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무가 삶의 무게를 가벼이 하는가?

음주가무연구소
니노미야 토모코 글, 고현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3월

표지의 맥주 손잡이는 정말로 잡을 수 있는 입체였다. 아주 처음부터 재미있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는 그 유명한 엽기 여주인공이 나오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니노미야 토모코.
이 사람 만화는 워낙 좋아해서 다 봤는데, 여주인공들이 하나같이 그모양!
이건 작가의 성향임에 틀림없다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는데, 이 만화를 보고 그 생각이 접혔다.
작가는 훨씬 더 심한 사람이었다. 어찌 보면 노다메는 작가가 되고 싶어했던 '얌전한' 이상형이었을 수도.

하여간 이 만화는 말그대로 작가의 자전적인 음주가무 이야기다.
마구 폭소를 터뜨릴 내용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좀 처절하다.
개인적으로 술을 전혀 못 한다. 체질 탓인 것 같은데,그렇게 살다보니 술자리 문화를 잘 모른다.
이 책을 보고 술꾼들의 생태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는게 소득.
주변에 술버릇 나쁜 사람들을 보고 혀를 내둘러왔었는데 그 사람들은 양반이었음을 알았다.

'이렇게까지....' 하는 생각이 드는 온갖 술자리 무용담이 펼쳐지는 것을 보며
솔직히 부럽기도 했다. 술의 힘을 빌면 이래도 그냥 사람들이 넘어가주는구나.
다음 날 아침에 뒷머리를 긁적거리면서 헤헤,뭐 어때,하면 되는구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