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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진짜 명인의 기예란 존재감을 의식할 수 없을 정도의 영역에 달해야 하는 것으로, 공기처럼 존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왔다. 배우라면 연기 속 인물 그 자체가 되어 배우 개인의 존재를 잊게 해야 한다고 말이다. (중략) 통역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가끔 동시통역을 한 뒤 "지금 통역, 정말 훌륭했어요" 같은 인사치레를 들을 때가 있는데, 이럴 때엔 복잡한 기분이 든다. 칭찬을 받았다고 한들, 눈에 띄고 말았다는 것은 아직 공기가 되기에는 멀었다는 게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