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검 1부 1 - 무림편, 무림으로 가는 황제
임무성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특이하게도 주인공은 명나라 황제인 건문제이다. 1부에서는 건문제인 주인공이 황실에서 탈출하여 무림세계로 들어와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황제의 검이라는 이 작품은 무협판타지 소설의 1세대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고 거대한 분량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읽은 작품이다.

[묵향]과 마찬가지로 1부 무림편, 2부 판타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아무래도 [묵향]보다는 한 수 아래이다. 무림편에서 주인공의 활약은 하루 아침에 무공이 증진되어 무협의 재미가 초반부터 상실하였으며 마치 단학의 일부를 배우는 것처럼 내공증진과 무공상승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철학적이고 교조적이다. 보통 무협소설이 정파와 사파의 대결이나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강호 정파와 사파의 연합 대 새외세결의 연합 등으로 상상가능한 모든 세력의 대결이 이루어진다. 1부 총 10권의 무림편은 방대한 대결로 그런대로 재미를 이끌어 가지만 어딘가 허탈만 면이 많다. 정파와 사파 모두를 아우르는 총 대장격인 주인공의 모습이라면 초인적인 수퍼맨이다. 물론 무협의 주인공이 수퍼맨인거야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수퍼맨으로 탈바꿈하지는 않는다. 갖은 고초와 역경 후에 깨달음을 얻고 무공이 증진되고 사건을 풀어가는 그러한 재미가 1부에서는 부족하다.

2부 영계편은 그나마 이끌어왔던 1부의 재미마저 느낄 수 없다. 물론 거대한 세계관이나 영계의 철학 등 나름대로 재미를 엿볼 수도 있을테지만 내가 [황제의 검]을 읽어가는데는 작가의 세계관이나 철학을 엿보기 위함이 아니다. 무협소설에서 재미를 잃어버린다면 아무리 뛰어난 플롯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2부의 초반에서 [황제의 검]을 접었고 다른 작품과는 다른 특이함과 드넓은 세계관과 철학이 두드러진 한 작품을 읽었다는데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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