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의 이의신청 - 영화감독 켄 로치, 다른 미래를 꿈꾸다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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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켄 로치

이 책의 저자 박홍규 교수님은 영화감독 켄 로치의 영화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 비주류의 이의신청"이다.

부끄럽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켄 로치 감독을 몰랐다. 책을 읽어보니 영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라고 한다. 책 내용 중 알프레도 히치콕과 찰리 채플린 못지않은 유명한 영화감독이라고 하는데 내가 평소에 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 결과이다. 그런데 박 교수님은 켄 로치 감독의 1960년대부터 최근 작품까지 거의 모든 영화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와 해석을 이 책을 통해 주장한다. 모든 작품을 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해석이라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켄 로치 감독의 영화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한 후 몇 작품을 선택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책을 읽어보니 역시 켄 로치 감독의 영화에 대해 많은 작품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켄 로치 감독에 대한 느낌은 비주류를 일관적으로 대변해 온 휴머니스트의 모습을 그리게 된다. 박 교수님은 책 속에서 정치, 자본 권력이 서민을 착취하는 세상에서 비주류의 이의신청 수단으로 영화를 만들어온 사람은 켄 로치 감독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켄 로치 감독의 영화에 대한 해석도 물론 좋았지만 영화 줄거리 속 현실을 한국 사회랑 비교하여 설명한 박 교수님의 주장이었다. 그중 노숙자 문제를 다룬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케시 컴 홈"과 비교한 한국 사회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시각에 동감한다.

박 교수님은 시각을 요약하면 "집은 여전히 투기의 대상이다. 국민의 심성을 피폐화했고 사회를 분열시켰고 가치를 전복시켰다.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영혼을 팔아서까지 집을 사라고 부추긴다"로 정리할 수 있겠다. 내 생각도 동일하다. 20대~30대가 영혼을 팔아서 할 일이 겨우 부동산 구입이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부동산 사고 빚 갚는데 영혼을 팔아서 정말 중요한 일을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현실을 본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K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본 중국 사람이 한국에서 살면 얼마나 많은 갭이 있을까? 아마도 할리우드나 영국 영화를 통해서만 영국을 봐왔고 미국이나 영국에서 살아보지 못한 나와 비슷할 것 같다. 영화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을 그대로 수용하기 싫으니 켄 로치 영화를 봐야겠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영화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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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 샤프 - 늙지 않는 뇌
산제이 굽타 지음, 한정훈 옮김, 석승한 감수 / 니들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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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라는 부제가 인상적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나이와 판단력에 대한 걱정

나는 아직 젊은 나이지만 나이 들어서 치매에 걸리면 어떡하지?.. 란 걱정을 한 적이 있다. 아마 누구나 그런 걱정을 해봤을 것이다. 요즘엔 치매까지는 아니더라도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든다. 직장인일 때는 내 판단이 틀려도 주변에서 필터링해 줄 관련 부서나 상사가 있으니 이런 걱정은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엔 장기적인 투자 판단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투자를 위해서 결정해야 할 일이 잦아지니 그런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그런 걱정이 사라진다. 내가 알고 있던 뇌에 관련된 지식이 얼마나 오래되고 잘못된 지식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굳이 뇌에 대한 공부를 찾아서 하지 않는다면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나 선생님께 배운 지식이 많았을 텐데 그 시절에는 뇌에 대한 과학적인 발견이 부족한 때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잘못된 뇌 상식

예전엔 이렇게 알고 있었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도 자신의 뇌세포의 10% 밖에 사용을 못 했다거나 좌뇌, 우뇌에 발달에 따라 그에 따른 특정 영역이 발달하게 된다고.. 예를 들면 우뇌는 예술적이고 좌놔는 논리적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의사이자 뇌에 대해 깊숙이 연구한 저자에 따르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뇌를 충분히 다 쓰고 생활하고 있다. 좌뇌와 우뇌는 서로 상호 작용하여 연결되어 있어 예술적인 능력, 논리적인 능력 모두 양쪽 뇌를 충분히 다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뇌 건강과 운동에 관한 내용이었다. 뇌 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운동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추천하는 운동 방법은 이렇다.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매일 해야 한다. 평소 생활에서도 1시간에 5분이 하라도 움직여야 한다. 오랜 시간 계속 앉아있는 것은 뇌 건강에 안 좋다고 한다.

사실 아침마당 같은 주부 프로그램에서 치매를 예방하려면 퍼즐, 신문 읽기, 컴퓨터 게임이 좋다고 들었던 것 같다. 혹자는 화투도 좋다고 하는데 이 책을 보면 게임이나 퍼즐이 뇌 건강에 유의한 증거는 아직까지 입증된 것이 없다고 한다. 하마터면 나이 먹고 게임광이 될 뻔했다.

뇌의 성장과 변화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또 한 가지 긍정적인 사실은 뇌는 우리의 삶 전체에서 성장한다는 사실이었다. 뇌의 기본 틀은 25세 때 거의 완성되지만 나이에 관계없이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나이 듬에 따라 물리적인 기억 능력은 저하될 수 있어도 추상적인 사고 능력은 계속 발달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항상 변화하고 지식은 계속 업데이트되는데 그냥 오래된 지식에 머물러 있으면 퇴보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고 또 계획하게 되는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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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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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본 신문 칼럼

요즘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있다. 일단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주로 하는 일은 신문 보는 일이다. 나도 젊은 세대는 아니지만 종이 신문을 구독 안 한 지 꽤 된 것 같다. 그런데 본가에 가면 각종 종이신문을 볼 수 있다. 아마 예전 용어로 따지면 5대 일간지, 경제 신문을 구독하신다. 그중 재미있는 칼럼이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장님 작가께서 쓴 칼럼이었다.

그 칼럼을 쓴 편의점 사장 봉달호님이 쓴 책이 나와서 읽어보았다.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편의점 일이 루틴한 직업 같기도 한데 어릴 적 무협지나 만화책 보듯이 흥미롭게 읽은 까닭은 작가의 상상력과 글 쓰는 능력 때문이다.

편의점 內 세상

작가는 자신을 다양한 직업인 셈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편의점 사장이지만 세부적으로 따지면 공과금 수납원, 치킨집 아저씨, 군고구마 노점상, 빵 가게 주인, 분식점 조리사, 보험 설계사, 의료인 등 직업이 서른 개쯤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면 편의점 안의 세계는 새롭고 흥미로운 일들의 연속일 것 같다.

아내와 아침 산책길에 음료수를 사러 들르는 편의점이 있다. 몇 미터 간격으로 C 편의점과 G 편의점이 나란히 있다. 아침 시간이라 아마 두 군데 모두 사장님들이 카운터에 있는 듯하다. 두 분 모두 직장에서 은퇴하고 새로운 직업으로 하실만한 나이이다. 그런데 상품의 종류 적지만 사장님이 친절한 한 편의점만 이용하게 된다. 이 책을 쓴 봉 작가도 매우 친절한 편의점 사장님일 것 같다.

또한 봉달호 작가는 다양한 생각을 한다. 하루는 호빵이 되었다가, 하루는 우유가 되었다가, 하루는 젤리가 된다.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의 입장에서 쓴 글은 그 상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준다. 편의점 하면서 어려운 점이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인데 이렇게 봉 작가처럼 편의점 안 사람과 상품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으면 괴로움도 사라지고 일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편의점 사장님보다는 루틴한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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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독서 - 김형석 교수를 만든
김형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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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교수님

김형석 교수님 책이 나와서 바로 읽어봤다. 김형석 교수님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학자인데 나는 사실 KBS 인간극장 프로그램에 방영될 때까지 교수님에 대해서 몰랐었다. 인간극장에서 교수님의 생활 모습과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그래서 작년에 다시보기로 하루에 인간극장 5편을 정주행하기도 했다.

거기서 하신 말씀 중 몇 가지는 내 핸드폰에 저장되어 가끔 꺼내보곤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매일을 90퍼센트를 쓰면서 살아라' 란 말이었다. 일할 때 너무 과로해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긴장을 풀면 아프기 마련이니 매일을 똑같이 90퍼센트를 쓰면서 살아오셨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101세이신데 건강을 유지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인생의 말씀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김 교수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보시던 안병욱 교수님 에세이는 몇 권 본 기억이 있지만 김형석 교수님 책은 만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두 분은 평생의 친구이다. 서문을 보니 20년 전 출간된 책의 개정판인 것 같다. 내용도 요즘 독서할 시간이 많은 나에게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했다.


철학가와 철학 책

이 책은 김형석 교수님 독서 이력의 기록이다. 교수님의 독서 역사를 엿보는 느낌이었다. 한 평생 살아오면서 가르침과 방향이 되었던 책들에 대해 간략한 설명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독자들에게 꼭 읽었으면 하는 책들도 추천해 준다. 이 책에 소개된 책은 교수님 일생 동안 읽었던 책의 아주 일부분 텐데.. 철학이라는 무한한 학문을 연구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나 보다.

철학자로서 철학에 접근하려면 어떤 순서로 철학자와 철학 책을 연구하는 것이 좋은지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나에게 그동안 왜 철학 책이 어려웠는지 금방 이해가 되었다. 한때 철학자를 꿈꿨던 고등학교 시절 집안 두꺼운 문고집 중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틈나는 대로 읽곤 했는데 이제 생각해 보면 시간 낭비였다.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결국 공대를 나와 연구원으로 지금까지 나름 재미있게 일하며 살아왔으니 후회는 없다.

김 교수 님은 올해 101세이니 학창 시절과 젊은 시기를 일제강점기에서 보냈고 바로 한국 전쟁을 겪었다. 조선 시대로 치면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한꺼번에 치른 셈인데 그 시절에도 독서량과 독서에 대한 열정은 대단해 보인다. 교수님도 어릴 적 문학책에 나오는 성적 표현을 호기심에 찾아보고 가슴 설렜다는데 동질감도 느꼈다. 나도 학창 시절 때 최인호, 이문열 소설에 나오는 그런 장면만 넘겨가며 찾아보곤 했으니.. 엄청난 동영상이 난무하는 이 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에게는 기가 찰 노릇일 것이다.

나는 매년 읽었던 책을 에버노트에 기록해둔다. 보통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이 영화 한 편보다 두 배 정도 걸린다. 퇴직한 올해 이 책을 읽음으로써 60권을 읽었다. 나는 영화를 안 보기도 하고 책 읽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이 정도인데 작년까지 직장 생활할 때는 1년에 30권 읽기도 쉽지는 않았다. 책 내용 중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김 교수님의 아쉬움 섞인 문장들이 많이 보인다. 또한 탁월한 학자나 사상가도 배출하지 못하고 정신적인 빈곤에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

책은 이 구절로 끝을 맺는다.

' 책을 읽는 개인이 지도자가 되며, 독서하는 민족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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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 PD 제주도 한 달 살기 - PD의 시선으로 본 제주 탐방 다이어리
송일준 지음, 이민 그림 / 스타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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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제주 여행

올해 1월 퇴직 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가장 좋았고, 여행을 편안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는 것이 그다음으로 좋은 것 같다. 코로나로 제약은 많지만 주말이면 사람이 많다는 장소도 평일 낮에 주차 걱정 없이 여기저기 다닐 수 있어서 좋다.

제주는 거의 매년 휴가 때마다 다녀오다가 3년 전에 20년 근속 휴가를 활용하여 가족과 함께 한 달 살기를 했다. 물론 나만 2주만 보내고 올라왔지만.. 그 이후에는 이틀의 휴가도 내기 어려워 다녀오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갈 생각을 하던 중에 이 책을 만났다.

책의 구성

책 외피에 있는 작가의 얼굴을 보고 바로 이 분이구나.. 하고 생각이 났다. 지승호 PD와 함께 한때 가장 Hot 했던 MBC PD 수첩 프로그램을 이끌던 송일준 PD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 책은 송 PD께서 올해 정년 퇴임을 하고 올봄에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한 여행기이다.


책에는 송 PD와 아내분의 여행하는 도중의 대화 내용이 많이 나온다. 부부간의 싱거운 내용이 많지만 정겹다. 나도 요즘 산책을 하면서, 근처 카페를 가면서 아내와 대화를 많이 한다. 결혼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부터가 부부간의 진짜 대화인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나도 제주도를 많이 다녀왔지만 제주도에 대한 느낌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여행기를 쓴 사람이 가진 것이 많을수록 풍성한 내용이 나오는 것 같다. 송 PD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이 책을 통해 그가 PD로서의 직업 정신이 뛰어나고 오토바이 라이더이고 일본 전문가, 도시 재생 사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 마다의 시각으로 본 제주 여행기라 흥미롭게 읽었다.

보통 여행을 가면 볼 것, 알고 싶은 것만 경험하고 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에 나오는 송 PD는 적극적이다. PD 출신답게 만나는 사람마다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 스킬도 뛰어난 것 같다. 어느 음식점 사장님 고향이 어디고 무엇을 했고 이런 것을 다 물어본다.

이 책은 20~30대 사람들이 읽으면서 따라가는 여행서는 아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Hot Place가 나오지도 않는다. 이 책은 나보다 다양한 경험이 많고, 더 오랜 직장 생활을 한 선배를 통하여 제주 한 달 살기 간접 체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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