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니아 전기 외전 - 큰 독수리의 맹세, NT Novel
카야타 스나코 지음, 한가영 옮김, 오키 마미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발로와 나시아스의 긴긴 악연이 시작되는 이야기.
표지에 어린 발로와 나시아스를 내세웠기에 혹시나 했는데 딱 맞았다.
<델피니아 전기>에서 둘도 없는 친구이자 뛰어난 무장으로 나오는 두 사람이 아직 어렸을 때,
친선시합에서 만나 우여곡절 끝에 진실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델피니아 전기>를 좋아하는 만큼 정신없이 읽어내렸는데
여기에 그려진 나시아스는 본편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아무래도 본편에는 리와 월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나시아스와 발로가
비록 중요한 조연이긴 하지만 세세한 묘사가 부족했다.
그런데 이 외전에서는 두 사람, 특히 나시아스를 주인공으로 하다보니
그에 대한 설명이 많고 그의 심리를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델피니아 전기>에서도 나시아스는 기사라기보다는 시인이나 악사가 어울릴듯
섬세한 외모이지만 강철 같은 심지를 가지고 있고 지략이 뛰어나며
미래를 위해서라면 현재의 굴육쯤은 가볍게 넘기는 대담한 인물로 묘사된다.
<큰 독수리의 맹세>에서도 기본적인 특징은 같지만 아직 10대의 소년이다보니
좀더 풋풋하고 강단 있게 보인다.
본편에서는 오히려 발로가 더 강하게 느껴지고 나시아스가 다소 끌려가는 듯도 보였는데
여기서는 발로는 오만하지만 아직 수련이 필요한 풋내기이지만
나시아스는 이미 인격적으로나 기사로서나 완성되어 훨씬 강한 인물이다.
솔직히 말해 본편의 나시아스보다 외전의 나시아스가 훨씬 훨씬 더 매력적이다.
본편에서 나시아스를 좋아했던 독자에게는 이 책이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본편에서 능글맞은 독설가이지만 유능하고 고집 센 발로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귀여움이 200%쯤 증가한 아직 어설픈 꼬마 발로에게 홀딱 반할 것이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외전에는 리가 나오지 않는다.
월조차 책의 말미에 잠시 등장한다.
그렇지만 책의 마지막에 월이 한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에
또 다른 외전이 나온다면 혹시 리가 등장하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제발.


맛보기

"이래도 계속 항복하자는 거냐?!"
"무슨 소리야?"
나시아스는 천연덕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이어서 땅에 꽂았던 검을 뽑아들고 눈 깜짝할 사이에 말에 올라타더니 아군을 돌아보며 소리 높여 외쳤다.
"자아, 단숨에 끝내자!"
그리고 나시아스는 투항하겠다고 외친 그 입술에서 침이 채 마르기도 전에 적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발로는 너무나 기가 막혀서 말 위에서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었다.



"사실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잭스 부단장이 아드님보다 훨씬 뛰어난 기사입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지휘관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이러한 것은 제가 굳이 지적할 필요 없이 아드님 본인도 충분히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가?"
"예."
온화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나시아스였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상냥하기만 한 그 미소 밑으로는, 만약 발로가 자기가 잭스보다 더 낫다는 웃기지도 않는 잠꼬대를 지껄인다면 아예 밑바닥부터 근성을 뜯어고쳐주겟다는 흉흉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공작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밤하늘을 보며 발로는 생각했다.
질병이 그 남자를 데려간다면 어쩔 수 없다.
어딘가 먼 곳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것도, 내가 손 쓸 수 있는 일이 아니니 포기하겠다.
하지만 전쟁터에서는-.
같은 전쟁터 위에 있는 한, 내 눈이 닿는 곳에 있는 한 나는 결코 그 남자를 죽게 놔두지 않겠다.
그렇다. 나시아스 잔펠이 노라 발로의 방패가 되어 죽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느 전쟁터에서든 반드시 노라 발로가 나시아스 잔펠의 방패가 될 것이다.
설령 그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그것은 기사로서 최고의 명예로 길이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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