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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 - 독일과 일본 그 두 개의 전후
타나카 히로시 지음, 이규수 옮김 / 삼인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위안부 문제가 일어날때, 자위대가 슬금슬금 본격적인 군사훈련을 시작한다는 뉴스를 접할때, 혹은 정기적으로 일본의 고위 관료들이 망언을 일삼을때,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독일을 봐, 그들은 나찌와 연계되는 게 최대의 불명예라고. 일본놈들은 왜 이모양이야?'
그리고는 일본과 독일의 전쟁 후 과거 청산 태도에 대해 한두마디 언급한다. 하지만,하지만 말이다. 정말 구체적으로 일본과 독일이 전쟁 후 어떤 식으로 각종 행정과 정치적인 제도 개혁을 통했고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에 의해 그러한 좀을 곱씹는다. 외부가 아니라 일본 내부의 뼈아픈 자아성찰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진가는 더욱 빛난다. 의외로 쉽게 술술 읽히며, 줄을 치고 싶을만큼 가슴에 와닿는 부분도 많은, 친일파 청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한국의 근현대사까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