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17 - 부활하는 마교
전동조 지음 / 명상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책 서두에 [작가의 변]이 놓여 있다. 16권을 마치고 서점에 단지 묵향만을 찾을 목적으로 30여번을 방문했을 정도이니 이제 묵향 신간을 아예 포기하고 있을 무렵 묵향(17)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의 변]에서 16권이 너무 형편없다는 독자의 항변이 많아 모든 스토리를 다 잊고 새로운 스토리를 작성하기 위해서 쉬었다는, 그러다보니 원래의 스토리도 다 잊어버려 더 늦어졌다는 용서하기 힘든 변명이 놓여있다. (17)권이 재미만 없었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았을 변명이다.

묵향은 나로 하여금 판타지소설에 발을 담그게 만든 의미있는 소설이다. 마교를 평정하던 1부는 많이 보아온 무협소설과 비슷하지만 재미가 담겨있는 수작이었고 장대한 2부는 마법세계에서 활약하는 묵향(2부에서는 마법세계 이름으로 다크)의 활약상을 보지만 2부는 너무 길어서 뒤로 갈수록 호흡이 느려지고 졸음이 오게 만들었다. 처음 대했던 판타지소설이라 나름대로의 의미부여와 신선한 줄거리에 한 권 한 권이 기다려졌던 2부였다.

3부에서 다시 송나라로 돌아와 1부의 화려함을 재건하게 되지만 지난 (16)권은 저자의 평소의 주장이었던 [재미]를 찾는데는 실패하였다. (17)권에서 화려한 저자의 필력이 다시 되살아난다. 재미와 함께 기대, 흥분, 안스러움이 모두 함께하는 훌륭한 수작이다.

다만 (16)권의 독자반응을 커버하기 위하여 재미를 추구하다보니 서둘러 일본에서 송나라로 훌쩍 떠나버리는 스토리의 비약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가자~ 라고 결정하고서는 아버지 드래곤을 타고 눈 깜작할 사이에 송나라에 도착해 버리니, 그럴거라면 묵향의 귀환이후 머하고 일본에서 스토리를 시작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이런 스토리의 축지법을 죄외하고는 저자의 재미를 중심으로 쓰여지는 필력은 다시 부활하였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모든 잔소리와 투덜거림을 뒤로 한 채 독서에 몰두케 하는 힘이 담겨져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벌써부터 묵향 (18)편이 기다려진다. 2부의 지루함이 3부에서는 다 물러가고 다시 1부의 화려함으로 돌아간 듯 하다는 것이 이 (17)권의 요약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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