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득 본 신문 칼럼

요즘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있다. 일단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주로 하는 일은 신문 보는 일이다. 나도 젊은 세대는 아니지만 종이 신문을 구독 안 한 지 꽤 된 것 같다. 그런데 본가에 가면 각종 종이신문을 볼 수 있다. 아마 예전 용어로 따지면 5대 일간지, 경제 신문을 구독하신다. 그중 재미있는 칼럼이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장님 작가께서 쓴 칼럼이었다.

그 칼럼을 쓴 편의점 사장 봉달호님이 쓴 책이 나와서 읽어보았다.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편의점 일이 루틴한 직업 같기도 한데 어릴 적 무협지나 만화책 보듯이 흥미롭게 읽은 까닭은 작가의 상상력과 글 쓰는 능력 때문이다.

편의점 內 세상

작가는 자신을 다양한 직업인 셈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편의점 사장이지만 세부적으로 따지면 공과금 수납원, 치킨집 아저씨, 군고구마 노점상, 빵 가게 주인, 분식점 조리사, 보험 설계사, 의료인 등 직업이 서른 개쯤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면 편의점 안의 세계는 새롭고 흥미로운 일들의 연속일 것 같다.

아내와 아침 산책길에 음료수를 사러 들르는 편의점이 있다. 몇 미터 간격으로 C 편의점과 G 편의점이 나란히 있다. 아침 시간이라 아마 두 군데 모두 사장님들이 카운터에 있는 듯하다. 두 분 모두 직장에서 은퇴하고 새로운 직업으로 하실만한 나이이다. 그런데 상품의 종류 적지만 사장님이 친절한 한 편의점만 이용하게 된다. 이 책을 쓴 봉 작가도 매우 친절한 편의점 사장님일 것 같다.

또한 봉달호 작가는 다양한 생각을 한다. 하루는 호빵이 되었다가, 하루는 우유가 되었다가, 하루는 젤리가 된다.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의 입장에서 쓴 글은 그 상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준다. 편의점 하면서 어려운 점이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인데 이렇게 봉 작가처럼 편의점 안 사람과 상품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으면 괴로움도 사라지고 일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편의점 사장님보다는 루틴한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