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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29 - 신마가의 남자들
검류혼 지음 / 청어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독자를 많이 애태웠던 29권이 출간되었다. 빨라진 저자의 행보에 기대가 많았던 것일까? 27권 이후 대 특집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서비스에 갈수록 기대가 커졌던 것일수도 있겠다. 3월 중 출간하겠다는 출판사의 안내가 두 번이나 연기되어 결국은 5월 초에 책을 받을 수 있었다. 욕심 많은 저자가 마음에 드는 글이 나올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치는 작업을 되풀이했던 29편이라 책을 받아듬에 각별한 정이 함께 한다.
비뢰도 29편은 잔잔한 재미는 오히려 많이 사라졌다. 여러 번 고친 글 덕분에 글의 힘이 넘치고 압축되어 있는 메시지가 많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싸우는 장면이나 스토리의 전개가 29편에서는 지나치게 철저하다. 무협소설이 지나치게 정갈하다면 오히려 재미가 덜하다. 빈틈이 있어 보이는, 뭔가 빠진 듯한, 지나치게 장난스러운 점이 군더더기처럼 함께 엮여야 재미가 더하는 법이다.
비뢰도 29편은 지나치게 잘 다듬어져 있다. 조금 덜 수정했더라면 어쩌면 더 재미있을 지도 모르겠다. 29편이 실패작이라거나 재미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반대로 지나칠만큼 잘 짜여져서 독자의 상상력이 간극을 메꿀 수 있는 페이지가 줄었다는 뜻이다.
29권은 두 번 이상 읽어야 정석이다. 첫 번째 읽을 때는 스토리는 재미있으나 잔 재미가 빠져있어 오히려 밋밋할 수 있다. "비뢰도가 왜 이렇지?" 라고 반문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읽을 때 그 때서야 빈 간극을 다시 찾게 되고 잔 재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마가의 주인공들이 많아 등장한다. 그리고 서서히 전체 윤곽이 상상이 되기 시작한다. 새롭게 등장하면서 새롭게 사라지는 주인공들도 많다. 조연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다. 중반을 넘어서 결론을 향해 가는 29권 놓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