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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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어보고 평생 소장하려고 마음먹었던 책입니다. 한 시대의 위대한 지성의 글을 멋지게 장정이 된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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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이건 더 베스트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허블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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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렉 이건인데 당연히 별점 다섯개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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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버틀러의 말 - 희망으로 연결된 SF 세계, 우리의 공존에 대하여 ㅣ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콘수엘라 프랜시스 엮음, 이수현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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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 작품을 사상이나 가치관 등을 전파하는 직접적인 수단으로 삼는 것을 매우 경계하며, 그런 작품은 되도록 멀리하려고 한다. 그러나 작품의 예술성이 뛰어날 경우는 예외다. 예술적으로 순수하게 기능하며 창작자가 이를 본인의 생각을 전파하는 수단으로 유효하게 활용한다면, 뭐가 문제일까? 어렸을 적 불우하게 자라 월드 스타가 된 운동선수가 유소년 체육 활동 장려를 위한 기부와 호소를 한다면 그 누가 이를 문제로 삼겠느냐는 말이다. 이 세상의 빌런은 온전한 자신으로 살지도 못하면서 주제넘게 남들을 교화하려는 이들이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어떤가? 그녀는 물론 글 쓰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천상 작가였지만, 세상의 불합리함을 해결하려 노력하는 행동가이기도 했다. 그는 '불우가정 출신', '흑인', '여성', '장르소설가'라는 자신의 소수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자신을 PC주의자-당시에는 이 용어가 없었지만-라고 추켜세우는 것은 경계했다. 자신은 무슨 무슨 주의자가 아니며 그저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글쓰기를 통해 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이다.

버틀러는 생전에 인터뷰를 매우 많이 한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그의 글쓰기 인생을 총괄하는 방대한 분량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SF로 규정지을 수 없는 그녀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의-일부 작가들이 자신을 장르소설가로 규정짓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과 달리, 그는 흔쾌히 자신을 'SF 작가'로 칭했다.-창작 배경과 영감의 근원이 된 그녀의 사적인 이야기들을 원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나는 버틀러의 팬으로서 매우 흥분된 마음으로 이 책을 만족스럽게 읽었으며, 이 책을 읽을 마음을 먹은 여러분도 또한 그러할 것이다.

#옥타비아버틀러의말 #옥타비아버틀러 #SF #서평 #도란군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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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리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박설영 옮김 / 프시케의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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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정신을 차린 나는 숲에서 홀로 있으며 엄청나게 굶주리고 온몸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내가 누구인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것이다. 주변을 헤매던 나는 정체 모를 생명체와 조우하게 되고, 그것을 먹고 싶다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그것의 살점과 내장을 찢어발기고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 한참을 먹고 나니 허기가 가심은 물론 상처가 치유된다. 나는 뛰어난 자가 치유 능력을 지닌 특별한 존재인 것 같다. 다시 주변을 탐색하다 한 젊은 인간 남자를 만난다. 아까와 같은 알 수 없는 본능에 이끌려 그의 목과 손을 물고 피를 빤다. 다행히 이 남자는 그전과 달리 죽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 피를 빨리는 것에 쾌락을 느끼는 듯하다. 우리는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나는 그와 함께 내 정체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날 것이다. 나 정체를 되찾고 나를 이렇게 만든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버틀러는 '쇼리'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했다. 언뜻 보기에 트와일라잇 시리즈 같은 영어덜트 장르 소설처럼 보이는 이 소설은, 전통적인 공포의 존재인 뱀파이어를 인류 친화적인 존재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정말로 색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나'라고 불리는 이들 종족은 인류를 포식하는 것이 아닌 공생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이나가 인간을 물어 피를 빨 때 인간에게 흘러 들어가는 독 같은 무언가는 인간을 이나의 흡혈 행위와 이나라는 존재 자체에게 중독되게 만든다. 생리적으로, 나아가 심리적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이나는 이런 인간들을 공생인이라 부르고 이들을 보호하고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이나에게 식량으로서의 피를 제공하고 그들에게 쾌락과 보호를 제공받는 것이다. 이나는 모든 인간의 피를 빨 수는 있으나 그중 자신에게 맞는 특별한 인간들만 공생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들은 인종, 성별, 나이 등의 인간이 차별받는 그 어 떤 요소도 무차별한, 완벽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직 무차별한 사랑에 기반한 공동체라니, 이 얼마나 완벽한 사회인가.

쇼리는 공생인과 부계 쪽 혈연 관계의 이나 가족들의 도움으로 자신과 어머니, 형제들을 몰살시킨 자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쇼리는 자신이 이나 유전공학의 산물로 인간과 이나에게서 태어났고, 그래서 낮에도 활동할 수 있으며 다른 이나보다 더욱 뛰어난 신체 재생 능력 등의 특별함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시도 자체가 고귀한 혈통을 지닌 이나 종족의 수치라고 생각하는 일부 이나들의 반감을 사게 되어 자신의 가족이 몰살당했을 수도 있다는 것. 소설의 전반부는 전통적인 미스터리물과 뱀파이어 액션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범인이 특정된 후반부는 법정 스릴러물의 흐름을 따라가며 이나 사회의 규율과 전통을 기반으로 한 재판 과정에서의 논리적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뱀파이어 장르문학'으로서의 특별함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후반부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설정의 대담함 때문에 후속편을 기대했건만, 버틀러는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60대 초반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타계했다. 아쉬움은 접고 그녀의 아직 읽지 못한 작품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쇼리 #옥타비아버틀러 #뱀파이어 #서평 #도란군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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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행성 밖에서 ㅣ C. S. 루이스의 우주 3부작 1
C. S. 루이스 지음, 공경희 옮김 / 홍성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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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의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그의 소설이자 영화화에도 성공한 '나니아 연대기'는 알 것이다. C. S. 루이스는 기독교 사상가이자 영문학 교수, 작가이며 평생 40여 권의 책을 저술한, 시대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나는 나니아 연대기를 어렸을 적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해 결국 전권을 소장하여 다시 읽었다. 그런데 나중에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대표작이자 환타지 장르문학으로 알려져 있는 나니아 연대기가 사실은 기독교 알레고리가 가득하다 못해 넘쳐흐를 정도이며 '기독교 신앙을 논리 정연하게 변증'한 일종의 환타지 이야기 성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놀라운 것은 이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나니아 연대기가 여전히 훌륭한 환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 말고도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인데, 그만큼 루이스의 넓고 깊은 사상과 철학에서 비롯된 문장력이 뛰어나면서도 교묘하다는 반증일 게다. 위대한 사자 The Great Lion, 아슬란을 찬양하고 숭배하라!

본서 '침묵의 행성 밖에서'도 나니아 연대기와 결을 같이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우주여행이 가능한 과학 기술을 가진 지구인들이 화성과 금성으로 이동하며 이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와 조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나니아 연대기와 동일하게 캐릭터의 선악이 분명하다. 전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문명을 제거하고 지배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의 대결 구도와 더불어, 지구와 화성, 금성을 아우르는 조물주 신이 존재한다는 것도 유사하다. 본서는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지구와 화성을 배경으로 악하고 선한 인간들간의 대립을 다루고 있으며 천 페이지가 넘는 시리즈의 서문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는 나니아 연대기보다는 흥미가 덜 한지라 나머지 두 권은 다음 기회에 읽어볼 생각이다.

#침묵의행성밖에서 #CS루이스 #SF #서평 #도란군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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