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채꾼 우시지마 9
마나베 쇼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사채꾼 우시지마를 지금까지 보면서 많이 괴로웠다.
빚쟁이와 사채꾼이라는 특이한 소재에 잔인하리만치 차가운 작가의 시선.
빚이라고 하면 그저 집에 차압딱지 붙이고 조폭비슷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광경만 떠올렸었다. 그러다가 온갖 파멸을 세밀하게 그린 이 만화를 보고서는 충격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에이 설마 뭔 일 나겠어, 이 정도야, 하면서 시작한 사람들이 지옥에 떨어진다.
9권은 읽을까말까 솔직히 갈등했다. 작가가 그려내는 지옥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 두려웠다.
그리고 계속 그런 막막하고 대책없는 절망만 느껴서 어쩌라는 것인지도 의문이고.
그런데 이게 웬일? 작가는 9권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부모와 세상과 환경만을 원망하며 자신까지도 방기한 주인공에게 드디어 천국이 찾아온다.
아니, 자신이 지옥 구석에서 혼자 빛을 만들어냈다.
담담하게 그렸지만 최근 읽은 그 어떤 책보다도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한 만화.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작가는 이 만화를 그린 것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