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2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마이너리티 리포트+CSI 같은 소재라고 하면 설명이 쉬울까?
그 두개의 작품성을 합쳐놓아도 이 만화의 반도 못 따라 올 것 같지만 말이다.
저자가 상당히 유명한 작가라고 함에도, 나에게는 처음 접하는 작가였다. 개인적으로 너무 예쁘장한 그림체는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늘 제쳐두었었다. 그러나 그림체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든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1권 리뷰없이 2권을 쓰는 것은, 1권은 이 시리즈의 전반을 꿰뚫고 있는 '제9수사팀' 개요를 아는데는 꼭 필요하지만 에피소드 자체의 밀도가 2권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1권은 좀 자극적이되 메시지는 약하다.
하여튼 제9수사팀은, 죽은 사람의 뇌에 담긴 시각 정보를 MRI스캔해서 사건을 수사하는 팀이다. 시대배경은 2050년이므로 당연히 지금은 없는 기술. 죽은 자가 보았던 시각 정보는 뇌에 고스란히 담기고, 이를 통해 범인을 색출하거나 사건진상을 파악한다. 사람의 뇌는, 참으로 신비하게 같은 장면을 봐도 모두 다른 영상으로 해석해 담고 있다. 죽은 아버지가 바라보았던 딸의 영상은 실물보다 훨씬 사랑스럽고, 군중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발견한 사람의 뇌 영상은 그야말로 군중을 모두 아웃포커스로 지워버린다.

누구나 감정의 아킬레스건이 하나쯤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만화는 내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2권은 보고 나서 한참을 엉엉 울었다. 모두들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고, 자신의 머릿속이 스캔되어 남에게 보인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내 뇌의 영상을 남겨서 볼 수 있다면(물론 만화에서는 죽은 자의 뇌만 스캔한다), 그래서 지금은 잃었지만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기꺼이 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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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16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이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시대를 앞서가는 빠르고 특이한 소재들이 많았죠.
어릴 때, '인간 복제'를 주제로 한 만화책을 읽었을 때는 상당히 충격이었던.
'인간 복제'라는 말이 나오기도 훨씬 전인 90년도 초반에 봤으니까. 아마도 일본에선
80년대에 나온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어쨌든 이 사람도 참 독특한 사람입니다.

좋은 작품 추천 감사합니다. 저도 곧 읽어봐야겠어요. (웃음)

도넛공주 2007-05-1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감사합니다 L-SHIN님. 그런데 인간복제를 소재로 한 만화 제목이...?

비로그인 2007-05-1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긁적)
생각이 안 납니다. 이 작가의 책들을 찾아보고서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