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테리 시아보가 죽은 것에 대하여 한차례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테리 시아보는 15년 전에 심각한 다이어트와 폭식증, 비만으로 갑작스런 심장마비가 왔고 911 응급차로 후송되어 병원에 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지체되어 뇌 신경에 손상이 많이 가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러니까 15년 동안이나 식물인간으로 살아 온 것이다.
문제는 안락사인데, 그녀의 남편은 분명히 말 못하는 시아보 역시 안락사를 원하며 전에 유언으로 그렇게 말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은 딸을 절대 죽일 수 없다. 기적이란 일어날 수 있다.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것이다.
결국 시아보는 안락사 조치를 받았고 15년 간의 식물인간 상태를 끝마치고 사망하였다.
안락사는 과연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가.. 글쎄, 시아보의 경우를 보면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니 가족들은 둘째 치고라도, 시아보 자신이 15년 동안 말이 아닌 몰골로 의사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체 고통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가족들을 위해 그저 눈물만 흘려야 했기에 그것이 최대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안락사는 분명 Painless Death, Death with Happiness 일 수 있다.
근데 이것이 우리 엄마, 아빠, 형제의 일이라고 생각해 보자.
안락사..? 가족들의 결정으로, 나의 결정으로 가족 중 한 명이 죽는다..?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그들의 권리,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나 스스로가 그들의 생명을 맺고 끊을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인 것이다. 어쩌면.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건 신의 일임에 분명한 것인데.
안락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환자를 짐 떠맡는 듯한 압박감을 느끼며 경제적 어려움에 선택하게 되는 환자 가족들의 권리일까. 아니면 말을 못하는 체, 몇 년 동안 꿈쩍도 않고 있는 환자 자신이 선택하는 천국일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 거대한 윤리적인 문제를 뒤로 미룬 체, 안락사를 금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개인 병원과 같은 경우 병원과 가족들 간에 안락사가 행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무시 못한다.
안락사. 과연 정당한 행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