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망각 - 독일과 일본 그 두 개의 전후
타나카 히로시 지음, 이규수 옮김 / 삼인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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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가 일어날때, 자위대가 슬금슬금 본격적인 군사훈련을 시작한다는 뉴스를 접할때, 혹은 정기적으로 일본의 고위 관료들이 망언을 일삼을때,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독일을 봐, 그들은 나찌와 연계되는 게 최대의 불명예라고. 일본놈들은 왜 이모양이야?'

그리고는 일본과 독일의 전쟁 후 과거 청산 태도에 대해 한두마디 언급한다. 하지만,하지만 말이다. 정말 구체적으로 일본과 독일이 전쟁 후 어떤 식으로 각종 행정과 정치적인 제도 개혁을 통했고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에 의해 그러한 좀을 곱씹는다. 외부가 아니라 일본 내부의 뼈아픈 자아성찰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진가는 더욱 빛난다. 의외로 쉽게 술술 읽히며, 줄을 치고 싶을만큼 가슴에 와닿는 부분도 많은, 친일파 청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한국의 근현대사까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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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선택으로 당신의 인생이 바뀐다
남부데루유끼 지음, 최혜선 옮김 / 문진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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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생활건강' 혹은 '화장품' 하는 식으로 회사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큰 화장품 회사들의 이름은 '~화학' 이 대부분이었다. 즉,화장품은 화학제품이라는 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 이었던 것. 그러나 소비자들이 정보에 빨라지고 화학성분이라는 것 자체의 어감이 나쁜 쪽으로 기울어지자 재빨리 이름을 바꾼 것 같다.

세상의 반은 여자.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굴에 뭐 하나라도 바르는 여자를 90%라고 치자. 끔찍하지 않은가? 이들 중에 화장품에 대해 바른 상식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이 책은 그저 막연히 화장품에 대해 '그런 거 들었으면 안좋다던데' 하고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각종 화학 성분의 표기명부터 화장품의 대략적인 배합 공식까지. 한번 읽어보면 화장대 위가 새로이 보일만한 책이다. 다만 두께가 얇고 삽화가 많아서인지 좀 더 본격적이고 자세한 내용을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이제껏 화장품의 광고를 100% 그대로 믿어온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 내용만 해도 충격으로 인해 다 소화하기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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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나 11 - 애장판
라가와 마리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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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만화들이란,번안 자체가 쉽기 때문에 출판이 잦은 것 같기도 하다. 도판이 바뀌긴 하지만 그래도 대충 동경=서울, 오사카=부산 하는 식으로 치환하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한가 말이다. '아기와 나' 애장판 이전의 모습은 번안판이었는데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굳이 '애장판'이란 거창한 이름이 아니라도 적확한 지명,인명 표시와 좀 더 세련되고 정성스런 번역이 만화 자체의 질을 20%는 올려준 것 같다.

엄마 없는 아이 둘과 홀아비(?)로 이루어진 세명의 가족.그리고 그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어떻게 보면 추레하고 지칠 수 밖에 없는 일상들도 작가의 따스한 시선으로 힘들지만 작은 행복들의 연결고리로 비추어진다. 일상을 아름답게...... 하고 중얼거리고 싶을때 펼쳐보게 되는 만화이다. 특히 아빠&엄마의 사랑 얘기를 그린 11권은 이 만화 전체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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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본어번역 노하우 101강
트랜스쿨 엮음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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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번역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평소 트랜스쿨의 강의 방식(온라인에서 유료 회원제로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는)에 마음이 끌리고 해서 일단 책을 사서 보았다. 그러나 내용은 실망. 단순히 온라인의 자료를 끌어모아 책으로 엮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형식의 변화 없이 단지 101강을 이어놓기만 해서 무척 단조롭고 지루하다. 게다가 치명적으로, 모범답안이라고 적어놓은 번역문들이 무척 껄끄럽다.모범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 한글 문장에는 전혀 일가견이 없고 일어만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엮은 책 같다. 좀 더 다양한 편집, 알찬 번역문을 섞어서 책을 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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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구망구 차차차! 1
스즈키 유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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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유미코. 가끔 이 작가의 만화를 읽다보면 짜증이 날때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늘상 여주인공 캐릭터는 비슷비슷하며(골비고 수선스러운)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또한 똑같기 때문이다. 미녀 시리즈 이후에 나온 이 책은, 젊은 여자들인 주 독자층에게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할 소재를 다루고 있다.

바로 노인 간호 문제. 주인공 코로가 갑자기 나타난 친엄마의 병수발(그것도 치매!)을 하는 모습을 2권으로 다룬다. 당연히 만화의 구도는 노인과 딸 코로에게 집중되고,아기자기한 로맨스도 스즈키 유미코 특유의 황당한 유머도 별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눈물을 쏟게 하는 장치들이 나타난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노인간호와 치매를 돌보는 가족들의 고충까지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결코 억지스럽지 않다. 스즈키 유미코의 미녀 시리즈에 대한 편견에, '노인이 등장하는 만화' 라는 사실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읽지 않는다면 다소 손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이제 곧 노인이 되실 부모를 둔 이들은 한번쯤 들춰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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