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길을 내는 하루 - 삶의 진정한 관리자에게 보내는 사랑 연대기
장진희 지음, 김주은 그림 / 샘솟는기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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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길을 내는 하루> ~* 서평

빨리 읽어 서평을 써야지 했던 마음은 어디 갔나...
간식을 들고 남편에게 가다 턱시도 한 고양이에 빠진 작가처럼, 나는 작가가 그린 아름다운 부모, 가정과 이웃을 읽으며 이틀을 보내고 말았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작가의 글이 나에게 와 눈물이 되었으니 말이다.
참 많이 울었다.
사모란 이름으로 살아온 내 아내의 삼십 년을, 내 마음의 지하실에서 꺼내와서 울었다. 한참이나 울었다. 마침내 한마디 한다. 목사와 결혼해줘서 감사합니다.

내 누이의 미소 닮은 석류.
누이 미소 닮은 석류 같은 이야기가 가슴으로 찾아왔다.
절제된 언어에 정제된 마음까지 어우러져 두꺼운 껍질을 벗기고, 깨물어보아야 그 맛을 알 수 있는 석류 같은 이야기들.
분명 슬프디 슬픈 애잔한 이야기인데,
부끄러운 누이 마냥, 하던 말 멈추고 보조개로 살짝 웃는다.
‘시적 상상력과 은유와 함축의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어색함 없이....나타났다.’

읽을수록 아름답다.
여느 책은 한두 장만 읽으면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우물을 팔 때와 같다.
석자 깊이로 파면 촉촉한 기운이,
여섯 자를 파면 탁한 물이, 아홉 자까지 파면 맑은 물이 나오는 이치다. 첫 부분을 읽으면 촉촉하게 마음을, 두 번째 부분을 읽으면 아픔이 찾아오고, 마지막 부분까지 읽으면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해버린 내 마음을 만날 수 있다.

유명한 작품들이 이야기를 만나 서로 손잡고 문장과 단어 사이를 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도리어 그이름교회 주변 마켓인가, 주변 누구의 이야기인가 싶어 반갑다.
음식으로 치면, 잘 버무려져 있어 고소하다. 맛깔 나는 글 솜씨다.

함께 웃으며 가는 길을 발견했다.
지하실에서 지낸 시간, 개척교회를 섬기는 아픔들, 두 딸, 그리고 부모님과 어려운 형편에도 사랑으로 섬기는 성도들, 치과 의사면서 소설가인 김소래님, 장애아를 사랑한 전미선선생님....

그들을 볼 때마다,
“‘고단한 내일의 삶일지라도 그 내일을 기다리고 있노라’는 청소부 베포처럼 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고단한 삶은 기화가 되어,
‘오늘도 딸들은 믿음을 무기로 장착하고 자신의 한 발을 딛고 있다. 불안이 밀려올 때면 부모의 가슴에 기대며 기도의 힘을 얻으면서 나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베푸는 삶으로까지.

독자에게 말하기를,
‘삶의 보석을 발견하는 창조적인 삶을 살려면, 일상과 자연을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또한 ‘눈물이 메마르지 않는 기도, 하나님 앞에서 나를 드러내며 울고 또 울면서 겉 사람도 속사람도 모두 보여 드’리는 삶을 살자고 당부한다.

나를 심하게 울린 것은 다름 아닌,
‘찌그러진 케이크와 꽃’, ‘아버지의 버터링 쿠키 담은 종이 가방’, 팔아야 했던 결혼 패물, 아이들의 돌반지....카드 돌려막기 등의 우리 업계(?)의 전설적인 단어였다.

집 안 마당 안 살구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하기를 나도 바란다.

이 책이 메말라 버린 많은 사람의 눈물샘을 자극하여 평안을 누리고, 그 인생의 걸음을 이끄시는 창조주를 만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삶의 마당 안의 살구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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