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울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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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걸어 두는 나무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걱정을 안고 사는 나로써는 이 책을 보았을 때 어떤 동질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나에게도 그런 느낌을 주었겠지만, 요즘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뭔가 당김이 있을 것 같은 그런 제목이었다.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어떤 나무일까 참 궁금하게 만드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주인공 줄리엣은 걱정이 아주 많은 아이다. 나와 성격이 비슷해보여서^^ 참 그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한... 줄리엣은 가족들의 평온함을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참고 마음에 꾹꾹 눌러담는 아이이다. 줄리엣의 동생은 천방지축에 누구의 기분을 생각하기 보다 마음대로 거침없이 행동하기에 줄리엣은 그런 동생의 언니로써도 힘들어보인다. 게다가 학교에서도 휴라는 친구의 괴롭힘에 매일 한숨만 쉬게 되는데..
그런 줄리엣에게 자기만의 방이 생기게 되고 그 곳에서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를 만나게 된다. 벽지의 그림이지만, 할머니의 설명을 들으며 속으로만 담아두던 걱정거리들을 하나씩 나무에 있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서 걱정들을 걸어두고 잠든다.
사실 처음에는 뭔가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벽지의 그림인 나무라는 점에서 조금 갸우뚱했지만 오히려 현실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로 전개된 게 아닌가 싶었다. 내 걱정거리를 마음에 그대로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게 말못할 것들을 털어놓고 마음을 좀 더 가볍게 할 수 있는 그런 것...그런 것이 아이들에게나 나에게나 고민이 많은 시점에서 필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였다.
줄리엣이 이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덕분에 모든 일들이 다 잘 해결되지는 않는다. 마음이 가벼워진 줄리엣은 점차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이 바로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가 줄리엣에게 준 선물이 아닐까!
마지막에 " 난 뭐든 견뎌낼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줄리엣이 처음 한 장을 넘겼을 때 온 몸에 어깨에 무거운 걱정거리만 듬뿍 들고 힘들어하는 모습과는 아주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줄리엣의 변화는 주변의 변화까지 가지고 온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로 말이다.
마지막에 줄리엣의 힘들었던 그 마음을 부모님이 알고서 줄리엣을 기쁘게 해줄 대안을 마련하는 것..할머니의 외로움을 알게 된 줄리엣이 할머니의 생일 선물로 아주 뜻깊은 걸 마련한 것... 그런 것을 보니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는 다름 아닌 가족들의 배려와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 그런 책이었다.
갑자기 아이들에게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를 우리 한번 그려볼까? 라고 해보고 싶어진다. 그런 어떤 고민들을 그 곳에 걸어둘런지.. 그 고민들을 나도 함께 나누어 보는 것도 아주 즐겁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