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권에서 연애질하는 비셔스 대신 Primale의 자리를 맡기로 한 퓨리.
(뭐냐하면... 일족의 씨내리쯤 됩니다; Chosen이라고 하는 신녀(?)들과 잠자리를 해서 다음 세대의 전사들을 만들어내는 거지요)
그 첫 단계로 신녀 코미아가 그와 식을 올립니다. 독점적 관계가 아니라, 신녀들을 대표하는 상징 같은 거지요. 그들과 그의 결혼.
하지만 코미아가 남자를 처음 봤을 뿐만 아니라 성에 대해 큰 두려움을 갖고 있기에,
둘은 깨끗한(?) 관계를 유지하며 몇 달이 흘러갑니다.
그러는 사이, 자신을 억누르며 살아온 퓨리의 유일한 분출구인 마약담배(?)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요,
마침내 헤로인에까지 손을 댔다가 들켜서 더 이상 브라더후드로서 활동하지 못하게 됩니다.
한편, 존을 비롯한 친구 블레이(빨강머리), 퀸(오드아이), 그리고 숙적 래쉬까지 갓 성인 뱀파이어가 된 새내기 부대에게도 엄청난 변화가 닥쳐옵니다.
존을 모욕하는 래쉬에게 퀸이 덤벼들었다가 큰 사고로 번져 집에서 쫓겨나고, 거기에 더한 벌을 받게 될지도...
블레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런 퀸을 도우려 하지만, 퀸은 친구를 제지합니다.
나 니 마음 아는데... 그 마음에 답해줄 수가 없으니까...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그러는 사이, 래쉬는 오메가의 아들로 다시 태어납니다. 래쉬는 25년전 오메가가 뱀파이어 여자에게 갖게 한 아이로, 오메가는 뱀파이어 일족을 멸망시키기 위해 지금껏 아들을 그들 사이에서 자라게 한 것이었지요. 래쉬 본인도 몰랐지만요.
(이건 무슨 <오멘>인가....?;)
(줄거리 대충 생략)
블랙대거 브라더후드 6번째 권, '남겨진 아이' 퓨리의 이야기입니다.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갓난아기 시절 자디스트가 납치당하고 난 후, 부모는 제정신을 잃고 사라진 아들을 찾느라 남은 퓨리는 뒷전이었어요. 아니, 뒷전 이하의 취급이었죠. 퓨리를 보면 사라진 자디스트가 떠올랐기에 부모는 퓨리를 외면하고 방치했으니까요.
아버지는 납치당한 아들을 찾아 헤메고 헤메다 종적을 놓치고는 절망에 빠져 자살을 막는 어린 아들을 후려치고, 어머니는 자리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퓨리는 부모를 잃었죠.
그랬기에 성인이 된 후 퓨리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자디스트를 찾아내 구해냈고요.
지금의 퓨리는, 겉은 너무나도 모범적이고 멀쩡하지만, 속은 무너져내리고 있는 중.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전 원래 퓨리가 취향이 아니에요.
이렇게 자기를 억누르고 또 억누르다가 결국 무너져버리는 사람은 보기 편하지 않다고요...;
이번 권은 퓨리와 코미아의 로맨스라기보다는, 무너져내리던 퓨리가 바닥 치고 일어서기 시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게다가, 젊은 세대 삼총사 쪽 이야기 비중도 상당히 높아요.
이전부터 이 시리즈가 수잔 브럭맨의 트러블슈터 시리즈와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3권쯤부터인가? 책 표지에 수잔 브럭맨의 추천사가 들어가는 거 보고 '아하 역시' 했지요.
유대감 끈끈한 전사들 집단, 그리고 한권 한권이 뚜렷하게 분리된다기보다는 캐릭터들의 만남과 연애가 앞권과 이어지는 스타일 같은 게 말이에요.
...물론 이 시리즈는 트러블슈터 시리즈의 샘&알리사 커플처럼 거대한 떡밥을 내걸진 않았습니다만.;;;
(...아 정말 크고 아름답고 속터지는 떡밥이었죠 ㅠㅠ)
또한, 일전에 나온 공식 가이드북에서는 수잔 브럭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더이다.
브럭맨 같은 선배가 앞길을 닦아줘서, 로맨스 소설에서 게이를 주요 역할로 등장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요.
아무래도 이 젊은 세대들의 활약이 앞으로 두드러질 듯한데, 음... 아직까지는 별로 정이 안 붙어서.; 이번 권에서 비중이 좀 있긴 하지만, 아직 캐릭터 개성이 부족하달까요?
이번 권의 또다른 중요 축은 벨라의 오빠이자 나이트클럽 사장인 레벤지.
다음 권 주인공으로 나올 예정이니 뭐 당연하긴 한데...
작가님하 지금 떡밥을 이딴 식으로 깔아놓고 독자더러 다음 권을 기대하라는 건가요? ㅠㅠ
솔직히 지금 드러난 것만 봐서는 레벤지 얘기는 퓨리 얘기보다도 더 안땡깁니다.
게다가 다음 권부터는 하드커버로 나온다네요. 미운놈이 미운짓만 골라한다니까요. -_-;
앞서도 말했지만, 이번권은 두 주인공의 연애 라인 비중이 적어요.
책 읽은 지 좀 시간이 지난 탓도 있겠지만... 도무지 둘이 뭘 어케 했는지 기억 자체가 나지 않을 지경.
저자가 아예 사인회에서 '난 이 시리즈를 더이상 장르 로맨스로 여기지 않는다, Urban Fantasy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독자들 사이에 이래도 되냐 안될건 뭐냐 난리가 난 마당이니 놀랄 일이 아닐지도.;
뭐 여러모로 이 시리즈의 '1기'를 마무리짓고 '2기'로 들어가는 과도기의 입장에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퓨리&코미아는 절대적 분량이 적은 게 문제가 아니에요. 매력이 부족하당게!
라고 리뷰를 마무리지으려다 보니, 비판만 잔뜩 해놓은 거 같은데, 저 이 책 재미없게 읽지는 않았어요. 불만스러웠을 뿐이지.;;;