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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요즘 영화 드물게 어지러운 플롯 속에서도 법칙을 찾게 되고 영화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우리영화 박하사탕처럼 사건의 결말이 보여지고 그 다음에 과거로 돌아가는 순서때문에 혼동스럽기도 하지만 그런 구성이 오히려 뛰어난 플롯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

케이트 윈슬렛과 짐 캐리의 연기력도 역시 훌륭하고, 키얼스틴과 일라이저 우드(반지의 제왕 아닌가!^^)의 출연도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사랑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 속 짐 캐리같은 사람이라면. 평생을 두고 사랑을 해도 좋을 사람이라는 생각도 해보고. 기억 속에서 허우적대며 사랑을 되찾으려는 그의 모습에도 한껏 반해보고..

기억삭제라는 기능이 정말 존재한다면. 나는 언제를 삭제하고 싶을까. 내가 지우고 싶은 기억.. 뭐가 있나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었고.

그런 기발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찰리 카우프만의 재능에 또 한번 놀라보고.

(찰리 카우프만 영화는 <존 말코비치되기>랑 <어댑테이션>, 그리고 이번에 <이터널 선샤인>을 봤는데 세 작품 모두 번뜩이는 소재로 풀어가는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생각을 하도록 던지는 그의 메세지가 매력이다.)

여러 번 보아도 계속해서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은 재밌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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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남보다 늦었고 사회진출도, 결혼도 남들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정도 늦은 편이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늦다 보니 내게는 조바심보다 차라리 여유가 생긴 편인데, 그래서인지 시기에 맞지 않거나 형편에 맞지 않는 일을 가끔 벌이기도 한다.

내가 벌인 일 중 가장 뒤늦고도 내 사정에 어울리지 않았던 일은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한 일일 것이다.

1997년 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서 나는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 십수년 하면서 마련해 두었던 알량한 집 한채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그 와중에 공부는 무슨 공부.

학교에 적은 걸어놓되 그저 몸 성히 잘 빈둥거리다 오는 것이 내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졸지에 현지에서 토플 공부를 하고 나이 마흔 셋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된 까닭은 뒤늦게 한 국제 민간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얻어낸 탓이 컸지만, 기왕에 늦은 인생, 지금에라도 한번 저질러 보자는 심보도 작용한 셈이었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 처박혀 낮에는 식은 도시락 까먹고, 저녁에는 근처에서 사온 햄버거를 꾸역거리며 먹을 때마다 나는 서울에 있는 내 연배들을 생각하면서 다 늦게 무엇 하는 짓인가 하는 후회도 했다.

20대의 팔팔한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나는 너무 연로(?)해 있었고 그 덕에 주말도 없이 매일 새벽 한두시까지 그 연구실에서 버틴 끝에 졸업이란 것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무모했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정이 내게 남겨준 것은 있다.

그 잘난 석사 학위? 그것은 종이 한장으로 남았을 뿐, 그보다 더 큰 것은 따로 있다.

첫 학기 첫 시험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겨워 찔끔 흘렸던 눈물이 그것이다.

중학생이나 흘릴 법한 눈물을 나이 마흔 셋에 흘렸던 것은 내가 비록 뒤늦게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매달려 있었다는 방증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혹 앞으로도! 여전히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그런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By 손석희

 

미래를 정하지 못하고 내가 뭘 하면 좋을까, 내가 과연 원하는 게 무얼까 하고 고민하게 될 때.

주위에 친구들은 벌써 취직을 하고 좋은 일자리에 만족하며 사는 걸 보면 아직까지 학생인 나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제 졸업반인데 매일가이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다른 자기개발은 커녕 다이어트 하나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나를 볼 때 한숨만 나오고..

손석희씨 글을 읽으면서 소위 위안이라는 것을 찾았다. 기껏 위안이라니, 바보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에게 지금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마음의 위안 같았다. 이런게 그런거 아닌가.. 졸업반 학생의 고난.

마음의 위안은 이제 되었으니 정말 자기개발을 해서 뭔가 길을 잡아야 할 때가 온 거 같다.

이젠 진짜 미룰 수 없는 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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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테리 시아보가 죽은 것에 대하여 한차례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테리 시아보는 15년 전에 심각한 다이어트와 폭식증, 비만으로 갑작스런 심장마비가 왔고 911 응급차로 후송되어 병원에 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지체되어 뇌 신경에 손상이 많이 가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러니까 15년 동안이나 식물인간으로 살아 온 것이다.

문제는 안락사인데, 그녀의 남편은 분명히 말 못하는 시아보 역시 안락사를 원하며 전에 유언으로 그렇게 말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은 딸을 절대 죽일 수 없다. 기적이란 일어날 수 있다.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것이다.

결국 시아보는 안락사 조치를 받았고 15년 간의 식물인간 상태를 끝마치고 사망하였다.

안락사는 과연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가.. 글쎄, 시아보의 경우를 보면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니 가족들은 둘째 치고라도, 시아보 자신이 15년 동안 말이 아닌 몰골로 의사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체 고통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가족들을 위해 그저 눈물만 흘려야 했기에 그것이 최대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안락사는 분명 Painless Death, Death with Happiness 일 수 있다.

근데 이것이 우리 엄마, 아빠, 형제의 일이라고 생각해 보자.

안락사..? 가족들의 결정으로, 나의 결정으로 가족 중 한 명이 죽는다..?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그들의 권리,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나 스스로가 그들의 생명을 맺고 끊을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인 것이다. 어쩌면.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건 신의 일임에 분명한 것인데.

안락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환자를 짐 떠맡는 듯한 압박감을 느끼며 경제적 어려움에 선택하게 되는 환자 가족들의 권리일까. 아니면 말을 못하는 체, 몇 년 동안 꿈쩍도 않고 있는 환자 자신이 선택하는 천국일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 거대한 윤리적인 문제를 뒤로 미룬 체, 안락사를 금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개인 병원과 같은 경우 병원과 가족들 간에 안락사가 행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무시 못한다.

안락사. 과연 정당한 행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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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렇게 예쁜 영화는 처음이다. 아직 보진 못했지만 주위에서 우리영화 클래식이나 뭐, 그런 영화들 예쁘다고 하지만. 이건 정말 예쁘다. 절대 과장되지 않고 만들어지지 않은 그런 거 말이다.

한 꼬마아이가 친구에게 책을 돌려주려고 하지만 주소를 잘 몰라 이동네 저동네까지 모두 다니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친구를 위한 마음, 동네 할아버지의 따뜻함, 교실 안에서의 귀여운 긴장감(^^?) 모두가 너무 사랑스럽다.

소박하지만 그 안에 의미는 절대 소박하지 않은, 그 어떤 영화보다 전달되는 메세지로 가득찼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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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거리를 가게 되었을 때 정말 우연히 발견하게 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핸드 프린팅! (진짜 더운 날 부산에서의 쾌거였다. ^o^)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말이 필요없고, <올리브 나무사이로>, <체리 향기> 등등 너무나도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왡지 천재적인 사람의 손은 달라보인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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