유치원에서 배웠다." 토씨가 다를수 있지만 어쩄든 제목 참 잘 지은 이 책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유치원, 아니 어린 시절의 동화나 교과서에서 누누이 강조하던 미덕들이 있다. 인간사회의 기본이겠지만 서로 양보하고 좋은것은 나누고 도와주고 하나되라는...

이쁜 그림으로 그려지던 철수와 영희, 옆집 동수와 바둑이의 다정한 모습들. 그런 그림을 보며 읽으며 우리는 자랐다. 그런데 왜 어른이 된 지금은 좋은것을 나누지도 나쁜것을 서로 도와주지도 못하는 걸까. 어릴적부터 귀가 닳게 눈에 익게 배우고들어온 그 진리들을 말이다.

 

현실은 복잡하고 체감적이다. 스님의 염불이 좋은 말이지만 맘에 들어오지 않듯이. 목사의 설교가 맘을 울려도 교회밖으로 나오면 여느때처럼 잊혀지듯이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좋은 말들은 현실의 소소하면서도 끈적끈적한 문제들에 날아가버린다.

긍정적인 성격, 부정적인 성격, 시니컬하고 히스테릭한 성격등등 그런 모든 성격이 사실은 유전인자에 상당히 포함되어있다는것. 똑같은 얘기를 들어도 사람따라 환경따라 적응도가 달라질수밖에 없다는 것. 화가 나고 성질이 나고 짜증이 나도 그게 당연히 사람이니까 그런것이라는것을 시원하게 인정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같이 살아야하니까 좀더 편안하고 긍정적인 방향을 현실적으로 찾아보는 그런 책이 나왔으면 한다. 복잡하고 짜증날때 읽으면 맘이 조금은 편해지겠다. 하지만 제목이나 소개에 있어 전작의 후광을 바라는 출판사의 의도가 너무 보여서 오히려 내용과 겉도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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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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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신문에서 "불멸의 신성가족"이란 책의 소개를 보게 됐다.

판사 검사 변호사 브로커 소송인 마담뚜 들이 고백하는 법조계의 적나라한 자화상을 풍자넘치는 글로 펴냈다는데  법조인 출신의 저자가 썼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이 사람..상당히 강직하면서 반골적인 성향이 있나본데 자기가 속해있던, 그것도 법조계를 고발하는 글을 썼는데 뒷탈이 없을까? 하는 걱정속에 그런 일도 있음을 또다른 신문기사에서 스치듯이 발견하고 씁쓸해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그 책은 읽지 않았다. 읽고나서 화가 나도 정작 현실적으로 바뀌어지지 않는 현실에 더이상 속상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겁한 약자의 맘이다.

그런데 이 책. 불편해도 괜찮아를 읽으면서 다시금 놀라게 됐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불멸의 신성가족이란 책의 저자 김두식씨였으니..

인권을 얘기하는 이 책은 읽으면서 불편하고 답답할 것이란 선입관을 가볍게 날려버린다.

영화를 얘기하면서 우리가 스토리속에 너무나 당연하게 또는 감동하면서까지 봤던 장면과 인물들의 설정을 다른 각도로 고쳐보기를 ,  쉽게 당연하게 여겨온 잘못된 의식들이 섵부른 감동속에 은밀히  새겨져있음을  저자는 재미있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너무나 자주 나오는 따귀장면, 은연중 멋지게 여겨지는 드라마 남자주인공의 폭력적인 구애, 그 밑에 깔려있는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며 유아적인 감정이 더 이상은 받아들여지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심리학적으로 잘 얘기해주고 있다.

또한 내가 영화 300을 보면서 역시 불편해했던 것..왜 배신자와 악한 권력자는 곱추이자 병자로 묘사되는지, 300의 멋진 근육맨들과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등등 팬티만 입고 다니는 멋진 바디의 남자들과 그들에게 환호하는 대중의 심리가 왜 위험한지를 이 책을 보며 여실히 느끼게 되어 지금이라도 다행이라는 안도감마저 생긴다.

이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내 주위의 문화가 그중 많은 부분이 잘못 덧칠되어있음을, 어떤 부분은 처음부터 그릇되게 구성되어있음을  깨닫게된다.

놀라고 슬프고 화가 나면서도 ...그래 , 맘이 불편해지면서도 그렇게 불편하게 되는 자체에, 즉 잘못된 권력을 깨달았다는 것에 안도하고 감사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제목 참 잘도 지었다.

불편해도 괜찮다. 깨닫게 된다면..이제라도 알게 된다면.

김두식 ..이 양반도 참 괜찮다. 인간미와 지성미가 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김두식 교수...

안철수, 박경철에 이어 두리둥실포근한 매력덩어리, 이시대의 진전한 리더 중 하나로 인정하련다.

그리고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이전 지나쳐버렸던 그의 저서 불멸의 신성가족도 읽어봐야겠다.

그의 책이라면 성난 고발만이 아닌 진솔함과 위트,그리고 따뜻한 희망이 함께 할 책이라는 믿음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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