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가 현실화되면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수도권 여행지 안내는 우리에게 절실한 가이드북이다. 하지만 주 5일 근무가 현실화되어 "정착"되어가는 시점인 지금에 와서 - 그것도 올해 출간된 - 펼쳐 본 [수도권 베스트 여행지 42]는 기대 이하의 작품이다. 기대 이하라는 직언은 소개되는 42개 추천 여행지가 42위에 들어가지 못할 내용이 섞여 있거나 관련 자료 소개가 부실해서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저자 특유의 여행작가냄새와 카라이프 기자 냄새를 넘치도록 풍겨내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매 페이지가 알차고 정성으로 가득차 있다. 내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을 하는 것은 42개 추천지로는 이미 대부분 다녀온 바 있는 기본적인 여행지라는 의미이다. 결국 이 책은 여행의 꼼꼼함과 자유로움을 잃어버린 얼굴 도장 찍는 여행을 만들어 버렸다.저자가 추천하는 여행지로 향하는 길목에 수 없이 많은 비경과 박물관이 있지만 그런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여백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책의 제목에서와 같이 수도권 베스트 여행지 42를 소개하기에는 적절한 부피와 소개가 들어차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 내용 또한 알차다. 나는 수도권 베스트 여행지 200선 정도를 요구하는지도 모르겠다.수도권 여행지를 꼼꼼히 챙겨보지 못한 독자라면 이 책의 필독을 권한다. 가족여행을 많이 다녀오지 않았고 이제라도 가족과 함께 당일치기로 훌쩍 떠나고 싶다면 이 책을 기본서 삼아도 좋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쯤이면 "수도권 베스트 여행지 42로는 턱도 없다"라는 지적이 무슨 말인지 알겠노라고 독백함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