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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파워 - 나와 세상을 구하는 경제학의 힘
마크 스쿠젠 지음, 안진환 옮김, 김인철 / 크레듀(credu)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나와 세상을 구하는 경제학의 힘이라는 거대한 타이틀로 시작한 책이지만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러 면을 훑고, 파악하려고 하는 모습은 면밀히 보이지만 그다지
 세밀하게 파고들지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21세기의 경제학은 이른바 '제국주의의적 학문'이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밑줄을 쫘악 그린다.

 빈민을 돕는 소액 대출 은행을 설립한 무하마드 유누스
 어찌보면 이 책은 이곳에 많은 생각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소액금융(microlending)의 성공 사례, 소액금융이란 독립은행이나 기관이 제 3세계의 자영업자들에게
 매우 적은 양의 금액을 대출해 주는 것을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
 무하마드 유누스가 1983년에 민간 영리 은행인 그라민 은행을 설립한다.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이
 채 3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거둔 빈곤 완화 효과는 2조 3,000억원 달러에 달하는 낭비된 해외 원조
 프로그램의 효과를 능가했다는 것이다.
 

  이 일의 시작은 1976년 대학 인근의  Jobra 마을의 빈곤층을 방문한 유누스는 소액대출이 가난한 이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곤궁한 처지의 그 마을 여성들은 대개 대나무 가구를 만들어
 생계를 연명했는데, 재료가 될 나무를 사기 위해 다시 대금업자들에게 팔렸고, 이를 통해 그들이 얻는 수입은
 0.5타카에 불과했다. 가족의 생계를 잇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유누스는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마을 여성 42명에게 빌려주었다. 액수는 1인당 27달러에 불과했으나, 그것은 전 세계 소액 금융 산업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가난을 경감할 목적으로 이러한 발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경제학자 뿐이다.'라고 저자는 힘을 준다.
 자기 입장에서야 대단한 표현이다. 정치가들, 교육가들 역시도 정치뿐, 교육뿐이라고 할 것이다. 어쨌든
  그라민 은행은 자력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영리 추구기관으로 18%의 이자를 부과한다. 그럼에도 고객들의
 채무불이행률은 불과 2%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기에 유누스의 숨은 모습이 보인다.
 대출을 받는 이들에게 소규모 상조 모임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만일 회원중 누군가
 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다른 회원들도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대출의 흐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상환기관이 아니라 사회적 압력인 샘이다.

 그라민의 소액은행은 세계 은행에 반대한다.
 그 이유 중에, 외국 원조에 대해 불만으로, "대부분의 부국들이 외국에 제공하는 원조 예산은 주로 자국민
 고용을 돕거나 자국 상품을 판매하는 데 사용된다. 빈곤퇴치는 뒷전이다. 원조금으로 시행되는 계획은
 대규모 관료주의를 조성하는데, 관료주의는 급속히 부패하고 효율성을 감소시킴으로써 대량의 손실을
 초래한다.....그것은 권력자들이 활용하는 일종의 자선금이 되고, 가난한 사람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마르크스주의자인 유누스의 옛 동료들은 이를 자본주의의 음모라고 부른다. 한 공산주의자 교수는
 유누스에게 "자네가 하는 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약을 조금씩 나눠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일세. 결국
 혁명을 향한 열정이 식어버릴 테니까. 그러므로 그라민 은행은 혁명의 적일세" 라고 말했다.
  사실 그 말은 맞다. 유누스는 자본주의 사회를 전복시키려는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무리들의 적이다.
 그러나 '상업활동을 통한 평화'를 장려하는 데 있어 그라민 은행보다 나은 예는 없을 것이다. 2006년에 
 무하마드 유누스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종교에 시장 원리를 적용한 로렌스 아나코니의 실험 이야기도 있다.
  1980년대 말에 아나코니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 교회 참석률이 높아진다는 애덤 스미스의 가설을 실험해
 보았다. 애덤 스미스는 경쟁이 종교 단체들에게 신도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도 도움이 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결과는 충격이었다. 개신교 국가에서 교회 참석자 수는 교회의 위세와 반비례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과 같이 종교가 자유롭게 경쟁하는 나라에서는 개신교도의 교회 참석률이 높았고
 핀란드처럼 하나의 개신교 교파가 독점하는 나라에서는 참석률이 낮았다. 종교의 자유가 높을수록 국민의
 신앙심은 깊어진다는 의미다.
 종교는 자유시장 환경 하에서 더욱 잘 성장한다는 뜻이다/.

  사회경제학자 핑크와 스타크의 종교 연구에서, 미국의 종교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그들의 시장 모델을
 사용해 몇 가지 괄목할 만한 발견을 하게 되었다.
  첫째, 치열한 경쟁과 계속해서 새로운 종교가 탄생한 결과, 지난 두세기 동안 미국 국민들의 교회 참석률은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둘째, 무한한 경쟁 환경에서 한 나라에 지배적인 하나의 신앙이 생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식민지 시대
 에는 조합 교회와 감독 교회가 득세했다. 그러나 그들은 빈번히 반복된 미국 역사의 부흥기에 감리교, 가톨릭교,
 침례교도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감당하지 못했다.
  셋째, 핑크와 스타크는 원칙을 흐리고 자신들의 강력한 교리를 훼손한 주류 교회는 점차 신도가 빠져 나가고
 결국 쇠퇴하는 반면, 가톨릭처럼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교회들은 번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종교집단은
 영혼의 안식을 주고 희생을 자극할 수 있는 굳건한 신학체계가 있을 때에만 번성할 수 있다.
  넷째, 두 사람은 도신이들이 지방 거주자들보다 신앙심이 약하다는 통념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들은
 지방보다 도시에서 교회 참석률이 높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이 책은 경제의 전문적인 용어가 많다.
 그래서 경제학을 배웠다든지, 아니면 경제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몸을 담고 있는 사람에게는 쉬운 책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는 반대의 경우에는 상당히 어려운 책이다. 뭔가 알듯알듯 하면서도 용어를 점검하고 나면
 줄거리가 사라져 버린다.
 그러니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도 세계의 경제가 바로 설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데에 찬사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돈의 위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돈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릭 입센의 글을 읽으면서 잠시 마음에 안정을 찾아보자

 "돈은 음식은 가져다주지만, 식욕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돈은 약은 가져다주지만, 건강은 가져다 주지 못한다.
  돈은 지인은 만들어주지만, 친구는 만들어주지 못한다.
  돈은 하인은 만들어주지만, 충성은 만들어주지 못한다.
  돈은 쾌락은 가져다주지만, 행복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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