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클럽 - 싸우지 않고 성공하는 직장 서바이벌 가이드
김정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책 뒤 표지를 보면 "웅진은 여성들을 위한 좋은 책을 만듭니다"라는 코멘트가 있다. 책 뒤를 꼼꼼히 살펴보았다면 분명히 구매하지 않았을 책이다. 반면 책 뒤를 꼼꼼히 읽어 내려간 여성독자라면 주저없이 구매했을 책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정체는 웅진의 비젼과 공유되어 있다라고 해도 좋겠다.

[싸우지 않고 성공하는 직장 서바이벌 가이드]라는 소제목에 관심을 기울려 구매한 나로서는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책이다. 이 책은 "싸우지 않고 살아남는 여성 직장인 서바이벌 가이드"라고 명명하는 것이 더 정확한 소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기자생활을 오래하였고 여성, 육아, 교육 분야에서 일해온 저자의 필력은 인정해야한다. 기자 특유의 맛과 여성 특유의 멋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책의 앞 부분에 독자를 잡아 이끄는 재미와 힘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최소한 1부와 2부에 걸쳐 연결되는 비굴클럽의 정의와 행동지침은 여성, 남성을 떠나서 무릇 모든 직장인들이라면 저자의 주장을 긍정하든 부정하든 재미있게 또는 "맞아!" 라는 탄성을 지으며 읽어가고 공감할 가치가 충분하다. 무릇 "잠시 잠깐 비굴하지 못해 부러지고 꺾이는 사람들에게"라는 프롤로그의 글은 성공한 직장인이나 조용히 지내는 직장인이나 공감해 마지않는 충분한 뭔가가 있다.

3부에서 비굴클럽 비회원들과 잘 지내는 방법 이후에는 이 책이 여성직장인을 위한 처세술로 변질된다. 여성 직장인의 시각으로 직장을 바라보고 풍자하는 글들이 이어지면서, 또한 일부 직장생활의 경험이 모든 직장 생활의 모습으로 확대되면서 "여성 직장인의 성공 처세술"보다는 "여성 직장인의 살아남기"로 글이 변질되어간다. 그렇다고 저자가 여성직장인의 단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함은 아니다. "따라하면 유용한 남자들의 코드"라고 간략하게 소개된 Cool Tip에서는 소위 남자 직장인들이 가슴을 치며 싫어하는 버려야 하는 여성 직장인 코드가 정리되어 있다. 결국 하나 하나의 소제목은 분명히 인정할 만 한데도 이어지는 설명과 상황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한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 글귀로 "신 비굴정신은 발상의 전환이며 낡은 가치관을 부수는 작업이다. 부디 정형화된 캐릭터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자유롭게 비굴을 받아들이자."라는 이 책의 결론으로 귀결되지만 적절하지 못한 상황설정으로 꽤 뛰어난 아이디어를 오히려 반감시켰다는 아쉬움으로 이 책을 접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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