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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5월
평점 :
저자 모리스 르블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우연히 서재에서 발견되어 저자 사후 70년만에 공개되는 작품이다. 유작이라는 관점에서 만나는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뤼팽의 사랑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릴 적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이다. 얼마 전 어린 조카에게도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다. "뤼팽과 홈즈 탐정 중 누가 더 좋은가?"라는 질문에 많은 독자들은 곧바로 "뤼팽이 더 좋다"라고 단언한다. 탐정과 도둑의 대결에서 다들 왜 괴도 뤼팽을 선택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추리소설을 과학적 기법에 근거한다. 궁금증을 논리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많은 장치와 복선을 담아 내고 이를 하나씩 조립하여 최종적인 답을 내 놓는 식이다. 얼마나 정교하게 복선을 숨겨놓았는 지와 빈틈없이 논리적으로 복선과 해법을 설명하는 지에 따라 재미의 정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뤼팽이 등장하는 작품을 그렇지 않다. 많은 복선과 논리적 인과관계보다 탁월한 상상력으로 기대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반전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 홈즈와 뤼팽의 대결에서 독자들은 저자가 만들어 낸 허구의 세상을 홈즈가 등장하는 과학적 세상보다 더 좋아하는 셈이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한한 상상력에 기초하여 뤼팽의 활약을 그려낸다. 더우기 제목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 작품에서는 뤼팽의 마지막 사랑을 만나는 과정과 결과를 풀어내고 있다. 여느 작품에서 보지 못한 뤼팽의 사랑을 훔쳐본다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어린 시절 만났던 각색된 뤼팽 시리즈에 비하면 역사적 배경도 어지럽고 딱딱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나이 탓으로 돌리도록 하자. 어린 시절에 읽었던 뤼팽의 작품과 지금 읽는 뤼팽의 마지막 작품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저자 사후 70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만났다는 것 만으로도 기적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