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페더의 A Valentine Wedding을 읽다가 성격에 안 맞아서 때려치고,
(...저는 알아서 자기 무덤을 파는 성격의 여주인공은 질색이에요.;)
두께도 얇으니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야~ 라는 생각에 고른 책인데, 꽤 재미있었답니다.
설정은 흔하다면 참 왕창 흔하지만요.
과거 동네의 말썽꾼이었던 남주인공이 이제 성공하여 돌아오고, 반대로 동네의 귀한 집 따님이던 여주인공은 집안이 망해서, 아끼고 아끼던 집을 팔아야 할 상황에 처하죠.
(제목이 바로 그 집 이름이에요.)
근데 남주인공이 바로 이 집을 사겠다고 나선 겁니다. 여주인공은 내키지 않지만, 가격이 가격인지라 살 사람이 잘 안 나서는 집인 만큼 결국 팔기로 결심하죠.
그리고 여주인공이 집을 비워줄 날이 올 때까지, 여기저기 수리하겠다고 남주인공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겁니다.
남주인공을 점차 사랑하게 된 여주인공이 기일 전에 떠나겠다고 하자, 그는 그녀에게 결혼을 제의합니다.
이 동네에서 뿌리박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녀의 배경이 필요하다... 뭐 그런 이유로요.
남주인공에게는 어린 딸이 있는데, 그애가 따돌림당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거지요.
그리고 둘은 결혼하게 되는데,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이 자신이 아닌 집과 배경을 노리고 결혼했다고 생각하죠.
분명 남주인공의 처음 동기는 그랬지만, 그 역시 점차 여주인공을 사랑하게 되지요.
이 둘의 갈등을 부채질하는 것은, 결혼 첫날밤, 여주인공이 처녀임을 발견한 남주인공이 잠자리를 거부한 겁니다.
그녀의 첫 남자가 되는 책임은 지지 않겠다고.
하지만 결국 모든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한 순간, 폭풍우에 집이 부서지죠...
여주인공은 이제 자신은 그에게 가치가 없게 되었다고 절망하지만, 마침내 서로가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길이가 짧아서인지 가끔 전개가 빠르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여주인공이 청혼을 받아들이는 부분이라던가...)
전반적으로 가볍게,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습니다.
꽤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었구요. :)
결혼하고도 한동안 형식적인 부부로만 지냈던 두 사람이, 마침내 그럴(?;;)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던 어느날.
둘다 오늘밤이 첫날밤이 되리라 예상하고, 여주인공은 꽃단장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남주인공은 열나게 여기저기 전화 걸어서는, 처녀랑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를 문의하느라 시간을 보낸 겁니다.
잔뜩 기대하고 기다리던 여주인공은 기다리다 못해 화가 나서 마침내 방에 들어온 남주인공에게 좀 조용히 다니라고 쏘아붙이자, 남주인공도 겉으론 튼튼(?;)해도 속은 예민한 성격에 확 틀어져서... 결국 그날밤은 무산~
개인적 취향으로는 남주인공이 사실은 옛날부터 여주인공을 사랑하고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뭐 그럭저럭 만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