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식스 1
톰 클랜시 지음, 김홍래. 안연모 옮김 / 노블하우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이 도서를 구하는 것은 수월하지 않은 일이었다. 톰 클래시 작품의 비싼 저작료로 국내 유수의 출판사에서 출판을 포기하여 톰 클랜시의 소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으나 국내에는 번역판이 소개되지 않았다. 일부 매니어들은 원서를 구입해서 읽기도 하였으나 내게 그런 노력은 어쩌면 무리이거나 사치일거다. 톰 클랜시 소설을 [노블하우스]라는 신생 출판사에서 번역하기로 결정하였고 그 작품 중 제일 먼저 [레인보우 식스]가 번역 소개되었다.

신생 출판사라 계약이 되어 있지 않다는 여러 대형 서점의 답변을 뒤로 한 채 강남에서 걷기 시작하여 결국 K문고까지 걷게 만든 소설이 바로 이 [레인보우 식스]다. 그래도 이름있는 서점이라면 (그런 서점만을 방문했거든...) 비록 계약되지 않은 출판사라고 하더라도 톰 클랜시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책을 올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억측일까? 서비스 마인드라고는 조금도 없고 최소한 신문에서 소개되는 [Book Review]도 읽지 않는 서점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은 것은 이 날이 처음일 것이다.

톰 클랜시의 작품은 작품성이나 예술성이 뛰어난 그런 소설은 아니다. 다만 군사전문가인 톰 클랜시가 그간의 경험과 뛰어난 필체로 독자를 사로잡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해박한 군사지식에 감동받기도 하고 전쟁 신이나 전투 신의 화려한 묘사와 현장감에 숨을 죽이게 된다. 톰 클랜시의 소설을 요약하면 [재미있다] 혹은 [잘 짜여진 영화같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실제 톰 클랜시의 소설은 대부분이 영화화되었다. 패트리어트게임이나 붉은10월 등의 영화가 톰 클랜시의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나 빠른 전개와 현장감이 많은 비평가들이 정리한 톰 클랜시 소설의 특징이다. 출판사에서 이 소설을 톰 클랜시 대표작으로 제일 먼저 국내에 소개한 배경에는 그러한 타고난 재미와 함께 아직 영화화되지 않았던 작품이라는 선정기준이 있엇을 것으로 판단한다. 뒤이어 계속 톰 클랜시의 작품들이 번역될 계획을 가지고 있으니 이제 국내에서도 톰 클랜시의 팬들이 많이 양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쟁소설의 대부분이 무기체계나 전략, 군사편제 등에 기초하여 소설이 이루어진다. 세세한 묘사와 전투신이 전쟁소설의 묘미라면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는 그와는 괘를 달리한다. 오히려 영화 [니고시에이터]와 같은 플롯과 현장감, 그리고 미로처럼 얽힌 음모라고 보면 이 소설의 중심이 보일 것이다.

6번 정도의 테러를 진압하는 전투장면 등 화려하고 긴박한 줄거리가 전개되는데 마지막 편의 민간인 악당과의 전투는 맥이 빠진다. 최고의 대테러부대가 비록 악당이지만 훈련되지 않은 민간인과의 전투는 소설의 긴박감을 팍~ 떨어뜨리는 아쉬움이 있다. 저자는 5권으로 더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싫어 억지로 4권에서 무리하여 정리를 한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섬세함보다는 영화같은 전개를 즐기는 저자의 양식을 이해한다면 아쉽지만 특유의 마무리로 이해해 줄 만도 하다.

레인보우 식스는 전쟁소설로도 만점, 그리고 첩보소설로도 만점이다. 한 여름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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