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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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어느 날 서점의 주인이 되었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더랬다.]

서점의 주인이 되는 로망을 갖고 있는데 사실 책의 내용은 오히려 워킹맘의 고충이었다.

[섬에 있는 서점]을 읽고나니 다시 서점의 주인이 되고 싶다라는 욕망이 솟아오른다.

아주 작은 섬.

아마 윤식당시즌1의 장소였던 그 섬 정도의 크기가 아니었을까?

공동체의 문화가 살아있는 곳.

마을 주민들이 서로의 삶을 소소히 공유하는 곳,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고 살아온 곳.

그 작은 동네가 어쩌면 내가 살고 싶어하는 곳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휴양을 와서 책을 읽기 위해서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다는 설정자체가 억지일지도 모른다.

나도 여행을 자주 하지만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미리 가지고 가거나 아니면 터미널이나 공항에 있는 서점(그래서 터미널이나 공항에는 서점이 꼭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에서 슬쩍 둘러보고는 한 두권씩 구입하고는 했지, 여행지에 가서 서점에 갈 생각은 전혀하지 않았다.

어쨌던 인구 몇천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에서 서점을 운영한다는 생각은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서점은 마을의 문화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요즘은 도서관이 그 역할을 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선생님은 책을 선정해서 같이 읽고 토론하고 에세이를 숙제로 내어주고, 어른들도 관심사가 같은 분야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책방의 주인은 사람들에게 각자에게 맞는 책을 골라주고 이야기를 나눈다.

노팅힐의 휴 그랜트도 그랬을까?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었다.

소설의 내용은 이러하다.

앨리스라는 섬에 있는 작은 서점. 서점의 주인은 아내를 잃고서 실의에 빠져 서점의 운영은 등한시하며 살아간다.

그에게 닥쳐온 사건. 누군가가 아이를 서점에 버려두고 도망을 가버렸다.

여차의 이유로 그는 아이를 키우게 된다. 아이를 키우며 출판사 영업사원과 사랑을 하게 되고

마을 경찰관과 친구가 되며 마을 주민들과도 다시 가까워진다.

그 아이가 자라서 대학생이 될 때까지의 여러 삶의 모습이 이 책의 전체 내용이다.

무용학원을 다녀야 하고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작문숙제에 힘들어하다 그 숙제로 대회에서 상도 받고 아주 잘 자라준다.

그리고 서점의 주인이었던 주인공은 병에도 걸리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서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 이상은 스포일러이므로 여기까지만 쓰겠다.

 

다 읽고 나서 그동안 소설을 등한시했다는 후회를 해본다.

왜냐구요? 테멀리안이 사라진 사건이 이후에 큰 복선이 되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한번도 그 사건에 주목을 하지 않았다.

소설을 멀리하다보니 복선과 암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해보지 않았다는 것이지.

이제 서점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마냥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기고 싶으나 사실 한국의 현실에서 아일랜드 북스처럼 서점을 운영했다가는 망하기 딱 좋다.

학생들의 참고서와 문제집을 대량으로 들여와서 팔아야 서점의 운영이 가능해질테지.

건물주가 되어 임대료 걱정을 전혀하지 않는다면 모를까말이다.

로또를 사야하는가보다.

~서점이라기보다는 북카페를 운영하기 위한 기본원칙은 세웠다.

음료는 핸드드립 커피 한 종류만 팔 것이다.

수험서를 펼쳐놓고 공부를 하는 손님은 받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도 출입이 불가능한 No Kids를 할 것이다.

입 닥치고 책만 읽으라고 수다금지도 시킬 것이다.

토론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작은 세미나실은 따로 하나 만들어 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보니 손님을 받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네.

그래도 할 수 없다. ? 내가 건물주니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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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카트린 지타 지음, 박성원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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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라고 쓰고 자기계발(개발)서라고 읽는다.

프롤로그만 읽으면 이 책은 다 읽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행"이라는 단어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혼자"라는 것에 중심을 준다면 프롤로그와 수도원여행까지만 읽으면 된다.

 

번역도 깔끔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P41에 '그는 그에게 묻는다'가 대표적이다.

한 문장에 대명사가 두개나 들어있다니, 무슨 이런 번역이 다 있나.

두번째 '그'는 아직 이름이 나오지 않았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첫번째 그는 차라리 크리스라고 했어야 했다.

'크리스는 그에게 문는다'가 훨씬 깔끔하다.

직역을 해서 그렇다고 치면 교정을 보는 출판사 직원들은 무엇을 했을까나.

 

별점 1개 주기도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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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64713&custno=1318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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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미친 단 하나의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 (양장) - 최고의 수학 난제가 남긴 최고의 수학소설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풀빛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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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미친 단 하나의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

이 책은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러시아의 골드바흐라는 사람이 이런 저런 계산을 하던 중 모든 짝수는 소수 두개의 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예를 들면 2+2=4, 3+3=6, 3+5=8, 5+5=10, 5+7=12, 19+31=50등이다.

골드바흐는 이에 의견을 구하기 위해 오일러(그 유명한 오일러의 공식의 오일러)에게 편지를 보내 일반적인 성질인지를 물어본다.

이게 아직 인류가 풀지 못한 몇 개의 수학 난제 중 하나인 골드바흐의 추측이다.

이 소설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하기 위한 한 수학자(가상의 인물)의 평생에 걸친 노력과 좌절, 그리고 실패.

한때 수학강사(그래봤자 중고등학교 문제집 풀이수준)였던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

평소 문제적 남자를 자주 시청했던 터라 이런 문제가 주어지면 매우 즐거워했다.

캔캔퍼즐이나 죄수문제, WPC(월드 퍼즐 챔피언쉽)등의 문제는 같이 풀기도 하고 방송이 끝난 후 웹사이트를 뒤져 다른 문제에도 접근해보곤 한다.

물론 풀어보려고 시도도 못해보는 문제도 많다. 어줍짢은 나의 실력으로는. 다만 즐거울 뿐이다.

제목이나 내용에서 수학이라는 압박을 주기는 하지만 내용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수많은 수학자들의 이름이 나오고 가끔 수식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무시해도 책을 읽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 난제를 해결했느냐가 아니라 사람이 살면서 어느 한가지에 대해서 평생을 바칠 수 있느냐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까지 어떤 한 분야에 이렇게까지 몰두해본 적이 없다.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은 모름지기 스스로 이룰 수 있는 목표만을 세워야 한다

그런가? 목표라는 것은 꼭 이룰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위해 매진하는 것을 보면 어른들은 쓰잘데기 없는 짓을 한다고 철 좀 들어라라고 하신다.

철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대학교 때 들었든 노래 중에 내가 철들어 간다는 것은 제 한 몸의 평안을 위해 세상에 적당히 길드는 것이라는 구절이 있었다.

철 든다는 것은 한 사람의 몫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말은 직업을 갖고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돈이 안 되는 일에 매달리는 것은 철이 들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철이 들면 인류는 발전을 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쓸데없는 일을 하고 돈이 안 되는 일에 인생을 걸어야 한다.

다만 그게 당신의 자식이면 안 되는 것일 뿐이지.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 어떤 일에 올인 해본 적이 있었던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이룰 수 없는 목표를 가져본 적이 있었나?

가져본 적이 아니라 가져볼 계획은 있는 것인가?

목표가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목표(모든 것을 걸고 달려야 할)가 없어 보이고 가져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살고 있으니 살아갈 뿐. 평범한 삶이다.

이건 맞고 틀리거나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나는 단 한번이라도 목표라는 것을 설정하고 온 힘을 다해서 달려보는 삶을 가져보면 참 행복한 삶이겠구나 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떠올린 것은 우리 수학교육의 문제점이다.

내가 왜 문과를 지원했을까? 당연히 수학이 싫어서 이다.

수학은 정말 아름다운 학문이고 삶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학문인데 우리는 너무 문제풀이에만 집중 하다보니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지 잊어버리고 있다.

예를 들어보면 수학 1단원 집합과 명제.

집합과 명제는 논리를 전개함에 있어 꼭 알아야 하는 단원이다.

필요조건은 언제 충분조건은 왜 알아야 하는지 중요하고,

문제를 증명함에 있어 명제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참과 거짓을 구분하고 역, , 대우를 통해 거짓의 거짓은 참이다 라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나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생각을 논리 합리적으로 전개시킬 수 있다.

하지만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이 뇌에 주입시키니 이게 머리에 쑤셔넣었는데 오래 남아있지 않는거다.

순서도라는 단원을 보자. 다들 기억을 할 게다.

예와 아니오를 따라 가면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방법.

순서도 문제는 정말 짜증났고 아예 풀 생각을 안하고 버리는 문제였다.

지금 알파고나 4차혁명 또는 광고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알고리즘이 순서도에 닿아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이 자주 물어봤다.

, 수학은 왜 공부해야 되요? 수학은 누가 만들었어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없이 가르치고 있으니 해마다 수포자는 늘어갈 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영화 뷰티풀마인드와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 많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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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3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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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작가는 이렇게 세권까지 쓸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처음에 국보순례를 쓰고 나니 독자들이 후속은 없냐고 보채서

명작순례를 쓰셨고 그러다 보니 이번 책 안목까지 쓰게 되었다고 하신다.

그래서 그런가

나도 처음 국보순례를 구입했을 때 재미나게 읽었고

명작순례가 나왔을 때는 아무런 의심없이 저절로 구입을 했고

안목이 나왔을 때는 자연스레 구색을 맞추고자 손에 넣게 되었다.

 

사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때부터 독자였었고

책장에도 북한편(북한편은 절판이라 헌책방을 뒤져봐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과 일본편을 제외한 모든 책이 고이 모셔져 있다.

어디 여행을 가고자 할 때는 제일 먼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펼쳐

기본정보와 배경지식을 습득하는게 습관이었고 그의 눈길을 따라 나의 발걸음도 옮겨가게 되었다.

 

참 많은 곳을 다녔다.

경상도에 있는 곳은 대부분 다녀온 것 같고 전라도 지방으로 조금씩 발을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충청도지방까지 다녀오게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것 없다.

 

이 책 안목은 국보순례나 명작순례와는 다른 책이다.

이전의 책이 예술품에 대한 설명이 주로였다면 안목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 책이다.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장은 역대 대안목가들을 소개하였다.

추사 김정희라던가 위창 오세창, 혜곡 최순우 같은 이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둘째 장은 뛰어난 안목을 가진 미술애호가들의 수집이야기를 통해 안목의 구체적인

실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안평대군이나 간송 전형필같은 이들을 소개한다.

 

3장은 회고전을 리뷰하는 장이다.

이중섭탄생 100주년, 박수근 서거 50년, 신영복 서거 1주기전 같은 글들이다.

 

넷째 장은 대규모 기획전에 부친 본인의 전문적인 평론들이다.

 

내가 틈만 나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전시를 찾는 이유는 별 다른게 없다.

바로 안목을 높이기 위함이다.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사실 보는 눈이 없다.

잭슨 폴락의 작품을 보면 이게 뭔가 싶은거지.

안목을 높이고자 한 계기는 어이없게도 군대에서 시작되었다.

군대에서는 수요일에 오전에는 안보교육이라고 해서 정훈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전투체육이라 해서 체육활동을 한다.

오전 안보교육시간에는 흔히 반공관련 VTR을 보거나 하게 되는데

나는 사단장님을 잘 만난 복이 있어서 인가 색다른 것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때 사단장님의 지론이 젊은 청춘들이 군대에 끌려와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무엇인가 좋은 것을 주고 싶으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좋은게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고

무엇이 좋은 것인지를 알려면 좋은 것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수요일이면 시립교향악단의 클래식 공연을 자주 접했고

교향악단이 아니라도 현악4중주라던지 이런 류의 공연을 많이 보았다.

그런가 하면 유명인사의 특강도 자주 듣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인식이 생겼다.

요즘은 TVN에서 하는 어쩌다 어른의 특강쇼도 일부러 찾아서 보고 있는데

괜찮은 강연을 매우 많이 해주고 있고 도움도 많이 된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이 세권의 책은 읽고 읽고 또 읽고 있다.

읽을 때마다 저번에 읽었던 기억은 사라져서 매번 새로 읽는 느낌이다.

그리고 책에서 소개된 작품을 직접 만나러 간다.

글로써 아무리 읽어도 직접 대면해서 느끼는 감정을 따라갈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얼마전에는 이중섭작품 전시회도 다녀왔고

또 지금 진행중인 피카소전시회에도 갈 계획이고

또 다른 어떤 전시회가 있는지 수시로 살펴보고 있다.

안목은 한번에 높아지는 것이 아닐지니 한발씩 한발씩 넓혀갈 수 밖에 없다.

나의 저급한 안목에 소중한 책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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