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독살의 기록>이라는 책에서 탈륨의 중독 증세를 구체적으로 잘 묘사한 책이라고 언급되어 있어서 다시 꺼내 보았다. '읽고 돌아서면 까먹는 병' 덕분에 역시나 신선한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한 시골마을의 신부가 죽음을 앞둔 여자의 최후 고백을 들으러 찾아간다. 여자는 신부에게 범죄와 관련된 충격적인 고백을 하고 죽어버리고 신부 역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 남은 것은 신부가 적어놓은 이름들의 리스트. 이 리스트가 도대체 범죄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한 역사학자가 우연한 계기로 이 사건에 말려든다. <창백한 말>에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과 같은 탐정이 등장하지 않고 우연히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역사학자가 사건을 풀어간다. 생각만으로도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말하는 강령술사가 신비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밝혀지는 진실은? 독특한 분위기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