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글쓰기 특강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저자 강준만의 이름이 익숙한 독자라면 저자의 글쓰기 실력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한다. 특유의 날카로움과 특유의 풍자, 주변에서 벌어지는 예민한 소재에 대한 과감한 논평 등 글 읽는 재미를 듬뿍 담아내는 저자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은 자연스러운 호기심과 노우하우를 훔쳐내고픈 욕심을 누르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2005년 6월부터 저자가 직접 대학생의 취업 지도를 위해 글쓰기 강의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을 위한 글쓰기를 한 수 지도하고 있다. 저자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이 책 한 권을 읽고서 글쓰기가 월등히 나아질 수 없음을 고백하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속편 출간을 약속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을 위한 1편이라고 전제하고 독서를 시작함이 좋겠다. 그렇게 이해한다면 대학생 독자가 "이 책이 과연 내 글쓰기 실력을 단숨에 향상시켜 줄 것인가?"라는 의문과 대학을 졸업한 지 이제 오래되었고 취업과 무관한 나와 같은 독자가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의구심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논술의 붐을 타고 출간되는 많은 논술 관련 서적과는 이 책은 차원을 달리한다. 체계적인 논술을 배우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진도가 너무 빠르다. 논리학과 미학, 언론학과 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글쓰기를 설명하고 있어 논술의 기초부터 정리하고픈 독자에게는 너무 어렵다. 그래서 "대학생"이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반면 취업을 앞둔 대학생이거나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이 책은 금상첨화이다. 기실 논술의 기초를 설명하는 책은 많으나 논술의 깊이와 글의 오류와 함정에 대해 설명한 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논리학을 배운다면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겠지만 논리학과 논술을 다시 연결해내야 하는 작업은 까다롭기 그지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어렵기만 하고 재미없는 책이라고 상상하지 않기를 바란다. 저자의 이름을 보고 책을 구매한다면 그 책이 최소한 재미없는 책이라고 상상하는 것 자체도 쉽지는 않겠다. 이 책 역시 논술의 재미를 예민한 주변 소재를 이용하여 논평하고 글을 쓰고 있어 어려움이 재미로 희석된다.

소개되는 다양한 예문들은 저자에게 지도를 받고 있는 학생들의 글이거나 혹은 저자의 글을 스스로 평가한 부분도 있고 신문 사설을 인용하여 싣기로 하였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알 듯 모를 듯 체회되는 글쓰기의 묘미를, 비판받아 온 예문만을 보면서 고쳐쓰기나 문제점을 지적해 보는 반복학습의 묘미를 느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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