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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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신문에서 "불멸의 신성가족"이란 책의 소개를 보게 됐다.

판사 검사 변호사 브로커 소송인 마담뚜 들이 고백하는 법조계의 적나라한 자화상을 풍자넘치는 글로 펴냈다는데  법조인 출신의 저자가 썼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이 사람..상당히 강직하면서 반골적인 성향이 있나본데 자기가 속해있던, 그것도 법조계를 고발하는 글을 썼는데 뒷탈이 없을까? 하는 걱정속에 그런 일도 있음을 또다른 신문기사에서 스치듯이 발견하고 씁쓸해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그 책은 읽지 않았다. 읽고나서 화가 나도 정작 현실적으로 바뀌어지지 않는 현실에 더이상 속상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겁한 약자의 맘이다.

그런데 이 책. 불편해도 괜찮아를 읽으면서 다시금 놀라게 됐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불멸의 신성가족이란 책의 저자 김두식씨였으니..

인권을 얘기하는 이 책은 읽으면서 불편하고 답답할 것이란 선입관을 가볍게 날려버린다.

영화를 얘기하면서 우리가 스토리속에 너무나 당연하게 또는 감동하면서까지 봤던 장면과 인물들의 설정을 다른 각도로 고쳐보기를 ,  쉽게 당연하게 여겨온 잘못된 의식들이 섵부른 감동속에 은밀히  새겨져있음을  저자는 재미있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너무나 자주 나오는 따귀장면, 은연중 멋지게 여겨지는 드라마 남자주인공의 폭력적인 구애, 그 밑에 깔려있는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며 유아적인 감정이 더 이상은 받아들여지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심리학적으로 잘 얘기해주고 있다.

또한 내가 영화 300을 보면서 역시 불편해했던 것..왜 배신자와 악한 권력자는 곱추이자 병자로 묘사되는지, 300의 멋진 근육맨들과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등등 팬티만 입고 다니는 멋진 바디의 남자들과 그들에게 환호하는 대중의 심리가 왜 위험한지를 이 책을 보며 여실히 느끼게 되어 지금이라도 다행이라는 안도감마저 생긴다.

이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내 주위의 문화가 그중 많은 부분이 잘못 덧칠되어있음을, 어떤 부분은 처음부터 그릇되게 구성되어있음을  깨닫게된다.

놀라고 슬프고 화가 나면서도 ...그래 , 맘이 불편해지면서도 그렇게 불편하게 되는 자체에, 즉 잘못된 권력을 깨달았다는 것에 안도하고 감사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제목 참 잘도 지었다.

불편해도 괜찮다. 깨닫게 된다면..이제라도 알게 된다면.

김두식 ..이 양반도 참 괜찮다. 인간미와 지성미가 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김두식 교수...

안철수, 박경철에 이어 두리둥실포근한 매력덩어리, 이시대의 진전한 리더 중 하나로 인정하련다.

그리고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이전 지나쳐버렸던 그의 저서 불멸의 신성가족도 읽어봐야겠다.

그의 책이라면 성난 고발만이 아닌 진솔함과 위트,그리고 따뜻한 희망이 함께 할 책이라는 믿음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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